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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호 Jan 28. 2021

온라인 도서 유통 전쟁

출판의 새로운 도전

2021년 신축년(辛丑年)을 맞이했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변화를 초래했으며 지금은 혼란과 충격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 조금씩 적응해 나가고 있다. 특히 타인과의 접촉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되면서 비대면(Untact) 소비문화가 확산되고 있으며, 재택근무나 원격교육의 일상화로 홈코노미(Home Economy)가 성장하고 있다. 홈코노미란 집(Home)과 경제(Economy)를 조합한 용어로 집안에서 다양한 경제활동(휴식, 문화, 레저 등)이 이뤄지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건강, 안전, 환경, 행복, 가족 등과 같은 본질적인 가치를 더욱 중시하며 타인이 아닌 자신을 위한 소비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비대면 생활 방식이 일상화 되면서 전자상거래(E-commerce) 업체들은 모바일 환경과 배송 혁신을 강화하며 더욱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통계청과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전자상거래 매출 규모는 160조 6,000억 원이며 2021년에는 188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중국, 미국, 영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규모이다.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데 최근에는 도서 상품을 공격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독서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그로인해 온라인 도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주요 전자상거래 사업자의 도서 상품 추진 현황>


SSG닷컴은 지난 2020년 5월 교보문고와 연계를 통해 인기도서 200종을 선정해 새벽배송과 쓱배송 상품 목록에 도서를 추가했다. 그 결과 10월까지 SSG닷컴의 도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그 이후 학습서, 유아 도서, 일반도서 등 50만종의 도서를 입점 시키며 도서 카테고리를 대폭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도매업체 북센과 제휴를 맺고 2020년 11월부터 일반도서 2만종을 비롯해 유아도서 및 참고서 위주의 도서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G마켓과 옥션을 통해 무료 익일 배송 하며 지속적으로 도서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16년 6월 예스24와 제휴를 맺은 쿠팡의 도서 매출은 2019년에 1,019억 원을 달성했고, 2020년은 약 2,500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로부터 상당한 투자를 받은 쿠팡은 물류센터의 확충뿐만 아니라 물류의 AI화를 위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으며, 출판사와 직거래 계약도 공격적으로 추진 중에 있다. 2020년 12월에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출시하며 고객 확보를 위해 부가 서비스를 계속 확장해 나가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 2020년 7~9월 동안의 상품 판매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도서 거래액이 2019년 동 기간보다 49%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고도서 판매는 4.4배(343%) 늘었다. 이는 서점이나 도서관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을 통한 도서 구매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오프라인 서점 이용에도 많은 제약들이 가해지면서 고객의 구매 채널은 자연스럽게 온라인 서점으로 향하고 있다. 대형 서점들의 채널별 도서 매출 현황에서 나타나듯이 온라인 매출이 오프라인 매출을 넘어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1월에 영풍문고 대구 대백점이 문을 닫았고, 예스24의 오프라인 1호 강남점도 임대계약 만료에 따라 폐점했다. 앞으로도 대형, 중소형, 독립 오프라인 서점들은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멤버십과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며 직접 판매(D2C)를 해 오던 출판사들도 도서 판매가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판로 개척이 필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자상거래는 서점이나 출판사에게 새로운 도서 판매 채널로 활용되고 있다. 전자상거래 사업자들의 배송 시스템을 통해 물류나 배송에 대한 고민을 해결함과 동시에 새로운 구매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과 친숙한 고객들은 도서도 하나의 쇼핑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높다. 특히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배송도 빠르고 무료 배송과 반품까지도 가능하다. 또한 아동서 전집 등 세트 도서는 재정가를 설정할 수 있으며 도서 정가제 대상이 아닌 일부 도서들에 대해 서점보다 공격적인 할인을 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생활용품을 구매하는 부모들이 학습 도서까지 함께 구매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여러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도서 구매 결과에서 나타나고 있다. 쿠팡은 도서 주문량 중 62%가 어린이, 유아·초등 참고서, 수험서라고 하며, 위메프도 유아 분야의 도서가 가장 인기가 많았고 어린이, 학습·참고서 등이 뒤를 이었다.


출판 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비교적 변화가 없는 편이다. 전체 출판 시장에서 종이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약 95%로 산업의 전반적인 구조가 종이책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기반과 디지털 상품 중심으로 산업이 발전해 나가고 있으며, 독자들의 소비 방식이나 독서 형태로 변화되고 있다. 이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대해 고민해 나가야 한다. 이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서점과 온라인 서점의 통합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기술(Tech)과 고객 데이터(Data)를 활용해 채널 간 연결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이 속에서 고객에게 참여기회와 재미를 제공하면서 신뢰를 얻어야 한다. 이는 곧 개인화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제 공간의 의미와 목적은 완전히 새롭게 해석되어질 것이다. 온라인 채널이 더욱 중요해지고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이 강화되면서 생산과 판매가 분리되지 않고 파괴적인 유통이 시작될 것이다. 그렇기에 더 다양한 판매 채널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온라인 채널이 활성화되면서 상품을 최종 목적지까지 배송해야 하는 라스트마일 배송(Last Mile Delivery)은 더욱 중요해졌다. 하지만 배송은 사람이 직접 배달해야 되기 때문에 인건비에 대한 이슈가 가장 큰 문제이다. 따라서 라스트마일 배송의 빠른 속도와 효율성을 위해서는 첨단 기술(무인자율배송차량, 드론 등)을 도입해야 한다. 이미 구글 윙(Google Wing), 아마존 프라임 에어(Amazon Prime Air), 우버 이츠(Uber Eats)와 같이 글로벌 기업들은 배송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아마존은 2020년 8월 31일 미국 연방항공국(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으로부터 드론 배송을 허가 받았으며, 월마트 역시 아마존과 경쟁하기 위해 2020년 9월 9일 스타트업 플라이트렉스(Flytrex)와 손잡고 드론 배송 시범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제 도서 배송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본 글은 <출판저널> 2021년 1+2월호 (통권 521호)에 게재했던 글임을 밝혀드립니다.


글 이은호 교보문고,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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