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amtip May 04. 2024

병원에 있으니 다른 이의 손과 맞닿는 일이 많아졌다. 처음 온 환자들에게 펜과 종이를 건네면서 시작되는 손과 손과의 만남. 주사를 맞고 나오는 분을 부축하느라 또 한 번 손을 잡는다.


환자들끼리도 그렇다. 우연히 치료를 받으러 왔는데 저 쪽에 동네친구가 앉아있으면 길동아 길순아 하고 반갑게 부르며 처음 만난 듯 대기실 가운데에서 만난다. 그리곤 손바닥을 맞댄다.


어떤 때내 손이 당신의 손이 된다. 차마 당신들의 이름을 쓸 수없을 정도로 아프기도 하고, 사고로 신경이 다처 의지와 상관없이 손이 떨린다. 당신의 손으로 이름을 직접 적고 싶지만 사실은 이름을 쓸 줄 모른다.


모두가 떠난 뒤.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바라본다.

우리는 오늘 손이라도 스친 인연이니까.


사진출처: lovepic










매거진의 이전글 뭐라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