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많은 일이 있던 2022년을 정리합니다
2022년, 새해와 시작한 영화 스터디에서 35편의 영화를 보고 스터디원들과 함께 쓴 감상문이 170개가 되었다. 아쉽게도 11월부터는 서로 바빠져서 지금은 잠시 멈추었지만 그래도 그전까지는 모두 열심히 참석해서 감상문을 쓰고, 쓴 감상문에 코멘트를 달아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세한 스터디 방법이나 내용은 이전 글 [영화 스터디를 하는 이유]에 적었으니 넘기고 이제 회고를 해볼 시간이 왔다.
순수 영화 시간만 해도 24시간이 넘는 플레이타임, 그리고 혼자선 절대 안 보았을 영화들을 보았다. 도대체 왜 이런 영화를 봐? 하고 보는 게 괴로울 때도 있었는데 스터디원은 그런 게 좋았다고 해서 신기했다. 어디서 매력을 느꼈고 지루함을 느꼈는지 이야기하며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내 취향이 아닐 거라고 포스터나 입소문만 듣고 지나친 영화가 생각 이상으로 명작인 적도 있다. 물론 아직도 이해 못 하는 영화도 있고... 더불어 스터디를 하면서 새로운 사람들도 사귀게 되었다.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과 친해졌다. 사회인이 되면서 친구를 사귀는 게 어렵다고 하는데, 올해는 이런 식으로 많은 친굴 만들었다.
아쉬운 점은 연말이 다가오면서 서로 바빠지고, 마지막까지는 함께 영화를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래도 도중에는 다 같이 모여서 오프라인으로 영화를 보고 같이 수다를 떨기도 했다. 내년에는 일을 정리하고 다시 스터디를 하자고 하는 이야기도 하니까 서로 즐겁고 유익했던 스터디로 기억되는 게 아닐까 싶다.
▶︎ 한 줄 회고 : 혼자라면 알지 못했을 세계와 분야를 알게 해 주고 친구를 만들어준 유익했던 스터디
올해는 영화관에선 영화를 많이 보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보긴 봤다. 물론 여기에서
한 영화를 여러 번 보기도 했다. 혹은 친구 영화를 대신해서 예매해주기도 했으니 대략 20여 편이라고 잡아본다. 주로 평일에는 운동 혹은 스터디로 영화를 못 보게 되었는데, 이 정도면 많이 보았다. 근데 올해 본 영화가 무엇인지 기억도 잘 안 난다. 스터디와 다르게 감상문을 안 써서 그런가 보다.
▶︎ 한 줄 회고 : 감상문을 안 쓰니까 쉽게 잊힌다
예전부터 친구들과 방탈출을 자주 했고 어쩌다 보니 모임통장을 만들어서 월마다 적금식으로 모으게 됐다. 그리고 한 번 할 때 적어도 2개의 방탈출을 연달아한다. 이 정도면 취미라고 말할 수 있지 않나? 싶어졌다. 그래서 미루고 있다가 한 번 시간을 내서 그동안 해 본 방탈출을 정리해보았다. 이전부터, 올 해까지 총 71개의 방탈출을 했다. 프리미엄 테마라고 이름 붙은 방탈출 위주로 해서 그런지, 유명하다는 방탈출 테마는 거의 가보았지만 71개 정도밖에 안 됐다. 진짜 좋아한다는 분들은 100개, 200개가 넘는 경우도 있고 같이 가는 친구들이 워낙 잘해서 나는 장치 구경, 테마 구경을 하기 위해 꼽사리 끼는 거지만 그래도 이런 것도 꾸준한 취미고 정리하다 보니 나름 뿌듯했다.
방탈출은 새로운 세계와 그 이야기에 일부가 되어 진행된다는 점이 너무 재밌고 즐겁다.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해서 내가 일부가 되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게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는 금액을 지불하고도 계속 가게 되는 이유다. 올해 다녀왔던 방탈출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방탈출 2개는 내가 새벽 시간에 (외국)마을에 잠입한 수사관이 되어 사건을 추적하면서 진행한 방탈출과, 진행 중에 내 실수로 수갑을 차고 연행되었던 방탈출이었다
▶︎ 한 줄 회고 : 금전 감각을 망가지게 한 취미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즐겁고 하고 싶은 방탈출이 많다
이직을 하기 전, 풀 재택일 땐 주에 4회~5회. 이직을 하고 나선 출퇴근과 직무 스터디 등으로 주 3회는 가려고 노력하고 있고 지금까진 지켜지고 있다. 게다가 주변인들과 워치를 통해 계속 겨루기를 하면서 운동을 꾸준히, 이기기 위해 계속 귀찮고 번거로운 날도 운동을 했다.
운동의 꾸준함과 별개로, 올해는 새로운 신기록도 세웠다. 등산을 시작하면서 최장거리 하이킹 배지도 갱신하고, 움직이기 신기록도 생일에 맞춰서 갱신했다.
물론...! 아쉬운 것도 있다. 원래 올해 목표는 3대 200 달성이었는데, 오히려 손바닥의 굳은살이 조금 사라질 정도로 이직을 하면서 운동에 대한 애정과 빈도, 중량을 낮추게 되었다... :(... 그래서 슬펐다. 원래는 컨디션 좋으면 데드 리프트로 80은 거뜬히 들었는데, 이제는 60~70를 마음을 먹어야 한다. 작년에는 그래도 3대 170은 되었는데, 지금은... 슬프다... 특히 손바닥에 굳은살이 사라지고 말랑해지는 걸 느낄 때면, 내가 어떻게 굳은 살을 만들었는데! 하면서 억울하기도 했다. 구구절절 아쉬움을 말하자면, 근본적으로 무게를 많이 올리지 못하는 체격과 성별도 아쉽지만(ㅋㅋ tmi로, 주변에 남자들 무게 올리는 속도랑 중량이 질투 난다고 했더니 그런 건 질투하는 게 아니란 소리도 들었다) 건강과 체력을 위해서 운동하는 걸 생각하면 그래도 목표는 지킨 게 아닐까?
▶︎ 한 줄 회고 : 꾸준히 했다! 욕심부리지 말고 앞으로도 꾸준히만 하자!
2021년, 4기로 참여했던 DND에서 5기부터는 운영진으로 4기를 진행하면서 운영진분들의 많은 가이드와 도움을 받은 걸, 다른 분들께 돌려주고 싶어 함께 하고 있다. 벌써 8기 모집을 하고 있고 5기부터 7기까지, 많은 디자이너와 개발자분이 DND와 함께 했다. 활동 후에 취업을 했다는 소식을 듣거나, 포트폴리오나 과제에 대한 연락을 받을 때도 있었다.
그 외에도, 브런치 글이나 링크드인을 통해서 다양한 커피챗이나 외부 연락을 받기도 했다. 같은 PM 직군이 아니라 다양한 분들을 만났다. 굳이 채용이나 그런 부분이 아니라 단순히 내 활동이나 커리어가 궁금해서 만났던 때도 있고, 내가 쓴 글 중에 궁금한 게 생겨서 만난 분도 있다. 그래서 생각지도 못한 명함을 받기도 했다. 신기했고 즐거웠다.
▶︎ 한 줄 회고 : 역시 일단 뭐라도 하면, 뭐라도 된다. 뭐라도 생긴다
작년에 올렸던 브런치 글[Good Bye 2021]의 7개의 목표 중, 4개를 성공했다. 월 1권 책 읽기는 안 읽었던 기간이 있어서 실패라고 생각하고, 자격증은 초반에 목표만 잡고 어느새 잊어버렸다. 영어 책 한 권도 마찬가지. 변명을 해보자면 올해, 참 많은 일이 있어서 잊었고 놓쳤다. 그래도 책은 이직하고 난 뒤에 부지런히 읽으려고 하고 있으니까 반쯤은 성공했다고 구질하게 구시렁거려본다. 다이어리 및 to do list는 다이어리를 쓰고, 회사에는 위클리 캘린더로 1주일의 계획을 세우고, 매일 to do list를 갱신하거나 메모하면서 지내고 있으니까 쿨하게 성공으로 보자!
▶︎ 한 줄 회고 : 나름 성공하긴 했다! 원래 연간 목표는 반만 해도 성공이다!
1월부터 3월까지는 압구정에 출장(파견)을 나갔다. 그러면서 이전 회사 팀장님과 꽤 즐겁게 출장 겸 압구정 구경을 하면서 일을 했다. 타 업계의 1위라는 곳은 어떻게 일하는지 간접 체험하면서 회사는 다 비슷하구나...라는 감상도 했다. 실제로 파견 업체에서 나름의 스카웃 제의도 들리긴했다.
3월부터 7월까지는 다시 재택을 하면서 서비스 기획 및 디자인, 운영을 진행했다. 압구정 출장으로 출퇴근이 힘들었다가 다시 재택으로 돌아오니까 행복하면서 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다. 이때는 주 4회 이상 운동을 나가고, 평일 애플 워치 평균 운동이 2시간, 700칼로리 정도였다. 운동과 다르게 회사 일은 생각보다 진전이 없었고 그래서 이직 결심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다.
사적으로는 초등학교 동창들이 모였다. 전교생이 100명도 안되고 한 학년당 한 반밖에 없던 작은 초등학교였다. 모일 수 있는 인원도 적었는데, 대부분 연락이 되어서 같이 밥을 먹었다. 동창회 아닌 동창회를 했다.
7월부터 10월까지는 이직한 회사의 수습기간이라서 더 정신도 없고 긴장되는 기간이었다. 잘해야 한다는 셀프 압박도 있었고, 풀 재택에서 출퇴근으로 바뀌니까 생활패턴과 루틴을 갈아엎게 되었다. 재택으로 매일 새벽 2-3시까지 안 자도 괜찮았던 일상이, 이제는 6시 20분이면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해야 한다니... 그래도 나름 잘 적응하고 있고 오히려 출근하면서 더 잘 챙겨 먹게 되는 게 있었다.
11월부터 아직 남은 12월은 본격적인 일의 시작이면서 업무와 업무 외에 것도 새로운 걸 많이 배웠다. 업무 외로 배운 것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볼링. 볼링 자체를 해본 적이 없었는데, 팀원들과 함께 볼링장에 가서 팀원들에게 거의 n:1로 강습 아닌 강습을 받기도 했다. 덕분에 초심자의 행운까지 더해 스트라이크도 해봤다. 수습기간이 끝난 것과 별개로 적응하면서 이런저런 일이 계속 새로 생겼다. 처음엔 힘든 줄 몰랐다. 근데 알고 보니 힘든 게 맞았더라~는 웃기고 어이없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혼란하면 염/탈색을 하는 습관 아닌 습관이 있는데, 유독 머리 색이 많이 바뀐 기간이기도 했다. 그래도 지금 이 글을 쓰는 12월 11일은 많이 정리가 되었고, 조용하고 어느 정도 정리된 연말을 맞이하고 있다.
한 해, 많은 일이 있었고 업무 방식도 많이 바뀌었다. 그런 흐름을 지낼 수 있었던 건 운동을 꾸준히 해 체력을 올려둔 게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꾸준히 운동을 하려는 것 때문에 갓생을 산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는데 사실 하루 패턴은 출근/퇴근 - 운동 - 집에서 빈둥거리기의 패턴이라 갓생이라고 말하기엔 부족한 루틴이라고 생각한다.
바쁜 2022년이었지만 바쁘다고 아예 글을 놓진 않았고, 다른 사람 만나는 걸 피하지 않았다. 나름 부지런히 글을 썼고, 다양한 컨택으로 많은 커피챗이나 DND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회사에선 같이 일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궁금하거나 알고 싶은 분야의 직원이 있다면 먼저 밥을 같이 먹자고 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려고 노력했다. 전반적으로 힘든 적도 많(았)다. 대놓고 냉소적으로 사람을 대하고, 짜증을 부리고 싶을 때도 많았다. 굳이 먼저 상대방에게 감사하다고 하지 않고, 긍정적인 말이나 괜찮다는 말을 해주기가 귀찮을 때도 있었다. 빈말로 긍정의 말을 하는 자체가 피곤할 때나, 사소한 걸 잊지 않고 챙겨주려고 하는 게 부질없다고 느낄 때도 있었다. 그래도 상냥하고, 언제나 긍정적인 사람이 더 강하고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항상 노력했다. 물론 상대방은 그렇게 느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쉬운 헤어짐으로는, 대학교 시절부터 나와 함께 했던 맥북이 약 7년 동안 버텨주다 운명을 다 했다. 몇 년 전부터는 아이맥을 사서 주로 쓰고 있던 터라, 메인 작업에서 쉬게 해 주고 간혹 영상을 보거나 서핑하는 정도만 썼다. 그러다 오랜만에 다시 켜보니까 배터리가 1%에서 충전이 되지 않았다. 오랜만에 생각나서 켜서 잠시 맥북에 있던 파일을 둘러보다 종료를 했고 잊은 게 생각나 다시 켰을 땐... 가셨다. 켰을 때, 1%에서 충전이 되지 않아서 이제 정말 보내줄 때가 되었구나 싶었는데 정말 안 켜지는 걸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참 많은 과제와 취업 준비를 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낸 아이 었는데 정말 보내주게 되었다. 시원섭섭했다.
- 시간이 흐른다고 미래가 되지 않는다. 책을 읽다가 인상 깊었던 문장이었다. 물론 항상 무언가를 하고, 유익하게 살아야한다는 생각은 아닌데, 단순히 노력하지 않고 원하는 미래가 알아서 오길 기다리는 것도 이상하다. 열심히 준비해서 기회가 올 때마다 잡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1. 영화 감상문을 꾸준히 : 생각해보니 스터디가 아니라 그냥 영화관에서 본 영화는 별도로 감상문을 쓰지 않았다. 이제는 스터디가 아니더라도 본 영화라면 감상문을 쓰는 습관을 들이는 걸 목표로 잡아야겠다.
2. 홈페이지 만들어보기 : 개발에 대한 욕심 혹은 흥미는 여전한데, 무엇을 먼저 어떻게 할지 몰라서 자격증 따기 등 재미없어 보이고 시작하기에 지루해 보이는 걸 목표로 잡아서 실패한 게 아닐까? 하는 마음에 특정 홈페이지를 하나 만들어보는 걸로 목표를 잡았다. 어릴 적 나모 웹 에디터로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었던 것처럼 재밌어서 더 찾아보면서 배우는 게 곧 공부 아닐까?
3. 책 24권 읽기 : 월 1권씩 읽기를 실패하면서 느꼈다. 책을 읽는 시즌이 있다. 여러 권 읽을 수 있을 때가 있고, 바쁠 땐 한 권도 안 읽게 된다. 그럴 바엔 그냥 1년에 최소 24권이라는 목표를 잡고 시간이 될 때 읽어놓는 게 더 구체적이고 지킬 수 있겠다.
4. 운동은 꾸준히 : 올해 운동 기록도 21년 기록을 경신한 기록이었다. 해마다 운동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주 3회는 운동을 하는 습관을 지키고 싶다. 가능하다면 새로운 운동을 배워보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 날이 좋으면 등산은 또 꾸준히 하고.
5. 해외여행 : 코로나가 터지기 이전에 운 좋게 홍콩-마카오 여행이 마지막이었다. 원래 해마다 해외여행을 한 번씩은 가자고 했었고, 코로나 이전에는 잘 지켜지고 있었다. 코로나 이후로는 국내 여행만 갔는데, 내년에는 다시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
6. 나를 사랑하고, 남도 사랑하고 : 태도에 대한 목표로 구체적이진 목표가 있는 건 아니지만, 여전히 감사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게 다정한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전에 스스로도 잘 돌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