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ntmere400_0611_004
지난 추석에 촬영한 흑백필름을 현상했는데 잠깐 잊고 있던 익산 미륵사지 석탑이 담겨있었다.
백제의 문화유산은 신라의 것보다 화려하진 않지만, 그 자태가 환하고 맵시 있다. 국립부여박물관에서 산수무늬벽돌을 봤을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자기가 곰인 줄 아는 여우랄까. 그저 또, 자주 보고 싶다.
흑백 필름 사진은 그레인이 생겨도 한지에 그린 점묘화 같은 느낌이 들어 아름답다. 점 하나하나가 빛과 시간을 머금고 모여 완성되는 그림. 미륵사지도, 필름 사진도 많은 것이 선명하지 않고 소실되었기에 오히려 더 상상할 수 있다.
불명확한 정보가 지닌 매력이라니. 이렇게 시대를 거스르는 문장이라니. 이런 나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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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sselblad, Planar CB 80mm F2.8 T*
KENTMERE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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