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애정하는 종묘가 요즘 계속 뉴스에 오르내린다.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몰래 쥐새끼처럼 기어 들어와
단독주택 마당 돌아다니듯 들쑤시고 나갔다고 하질 않나.
종묘의 눈을 가리진 않으니까,
세계문화유산이고 나발이고 모르겠고
어디에나 세운들 상관없는 고층 건물을 또 세워
일단 부동산으로 당장 돈을 좀 만지고 싶다고
뛰어나와 다급한 목소리로 고해성사를 한다.
언제나 뒤늦게 관련 기관과 장관은 현장을 점검하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켜내겠다고 다짐하지만,
우린 이미 김포 장릉에서 누가 이기고 웃었는지
본편에 가까운 예고편을 봐버렸기에
그 다짐, 그다지 기대되지 않아 슬프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평소의 한국답다.
—
#종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