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텨내질 않습니까.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뒤처져 있는 한심하고 무능하고 초라한 제 자신을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말이오. 사람에게 그보다 더 큰 재능이 필요합니까?
「성균관스캔들」이라는 드라마에 나왔던 대사인데, 유독 기억에 남았다. (아니, 이 드라마가 나온 지 어느새 13년이나 지났다니.) 로스쿨에 다니면서 마음이 힘들 때 한 번씩 되새김질해보던 말이었다.
성장하고 싶은 마음은 가득한데, 성장을 위한 행동은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다. 더 멋지게, 더 제대로 시작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첫발을 내딛는 것이 늘 힘들다. 하지만 항상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또 해야 하는 것은 한심하고 무능하고 초라해 보이는 모습을 우선 받아들이고, 서투르게나마 한 발씩 떼는 것뿐이다. 어제의 나에서 한 걸음씩만이라도 걸어가 보는 게 어느새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어낼 거라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