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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보자! 아시아]5_네팔(히말라야 트레킹)

네팔 여행동기 및 여행준비, 간략 후기

2023년도 하반기를 지나 현재, 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름을 한창 앓은 이후 '위드 코로나' 시대를 넘겨왔다. 다시, 전 세계의 하늘길이 열리면서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의 실현 또한 '19년 팬데믹 창궐 이후 거의 3년 정도가 지난 후에 가능해지고 있다. 또한 곧 우기가 끝나고 10월부터 5월까지, 네팔 트레킹에 좋을 더없을 성수기가 다가오고 있다!


여행이라는 것은 생각하기만 해도 삶에 에너지를 준다. 꼭 어디 멀리가 아닌, 근교로 조금 떠나봐도 설렘과 행복의 이중주 이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여행에서 재충전 후 일상으로 돌아오면 다시 살아가는데 커다란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도 있다.


국내 및 세계적으로 백신 보급 및 접종률도 올라가고 있으니 올해 말쯤부턴 하늘길도 더 열릴 것이라 예상하며 그렇게 포스트 코로나 이후의 다음 여행도 그려본다. 이에, 지난 아버지와의 히말라야 트레킹을 포함한 네팔, 방콕 여행의 행복한 기억을 다시 글로 자세히 풀어내 보고자 한다.




2019년 새해에, 나도 보통의 사람처럼 한 해의 계획을 세워 글로 적어놨었다.



윗글에서 아마 1번은 업무 관련 내용이었을 거다. 세일즈로 업무를 하던 나는 그해 초반부터 실적이 괜찮게 나와 목표를 달성한 이후, 상반기가 지날 때쯤 번아웃이 크게 왔었다. 마음도 체력도 너무나 지쳐서 쉬어야 하는 시기가 왔던 것이다. 그래서 과감히 결단을 하고, 조직장께 양해의 말씀을 구한 후 제주도로 내려가 한 달을 보냈다. 효과는 대만족이었다. 공기, 바다, 산의 삼면이 맑은 제주에서 심신을 달래는 한편, 장서가 많은 도서관 주변으로 숙소를 잡고 도서관으로 매일 출퇴근하면서 내 미래에 대해 뭘 하고 먹고살지에 대한 고민을 심도 있게 하였다. 거기서 내가 내린 결론은, 지금까지의 전문 경력을 살려 관리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 세일즈 업무를 시작한 처음에는 미약했을지라도, 이젠 전문성이 많이 쌓여 그래도 창대하게 성장해 일궈냈다고 생각했다. 그때까지 버텨낸 내가 대견스러웠고, 날 믿고 찾아주신 고객 수백여 분들께 쉬는 동안에도 하루하루 더욱 감사하게 느끼면서 연락하는 등 안부도 교환하곤 했었다.

한편, 여행 초반에 제주시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숙소를 잡고 쉬기 시작할 때 한 좋은 동생인 성문일 만났는데 대화가 잘 통했다. 남미 등 독특한 곳들을 여행한 경험이 있고, 사람을 좋아하고 다양한 경험을 즐기며 특히 트래킹을 좋아하는 공통점도 있어 그 짧은 며칠 사이에 친해졌다. 성문이가 그 게하에 있던 총 7일 정도에, 처음 본 우린 4일 이상을 자전거도 타고 카페도 가고 밤엔 술 한잔도 기울였으며 한라산도 다녀왔다. 그런데 뜻밖에 위 2019년의 '아버지와 히말라야 트래킹'을 실제로 계획하게 된 건, 바로 성문이와 한라산을 다녀와서였다. 이렇듯 제주도로의 여행은 한라산으로 가는 여행으로 이어졌으며, 이건 또 히말라야로 아버지와 함께 가는 여행으로 이어지게 된다.

한라산 관음사코스로 올라가는 길에 맞이한 맑은 풍경 / 백록담 정상 전경

'고작 하루 8시간 정도의 한라산인데...'

여길 트레킹 할 때 참 많은 걸 느꼈다. 몇 년 전, 세계 3대 트레킹 명소라는 남미 안데스 산맥 파타고니아의 <토레스 델 파이네>에서 패기 넘치게 산속에서 혼자 캠핑으로 3~4박을 하면서 W 트레킹을 마쳤을 때의 내가 이젠 아니라는 걸. 두 산의 높이, 환경 등 고려할 요소가 각기 다르지만 그래도 토레스 델 파이네를 트레킹 할 땐 최소 30L는 넘었을 배낭을 짊어지고 가도 갈만했는데, 한라산에 오를 땐 다소 어려운 관음사 코스라지만 10L도 안 되는 배낭을 메고 가도 좀 힘들게 느껴졌다. 그때 불현듯 생각이 들었던 건,

'몇 년이 지난 내가 이런데, 아버지는 매년 더 체력이 달리시겠지?!'라는 생각...


남미 안데스 산맥 파타고니아, 아르헨티나 El Chalten(엘 찰텐)에서. 살면서 가장 힘든  트레킹이었으나 그만한 인생 샷을 남겨낸 추억
<토레스 델 파이네 개념도> 김영미 여행가님 /아마 Las Torres(라스 토레스) 전망대, 트레킹 3일째에 도달한 뒤에 토레스 삼봉이 보이는 정상에서

그때까지도, 세계 6 대륙을 여행한 난 이제 어디로 갈지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 이제 '누구와 함께 가서 시간을 보내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중, 시간이 지나기 전에 가족과 더 여행해야 한다고 마음을 먹었던 때였다. 그래서 이때 이미 난, 마음속으로 부자 히말라야 트레킹 계획을 확정 지어 버렸다.


아버지와의 3박 이상의 긴 여행을 계획한 건 참 오랜만이었다. 아니, 3박 이상을 아버지와 여행한 적이 있었나? 기억도 나지 않았다. 오래전 대입 전후로 북한산, 수락산 등으로 종종 아버지를 따라다녔지만 그 이후론 언제부턴가 이렇게 둘이 여행을 간 적은 없었다. 또 살면서 아버지와 함께 여행을 다닐 시간이 이젠 얼마나 있을까? 무슨 일이 언제 어떻게 생길지 모르는 게 인생이다. 그러니 하고 싶은 것은 하고, 가고 싶은 곳은 가능한 지금 가는 게 좋다. 지금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보면 이 말은 그저 진리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그렇게, 기회가 되는대로 아버지와 어머니를 더 모시고 이곳저곳 다녀야 한다고 결심했었다.

맛집인 청주 성문이네 가게에서 극진히 대접을 받다

그렇게 제주에서 한 달, 또 부산으로 내려가 10일 정도 더 보내며 완전히 심신을 회복한 후 이제 서울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 참 서울행 도중에, 청주로 먼저 올라갔던 성문이가 식당에 초대해주어 그의 부모님께 인사도 드렸다. 인심 좋으신 두 분은, 아들이 힘든 시기에 제주로 내려가 시간을 보낼 때 함께해줘서 고맙다고 하시며 이렇게 극진하게 식사를 대접해주셨는데 오히려 나 또한 이 글을 통해 다시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내 얼굴만 봐도 든든하다는 그분들의 말씀이 잊히지 않는다.

이렇게, 여행에서 잘 맞는 사람을 만나면 그 인연이 참 귀하고 오래갈 수도 있게 된다.


8월 초, 난 서울 직장으로 복귀하여 다시 순탄하게 일을 이어갔다. 그러다 중순쯤에 아버지께 히말라야에 갈 생각이 있으신지 다시 여쭤보니 때마침 요새도 운동으로 트레킹을 대비하고 있다고 하셨다. 아버진 계속 성실히 하는 중이셨는데, 나랑 통화하시면서 개천절과 한글날이 낀 10월 초 징검다리 연휴가 좋겠다고 바로 일정을 확정해버리셨다. 내후년엔 8일 안팎의 휴가를 내기가 어려우실 거 같다고 하시며...


참, 그런데 왜 네팔 히말라야로 정했을까? 세계의 수많은 여행지 중, 길어야 여행 일정이 최대 10일 정도인 곳에서 트레킹 및 캠핑으로 좋고 유명한 곳으론 단연 히말라야, 네팔이 떠올랐다. 네팔은 트레킹도 좋지만 카트만두 등에서 관광도 할 수 있고 포카라에서 시간이 더 되면 패러글라이딩의 액티비티도 즐길 수 있을 거란 기대도 있었다. 또 뭣보다, 히말라야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맥 중 하나로 알려진 강렬하고 묵직한 힘이 있기에 아버지께 평생 훈장같이 달아드리고도 싶었다. 좀 알아보니 돈도 그리 많이 들지 않을 것 같았다. 몇 백만 원 쓰는 것보다 중요한 건, 아버지의 꿈을 더 늦기 전에 실행해드리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히말라야 트레킹, 네팔을 여행지로 확정했다.


산을 좋아하시고, 잘 타시는 아버지 덕분에 나도 전 세계 산을 잘 타고 다닐 수 있었다. 아버지에겐 세계의 명산을 가보시는 것은 당신의 오랜 꿈이셨다. 성실하게 가정을 책임지고 이끌어오시면서 미뤄두셨던 그 꿈을, 이제 내가 실현시켜 드리고 싶었다.


결심이 섰을 때의 내 실행력은, 어머니와 아버지 두 분에게 다 닮은 거 같다. 내가 한라산을 오르며 들었던 생각과 아버지의 확고한 결심에 더해 결국, 8월 말에 네팔행 티켓을 발권해버렸다. 그렇게 난 네팔 여행의 세부 계획을 하나씩 구체화해가기 시작했다.


이후 다녀온 히말라야 핵심후기 에필로그

네팔 히말라야트레킹 ABC 정상(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 4130M)

ABC(4,130m) 정상 일출샷_1
ABC정상 일출샷

네팔 히말라야의 신들께 감사하게도, 모든 순간의 날씨 운도 기가 막혔다. 심지어 트레킹 하며 더울 때는 단비까지 적절히...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다.

ABC 정상에서 반갑게 만난 분들과 협심해서 찍어낸, 귀한 별 사진

아시아 여행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 여행. 특히 아버지와 여행을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강추하는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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