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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연애 심리학》 책 소개

배승아 저, 투데이북스, 2024.11, p.220

by 이대영


* 브런치스토리 작가 필명 : 살랑하늘



나도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연애를 다룬 '심리학책'으로 생각했다. '학(學)'이라는 말에 머리가 먼저 반응했다. '이건 심리학 책이잖아, 연애 이야기보다는 학문적으로 설명하는 게 많을 거야'. 그러면서 의자가 뒤로 젖혀졌다. 정말 그럴까? 어? 그런데 그게 아니다. 이건 '심리학을 전공한 작가 자신의 이야기'였다. 다른 연애 이야기들이 시시콜콜하게 먹고, 마시고, 영화 보고, 지지고 볶고 하는 이야기라면, 이 책은 작가 자신이 공부한 심리학 경험을 살려 연애 당사자, 두 사람의 심리와 생각을 그때그때마다 마치 MRI로 전신을 훑듯이 자세히 보여주었다.


저자는 이화여대에서 특수교육학을 전공하고, 언어 병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심리학을 부전공하였다. 연애 당사자는 저자 자신과 저자가 말하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남편'이다. 그들 두 사람은 햇수로 따지면 어느새 6년을 함께 하고 있다. 그 시간 동안 갈등이 있었던 적은 있어도 그것이 심한 싸움으로 번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한다.


혼자 살면 주위에서 뭐라고 말하는가? 저자의 말처럼 "힘들겠는데? 그냥 혼자 살아." 저자도 주위에서 그런 말을 들으며 살았다고 한다. 그런 그녀가 우연히 참석한 독서모임에서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인 그를 만났다. 뒤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와의 나이 차이는 무려 8살, 그녀가 연상이었다. 두 사람은 다행히도 '독서'와 '심리학'에 대하여 대화가 잘 통했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화가 잘 통했다고 말하는 게 어딘가 모르게 불안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둘 다 예민한 사람이었기 때문에"라는 말이 나로 하여금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과연 잘 지낼 수 있을까?


"회원들만 참석하는 편안한 자리, 약속 장소에 가보니 낯선 얼굴이 한 명 있었다. 나를 초대한 이후 새롭게 초대된 회원인 것 같았다." (p.16)

사람들 성격도 여러 종류다. 그녀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면서 '까다로운 사람'이라고 스스로 규정지었다. 그런 그녀이기에 다른 사람은 물론이고 상대방 주인공에게까지 불편함을 끼치지 않기 위해 극도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그건 그녀의 모습만이 아니다. 우리도 많은 성격 중에 하나를 가지고 살고 있다. 존 그레이가 지은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서 작가는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남자와 여자는 서로 충돌하게 된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성으로 인해 화가 나거나 실망하는 것은 대개의 경우 이 중요한 진리를 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데이트가 시작되는 과정의 이야기가 나온다. 시간을 조절해야 하고, 식당에서 메뉴를 정하고, 전화 통화를 하면서도 상대방의 생각을 읽기에 바쁘다. 더 중요한 것은 만나면서부터 가졌던 '밝혀야 할 이야기'였다. 그러나 그는 너무도 쿨했다. "내 말을 들은 그는 정말 아무렇지 않게 그게 뭐 어떠냐면서"(p.43). 그 순간 그녀는 마음이 완전히 녹아내렸다고 한다. 그와 더 많이 나누게 될 이야기들에 설렜다.


두 사람은 만남과 이야기를 통해 인생관과 삶의 태도를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두 사람 차이의 간격을 메우기 위한 <어른의 성장 프로젝트>라는 다소 거창한 이름이 붙은 태도 규칙을 만든다.


그녀는 이렇게 고백한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그저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하며, 그들을 사랑한다는 마음을 진솔하게 전하는 것이다. 또한 그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따뜻하게 곁에서 지지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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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고백'이 있고 연애를 시작하게 되고, 2부에서는 '예민한 사람들의 연애'에서 연애 중에 일어난 '사고의 연속', '데이트 통장' '슬기로운 아지트 생활'과 더불어 그 남자에 관한 '남자의 눈물'과 늦게 알게 된 '그 남자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같은 남자로서 안타까움을 짓게 만들었다. 그녀의 안타까움 역시 배가 되었다.


이제 마침내 결혼이다. 결혼 전에 그들은 여행을 떠났다. 그런데 제목이 좀 이상하다. '분노의 여행.' 기쁘고 즐거운 여행에 '분노'라니? "켜켜이 쌓인 나의 불만과 화가 한꺼번에 폭발했다." 그리고 이어진 '헤어질 결심'. "저녁까지는 여느 때와 비슷하게 보냈다. 그러다 저녁이 되자 공기의 톤이 묵직하게 바뀌었다. 이제는 그 이야기를 꺼낼 시간이었다. 이미 와인 세팅도 끝냈다. 내가 할 말은 별로 없었으므로 그의 답을 기다렸다."


그리고 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 아쉽지만 이 이야기는 여기서 마쳐야겠다. 내가 이야기를 다 써버리면 독자들의 감흥이 사라질까 염려해서다. 책은 내가 생각하기로는 '연애 실전 편'에 가깝다. 연애를 하면서 알고 느끼게 되는 수많은 감정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역시도 연애하다 싸우고 집에 돌아와서는 이불 뒤집어쓰고 펑펑 울지 않았는가? 그때는 왜 그랬을까? 저자는 그런 물음에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말로 답하고 있다.


글을 쓰고 있을 때 마침, 조카가 집에 놀러 왔다. 그리고는 책을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삼촌, 이거 나한테 딱 맞는 책이잖아요?"


남자 친구를 만나서 한창 발랄하게 천방지축(天方地軸)으로 뛰노는 조카에게, 배승아 작가가 쓴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연애 심리학》이 적어도 연애하고 살아가는 데 있어서 귀한 참고서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해 본다.


*대화가 잘 통하지 않아서 고민하는 이들에게,

*우리는 잘 지낼 수 있을까? 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고민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성격 때문에 날마다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해 드립니다. - 생선가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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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책은 (필명:소곤소곤) 전선자 작가님이 쓰신 《나는 다시 출근하는 엄마입니다》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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