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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해고야!”라는 말은 직접 하지 않는다

직장의 신

by 이대영

어떤 경우든지 ‘해고(解雇)’라는 말은 듣지 않아야 한다. 같은 직장인으로서 해고 상태에 놓이는 직원들을 보면 상당히 마음이 아프다. 누구 잘잘못을 떠나 가지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아니면 자녀로서 부담해야 할 몫이 있기 때문에 그 무게는 크지 않을 수 없다. 직장인들이 직장을 쉽게 떠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며, 무리하게 다투는 것도 그런 이유다.


회사는 당신을 해고 대상자라고 인식하는 순간부터 해고와 관련된 모든 일을 한다. ‘그럴 수 있는가?’라고 반문할지 몰라도 그게 사실이다. 당신 스스로가 자진해서 사직하지 않는 이상 당신이 나가도록. 방법이란 방법은 모두 사용한다. 이런 것은 평소에 회사와 어떤 관계에 있었는가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당신이 중요한 일을 맡았거나, 상사로부터 신임이 두터운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그렇다.

그런 것은 주위 환경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 상사가 당신에게 대하는 것이 다른 직원에게 대하는 것과 표가 나게 다르거나, 평소와 다른 말투를 사용하거나, 예전과 같지 않은 행동을 보인다면 그렇다. 노동법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업무 변경도 그렇다. 관리직에서 갑자기 영영 팀으로 발령을 낸다든지 하는 경우는 없다고 하더라도 인사이동이 갑자가 될 경우, 예전과 같지 않은 업무 강도, 기분 나쁠 정도의 당신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다. 한 업무에 대해서 갑자기 신입사원을 채용해서 당신과 같이 업무를 보게 하거나, 당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가르쳐 주도록 하는 것 등이 있다.


인간적이지 않은 방법 중 하나가 당신과 평소에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을 이용해서 당신에게 어려움을 주는 일이다. 회사생활 하면서 직장동료와 다툼이 없는 경우는 없지만, 사이가 안 좋은 직원이 있을 경우, 회사는 알게 모르게 그 직원을 부추겨서 당신과 다툼이 일어나게 한다. 눈치챘는가? 당신은 그냥 평소처럼 기분 나쁘다고 생각하겠지만, 평소가 아니라, 당신이 해고 대상자로 찍혔다면 상황은 다르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상사는 당신과 그 사람을 문책한다. 그건 그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것을 문제 삼아 나중에 해고 구실을 만들 수도 있다.

결국 회사 안에 좋지 않은 소문이 나돈다. 당신은 말도 꺼내지 않았는데, 당신이 회사를 그만둔다는 소문이 나돌고, 보는 사람, 만나는 사람마다 당신에게 묻는다. “회사 그만둔다면서?” 소문의 진원지를 알 수도 없다. 보는 눈들이 다르고, 쉬쉬하는 모습이 군데군데 보인다. 결재를 올리면 “회사를 그만두더라도 일은 바르게 해야지?”라는 불평 섞인 말이 들린다.


그런 상황에서는 제대로 일을 할 수가 없다, 스트레스는 말도 못 한다. 빨지 퇴근시간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그렇지 않으면 병가를 내고, 조퇴를 하고, 그렇게 일상생활이 무너진다. 지금까지 퇴사한 직장 동료들을 생각해 보면 안다. 스스로 자진해서 회사를 그만둔 사람들 중에도 이런 일을 겪고 나서 회사를 그만둔 사람이 있는가 하면은, 이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회사를 그만둔 사람도 있다.


작은 중소기업일수록 이런 사례가 너무 많다. 특히 가족이 운영하는 기업일수록 모양은 주식회사, 법인이지만 개인 회사와 다름이 없다. 사무실에 친인척이 한 두 사람은 다 있다. 당신이 하는 모든 일이 대표에게 전해진다. 그런 상황에서 숨도 못 쉴 정도였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거리를 지나다 보면 연두색 번호판을 단 고가의 자동차를 본다. 내가 본 것 중에 하나는 ‘포르셰’였다. 업무용 법인차량이 포르셰라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어떤 기사를 보니 연두색 번호판이 자신의 부의 상징으로 변질되었다는 기사도 있었다. 그런 번호판이 달린 차량을 몰면서 부를 과시하는 것이다.

영화. 부당거래

회사는 이럴 경우에 회사가 불법적인 일이 많은 경우 조심해야 한다. 정부지원 연구개발비 등 부당 사용 행위, 대표이사 가족이 병원에 장기 입원할 경우, 간병비를 아끼기 위해 간병인을 회사 직원으로 입사시켜 급여 형식으로 간병비를 지출하는 경우, 무자료 세금계산서 발행, 환치기 불법사례 등, 정상적으로 회사를 운영하지 않은 경우, 회사 위험이 크다. 만약 그런 일에 관여하고 있던 당사자라면 회사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물론 회사는 어떤 경우든지 불법적인 일을 하지 않아야 한다.


직장생활을 잘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의도치 않게 원하지 않는 방향을 흘러갈 수도 있다. 그럴 경우, 그런 상황을 그냥 오래 가져가서는 안 된다. 기왕 직장 생활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원인을 파악하고 문제점이 있다면 고쳐야 한다. 오랫동안 직장 생활을 한 경험이지만, 직장에서는 ‘적(敵)’이 되어서는 안 된다. 모두 다 우군을 만들 수는 없다 하더라도 당신에게 반감을 가지는 사람은 최소한 없어야 한다.


상황을 변하게 할 수 없다면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럴 경우에도 직장을 퇴사할 경우,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는 게 낫다. 평판이라는 소문은 어떻게 전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같은 업종으로 직장을 옮길 경우 지금 있는 회사와 그 회사에 누가 알고 지내는지 모르는 일이다. 냉엄한 게 직장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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