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져니 May 15. 2024

디자이너가 일 잘하는 법(1)

01. 목표셋팅

우리 팀의 일은 목표를 잡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디자인 작업에 목표를 정한다는 말이 의아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냥 하지 말고, 업무 방향을 잡고 일하자’는 의미와 같아요.


지난 글에 언급했던 이미지처럼, 본인이 가려고 하는 종착지를 먼저 고민해야 일을 요청한 사람, 실행하는 사람 둘 다 불필요한 소모가 생기지 않으니까요.


그 관점에서 우리는 BP라는 업무 수단을 활용합니다. BP는 Best Practice라는 단어의 줄임말로 ‘모범실무’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어요. 디자인 업무 과정에서 활용하는 레퍼런스와 비슷하게 보이지만 조금 달라요.


레퍼런스 : 스타일을 이해하기 위한 이미지 참고자료

BP : 성공한 방식을 참고하기 위한 목표 기준이 되는 자료


벤치마킹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성공사례를 기반으로 잘 된 원리를 찾아내고, 그 원리를 우리식으로 해석해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 한정된 자원으로 원하는 목표에 가장 효과적으로 접근하는 업무 방식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 ‘좋은 BP’는 무엇일까요?

한마디로 정의하면 ‘올바른 방향으로, 높이 갈 수 있는 BP’입니다. 업무 관점으로 바꾸어 말하면,

  

1. 기획의도를 반영한 것

2. 기준이 높은 것

입니다.  각각의 내용을 사례와 함께 조금 더 자세히 얘기해 볼게요.



1. 기획의도를 반영한 것


라라스윗 안에서는 다양한 음식 컨텐츠를 만듭니다.

소비자가 제품이 가진 맛의 특징에 공감할 수 있는 이미지 컨텐츠를 만들어요.


이 사진은 우리가 처음 찍은 제품 이미지입니다.

“맛있게 느껴지지 않아요"

“인위적인 느낌이 들어요"

이 사진들이 처음 받았던 피드백이었습니다.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맛있는 음식사진 만들기 PJ]를 시작했어요.


‘맛있다’라는 말은 참 모호해요.

모호한 워딩만큼 맛있는 사진이라는 워딩만으로 해석한 우리의 결과물은 가지각색이었죠.

단면이 강조된 사진, 깔끔하게 찍힌 컨셉사진, 보기 좋게 연출된 레시피..


심미적으로 보기 좋은 이미지도 맛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목적을 달성했다고 얘기할 수 없어요. 그러니 업무가 시작된 기획 의도에 따라 좋은 결과물의 기준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의 의도와 방향을 제대로 잡기 위해서는 목표를 명확하고 뾰족하게 정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해요.

아래 두 가지 방법을 활용해 보세요.



1-1) 업무 배경 파악하기

우리는 맛있는 음식 사진이 왜 필요했을까요?


출처 : 오늘뭐먹지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에 오늘뭐먹지 라는 맛깔난 음식사진들이 자주 올라오는 SNS 계정이 있습니다. 실감 나는 제품의 질감 표현, 실제로 먹으면서 찍은듯한 사진들이 군침을 돌게 하는 채널이에요.

맛있는 건 공유해야죠! 일단 하트부터 누르고, 같이 먹고 싶은 친구를 태그 해요. 실제로 반응이 좋은 사진은 좋아요가 2만 이상, 댓글은 1000개가 훌쩍 넘습니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은 게시물은 광고로 활용해도 반응이 좋을 것 같아.’

이 채널의 이미지들을 보며, 우리의 음식 사진은 문제로 정의되었습니다.


1-2) 실체화, 객관화

1단계로 업무 배경을 이해하면, 원하는 결과물을 한 곳에 모아 공통점을 글로 정리합니다.

글을 정리할 때 필요한 조건은 아래와 같아요.


실체화 :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예상할 수 있도록 구체적일 것

객관화 : 다른 사람이 봐도 나와 같은 수준으로 이해가능한 것


이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의 목표 방향을

‘과장된 제형 연출을 현실감 있게 보여주는 맛있는 음식 이미지’라는 문장으로 수정했습니다.

‘맛있는 음식 이미지’라는 문장보다 훨씬 상상하기 쉽지 않나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어떤 문장으로 업무를 시작하느냐에 따라 업무의 방향성은 많이 달라집니다.  


 

2. 기준이 높은 것


기준을 높게 보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방법은 단순해요. 좋은 레퍼런스를 많이 보는 것. 결과물은 보고 공부한 만큼 나옵니다.


레퍼런스로부터 BP를 선택할 때 필요한 기준이 있습니다.

전문가인 내 기준에 충분히 부합하는 것과 더불어 소비자의 반응이에요. 주관적 기준으로만 판단할 경우 결과물도 내 눈에만 좋고, 판매 성과까지 이어지긴 어려울 수 있으니까요. 실제 시장에서 판매성적과 소비자 반응으로부터 고민하는 건 생각보다 중요해요.


우리는 BP를 찾을 때 2가지 방법을 활용해요.


2-1) 나의 조건과 비슷한 사례 찾기

'오늘뭐먹지' 채널을 살펴본 것처럼, 실제로 내가 만들고자 하는 조건과 비슷한 BP를 찾아야 적용까지 수월해요.


라라스윗 기준으로는 음식과 디저트를 판매하는 F&B 브랜드, SNS 광고로 제품을 판매하는 미디어 커머스 브랜드 우선으로 시장조사를 하는 편입니다.

(필요할 때 찾으려면 꼭 안보이죠.. 팀 내에 함께 관리하는 리스트업 페이지가 있으면 좋습니다)


2-2) 비교하며 찾기

여러 사례를 모아보면 다양한 레퍼런스가 쌓입니다.

어느 정도 모였을 때 레퍼런스 방향을 확인하며 필터링이 필요해요.

목표의 방향, 심미적 퀄리티를 기준으로 모아둔 레퍼런스의 퀄리티 점수를 매겨보세요. 점수를 매겨보면 부분적으로만 좋았던 사례, 전체적으로 애매한 사례 등 생각보다 오합지졸입니다.


70점과 100점의 차이가 있다면 그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 비교해 보며 100점짜리 레퍼런스를 모아야 해요.

팀원들과 각자 생각하는 점수를 바탕으로 레퍼런스를 필터링하면, 보다 좋은 BP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바탕으로

목표 : 과장된 제형 연출을 현실감 있게 보여주는 맛있는 음식 이미지

BP : 오늘뭐먹지 제품 이미지

를 설정하고 결과물을 제작했습니다.

기존 사진보다 더 맛있게 느껴지지 않나요?

지금의 이미지보다 더 맛있는 이미지를 발견하면, 우리는 또다시 기준을 잡고 목표를 업데이트하고 있어요 :)



디자인 업무의 목표 셋팅을 정리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목표셋팅 : 업무 방향을 잡고 일하는 방법

BP : 성공한 방식을 참고하기 위한 목표 기준이 되는 자료

좋은 목표(BP) 및 만드는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디자이너가 일 잘하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