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스윗 아이스크림의 과자전 참가기
반짝이는 눈으로 눈팅만 하던 과자전에서 참가 제안이 온 날, 나는 기쁨의 춤을 추었다.
과자전은 다양한 디저트를 만들고 있는 소상공인들, 개성 있는 디저트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벤트다. 과자로 만들어진 집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은 '과자전'이라는 투박한 이름부터, 수년간에 걸쳐 과자전이 축적해온 디자인 아카이빙을 보아왔던 터라 그 제안이 신나지 않을 수 없었다.
듣자마자 참가하자고 했다.
항상 키보드와 전화 속 목소리로만 마주하던 고객들을 실제로 마주하게 되는 기분은 마치 연락만 주고받으며 상상했던 이성을 현실에서 만나게 되는 느낌이랄까. 그런 설렘이 있었다.
우리의 부스는 2m도 채 되지 않는 협소한 공간이었다. 어떤 컨셉으로 만들어야 할지 고민이 돼 여러 번 회의를 했다. 그 결과 시각적으로 즐거움을 주는 공간 '라라(스윗)랜드'를 만들기로 했다.
우리의 여건상 즉석에서 아이스크림 디저트를 만드는 것은 어려웠다. 그래서 파인트로 판매하는 아이스크림 패키지 자체를 홍보하기로 했다. 그 방법이 '확대'였다. 10cm 아이스크림을 50cm로 확대 제작하였고 그에 맞게 1m의 대형 숟가락을 만들어 대형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듯 한 상황을 연출하려고 했다.
여기서부터 고난은 시작되었는데.. 아이스크림 모형 만드는 일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모형 제작 비용이 많이 들어 아이스크림 캐릭터와 스푼을 직접 제작하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수시간의 사포질, 도색 중 녹아 버리는 스티로폼을 겨우 붙들며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의상을 맞췄다. 라라스윗 크루의 통일감을 주기 위한 프린트 티셔츠와 블루 머플러를 갖추어 입었다.
크고 작은 준비과정을 거치니 과자전이 눈앞으로 왔다. 항상 사진으로만 봐왔던 과자전은 실제로도 사랑스럽고 앙증맞은 축제였다. 이번 행사는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 진행되었다. 행사장에 들어가는 순간, 다양한 디저트들과 각 팀들의 에너지에 덩달아 힘이 났다. 나도 모르게 달달한 냄새를 쫓아갔고, 예쁜 마카롱을 보며 카메라 셔터도 누르고 있었다.
우리는 만들어온 아이스크림 통을 차곡차곡 쌓아 디스플레이했다. 크고 작은 통들로 둘러싸인 부스를 보니 아이스크림들이 대견해 보였다. 하지만 좋았던 기분은 잠시, 관람객들이 대형 아이스크림을 보며 호기심을 가질 것이라는 예상과 현실은 좀 달랐다. 먹음직스럽게 쌓여있는 스콘, 앙증맞은 하트 순이 모양의 마카롱을 따라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잡기는 어려웠다. 역시 음식은 맛있어 보이는 게 최고였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스크림 통을 열었다. 처음 접하는 관람객들에게 라라스윗은 생소한 아이스크림뿐이라는 걸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제야 관심 없이 지나가던 관람객들은 권해드리는 한 입을 드시기 시작했고, 맛을 보시곤 한 번 뒤돌아보기 시작했고, 그들의 눈을 맞추어 가며 설명을 해 드렸을 때 조금씩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오늘보다 내일 그리고 또 내일, 조금 더 많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눈 깜짝 하니 사흘이 지나갔다.
덜 달고 담백해서 좋다던 어르신들, 아기새들처럼 입 벌리고 받아먹는 아이들, 한 통에 240kcal는 말이 안 된다던 어머니들. 4일 동안 참 많은 사람들을 마주했다. 4일 동안 만명의 관람객들이 다녀갔다고 한다. 관람객 한 분 을 한 글자씩으로만 생각해도 우리는 꽤 많은 걸 공부한 셈이다.
첫 오프라인 행사였던 만큼 아쉬운 점도 많고 체력도 부쳤다. 그럼에도 실제 고객들을 대면해 아이스크림을 맛보고 라라스윗의 맛에 대해 공감하는 미소를 나누는 그 순간들이 즐거웠다. 그 힘으로
"아이스크림 한 입 드시고 가세요!" 라고 큰소리로 말할 수 있었나 보다.
뿐만아니라 과자전을 함께 했던 모든 팀들.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존의 디저트를 새롭게 해석하고, 맛있고 건강한 디저트를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는 멋진 팀들이 많다는 것을 배워간다.
이러한 생각들을 정리하며 앞으로도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경험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팝업스토어는 짧은 기간 이벤트성으로 진행되는 행사인만큼 주목은 받지만 지속적인 경험을 만들어가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 훗날 '라라스윗만의 공간을 만들게 된다면'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우리는 어떤 경험과 시간을 만드는 브랜드가 되어야 할까 라는 재밌는 고민을 하게 만든 만들어준 첫 행사 과자전을 이렇게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