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금술 스토리텔러 Oct 24. 2022

가장 길고, 가장 오래된  도시

Longest river, oldest city 리스본

리스본은 바이올렛의 나라다

카이스 소두레 Cais(교각) sodré 공항버스에서 내린 지점


여행의 마지막 종착지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 도착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인천공항 행 티켓은 리스본이 출발지였기에 들려야만 하는 곳이다. 공항에서 1번 버스(4유로)를 탔더니 환승 없이 시내 중심으로 들어왔고 테주 강이 보이길래 바로 내렸다. 카이스 소드레(Cais Sodré) 정거장이었다. 버스에서 내렸는데 보라색 꽃으로 뒤덮인 가로수가 인상적이었다. 꼭 "리스본은 보라색 꽃의 나라"라고 말해주는 듯했다.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Lisbon)의 역사는 기원전 1,200년 전으로 서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다. 이는 런던, 로마, 파리보다 긴 역사다. 리스본에는 광대한 젖줄 테주 강이 흐르고 있는데 이 테주 강은 이베리아 반도에서 가장 긴강(1,038km)으로 스페인 중부 가르시아 샘(Fuente de García)에서 출발하여 톨레도를 지나 리스본에서 대서양과 만난다.  그러니까, 리스본은 가장 오래된 역사와 가장 긴 강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페드로 4세 광장 보라색 꽃

 

내가 포르투갈을 '바이올렛'의 나라로 보는 이유는 포르투갈의 역사적 사실을 분석한 결과다. 리스본은 1755년에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건물의 85%가 파괴되고 인구의 3/1의 사망하는 대참사를 겪었다. 



그 당시 리스본은 유럽에서 가장 화려하고 부유한 도시 중에 하나로 주목을 받았다. 대항해시대를 통해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했고 브라질에서 들여온 황금으로 교회 내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하지만 11월 1일 리히터 규모 8.7-9의 지진으로 역사적인 운명의 시간을 맞이하게 된다. 11월 1일은 만성절(All Saints'Day)이었다. 카톨릭 역사 속에 등장하는 모든 성인을 기리기 위해 수많은 신자들이 미사에 참석하고 있었는데 9시 40분에 시작된 지진은 연속 세 번에 걸친 여진으로 왕궁, 병원, 교회, 그리고 주택과 건물들을 단 번에 무너졌는데 누군가는 불과 3분 만에 일어난 일이라고 했다. 


안타깝게도 미사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상당 부분 사망했고 여진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항구로 도망갔지만 20여 미터 높이에 달하는 해일(쓰나미)이 덮치면서 참사를 면치 못했다. 해일을 피해 달리던 사람들을 기다린 것은 불이었다. 성당과 집집마다 촛불을 켜 둔 것이 화근이었다. 설상가상 지진의 충격으로 감옥 문이 열렸고 거리로 뛰쳐나온 죄수들의 약탈과 방화가 더해지면서 도시는 5일 동안이나 불에 탔다. 사진에 보이는 코메르 시우 광장에 위치했던 왕궁은 지진과 쓰나미로 완전히 파괴되었고 바스쿠 다가마의 항해 역사를 담은 문서와 지도를 포함하여 책 7만 권도 함께 사라졌는데 이는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이 3만 2천개에 해당하는 위력이었다. 


이것을 두고 훗날 영국의 역사가 토머스 켄드릭은 리스본 대지진에 

대해 ‘5세기 로마의 몰락 이래 가장 큰 충격’이라 정의한 바 있다. 


리스본을 다시 재건하기 위해 쏟아부은 천문학적 비용은 포르투갈의 국력을 약화시켰다. 그 틈을 놓칠세라 프랑스의 나폴레옹 군대가 침공을 해왔다. 설상가상 포르투갈 왕(주앙 6세)은 나폴레옹이 쳐들어온다는 소식만 듣고도 브라질로 피신을 했고, 국민들은 크게 실망하게 된다. 결국 이 사건은 식민지였던 브라질이 독립되는 계기가 되고, 가장 큰 수입원이 되었던 브라질을 잃은 포르투갈은 영원할 것 같았던 '황금의 시대 300년'을 넘기지 못하고 쇠퇴의 기로에 서게 된 것이다. 


인도로 가는 항로를 찾기 시작하면서 유럽인들의 대항해시대를 열었다. 이후 전 세계를 누비면서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곳곳을 식민지로 점령하면서 포르투갈 제국으로 대표되는 식민제국의 서막을 열기도 했다. 당시 교황의 중재 아래 스페인과 토르데시야스 조약을 체결해서 전 세계를 양분할 정도의 해양 강대국이었다. 남아메리카의 브라질, 아프리카의 앙골라, 모잠비크, 기니비사우, 인도의 고아, 중국의 마카오 등이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다.

<나무 위키>


세계 최초로 해가지지 않는 패권국가가 되었으나, 1755년의 지진으로 한 순간에 공들여 쌓아 올린 탑은 일순간에 무너지게 되었으니 16번 바이올렛의 경로를 걷게 된 것이다. 이 경로의 이름은 바로 '정화의 경로'다. 불순물이 없는지 마지막 불의 힘으로 단련시킨다. 


바이올렛의 경로는 16번 경로로 16은 1+6=7로 숫자 7이 된다. 

여기에서 나는 놀라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1755. 11.1.9:40분이 바로 숫자 7이 된다는 것이다. 


1755. 11.1.9:40. /1755+111+94=1960/1060/16/7 

모든 숫자에서 0을 제외하면 16이 되고, 이는 16번 경로와 일치하고 16은 7이 된다. 


숫자 7을 가진 사람들(추후 설명)은 신기하게도 철학적 사고를 지닌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7이라는 숫자는 럭키세븐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상실되는 경험을 통해 깨우침을 얻는 숫자이기에 비싼 레슨비가 들어간다. 하지만 숫자 7이 불행한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이아몬드가 가장 높은 온도에서 만들어지듯이 이 고난의 경로를 통해서 대단한 존재로 재생되는 기회가 주어진다. 남의 눈치를 보면서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사람이 연설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든가 하면서 독립적인 힘을 갖게 된다. 


공든 탑이 무너졌던 리스본도 예외가 아니었다. 불행한 사건이 분명했지만 이로 인해, 리스본은 다시 태어나게 된다. 도시 재건을 맡은 폼발 후작의 지휘 아래 귀족층과 평민들의 담은 허물어지게 된다. 귀족층은 반발했지만 거대한 재건이라는 개혁의 바람을 맞설 수는 없었다. 그리고 모든 건축물은 세계최초로 내진설계가 적용된 공법으로 지어지게 된다. 바로 가장 험난한 파국을 경험한 코메르 시우 광장을 중심으로 멋지고 웅대한 건축물들이 세워지게 된다. 그리고 리스본의 경험은 샘플이 되어 인류의 지진학의 발전에도 기여하게 된다. 또한 서유럽 국가들의 산업 혁명, 자본주의라는 현대 사회의 토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고 특히 유럽 사상가들(계몽주의)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 세계사에도 중대한 영향을 주었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이 있다. 바로 알파마와 관련된 이야기다. 포르투갈인들은 10명이 모이면 그중에 한 명은 성직자란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종교(가톨릭) 성이 강한 민족이다. 이점 역시 바이올렛이 지니고 있는 종교성과도 일치한다. 이들의 종교색이 짙은 이유는 포르투갈의 독립역사에는 그리스도 기사단(십자군의 전신)이 나라를 세우는데 중심축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그리스도 기사단은 포르투갈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막대한 부와 강력한 힘을 가진 엘리트 그룹이었다. 아비스 왕조의 시작이 되었던 주앙 1세도 바로 이 그리스도 기사단의 단장이었고 그의 아들 엔히크 왕자도 기사단 단장이었다. 다시 말하면 대항해시대를 주도한 이들이 바로 이 그리스도 기사단이었던 것이다. 이들이 주축이 되었으니 얼마나 종교성이 강할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이렇게 강한 종교성을 가진 이들은 재난 이전에  현재의 알파마(Alfama)를 세상에서 가장 타락한 곳이라고 손가락질했었다. 하지만 재앙으로 인해 예배를 드리던 신자들을 비롯한 성직자들은 죽음을 당하고, 언덕 위에 가난하고 못 배우고 그리고 생계를 위해 몸을 팔면서 살아내야 했던 이들은 살아남았다. 사람들은 살기 위해 앞다투어 알파마 언덕으로 피신을 했다. 그들이 가장 천시하던 집창촌으로.  


과연 하나님은 누구 편이셨을까. 그들이 누군가 불행한 일을 당하면 죗값이라고 외쳤는데.... 그렇다면 그들이 죽은 것도 죗값을 치르느라 그랬던 것일까. 아니면 신앙을 가진 이들을 망신 주려고 일어난 것일까. 


선민사상이라고 하는 우월의식으로 누군가를 차별하는 데 사용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는 것은 아닐까. 내가 아는 하나님은 인간을 차별하지 않으신다. 하나님을 깊게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이 지레짐작하고 자기들 편리한 대로 그 권세를 등에 업고 힘을 휘두르고 싶어서 감히 신의 이름을 남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야말로 편을 가르고 전쟁을 일으키고 살상을 저지르면서 교회 문 앞에 서서 복음을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왜 믿는 자들에게 '하소'라는 불같은 시련이 오는가. 

그것은 진리를 제대로 찾아가게 하려고, 네 길을 뒤돌아보고 

잘못된 것이 있다면 바로 잡을 기회를 주시려는 것은 아닐까.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하는 리스본이다. 

작가의 이전글 '영원히 이룰 수 없는 사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