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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버그 Feb 11. 2020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

#시작

대한민국의 취업 시장은 점점 좁아지고 있어요.
취업이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여러분의 미래를 조금 더 넓은 시각으로 본다면
지금, 꼭 대기업에 가지 않더라도 괜찮아요.


모든 것의 발단은 2014년 겨울. 한창 취업 준비를 하던 시절 듣게 된 독특한 취업 특강이었다. 일반적인 취업 관련 프로그램들이 대기업 취직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 특강은 ‘나’를 발견하고 그와 맞는 업계로 첫 커리어를 쌓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오랜 기간 채용 분야에 재직하셨던 선생님은 현 취업 시장의 불합리함과 고질적인 문제들을 꼬집으며 취업 준비생들이 시야를 더 넓힌다면 굳이 대기업이 아니어도 된다고 알려주셨다. 매주 읽을만한 책들도 소개해주셨는데 그중 내게 가장 영향을 미친 건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라는 책이었다.


젠틀몬스터, 땡스북스 등 작은 회사에 다니면서 본인의 자아를 실현하고, 회사의 노예이기보다 주도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바로 이거야!”라고 생각했다. 작은 회사여도 괜찮구나. 행복할 수 있구나.


대학교 4학년 때부터 약 1년간 대기업 취직을 준비했다. 서류 합격률은 15% 정도? 그마저도 인적성 검사에서 탈락을 하니 안 그래도 부족하던 자신감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었다. 계속 주변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며 스스로 만든 우울의 길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혼란스러운 감정도 공존했다. 지난 4년간 공부하고 경험을 쌓은 이유가 고작 대기업 취직을 위한 것이었나? 대기업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패배자가 되는 것만 같았다.


반면, 작은 회사에 들어가는 진입 장벽은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가야 하는 대기업보다 훨씬 낮았다. 번번이 낙오됐던 인적성 검사도 거치지 않아도 되고, 서류, 면접이면 끝이었다.


지인의 소개로 한 작은 회사에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봤다. 한 번 만났을 뿐인데 그냥 오라고 했다. 다른 기업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더니 기다리고 있겠다고도 했다. 나를 원하는 곳이 분명 있었다.


그렇게 외국계 IT기업 홍보대행사를 시작으로, 지난 5년 동안 짧으면 3개월, 길면 20개월 동안 직원 50명 이하의 작은 회사 다섯 군데를 다녔다.


현재는 한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마케터로 1년 째 일하고 있다.




얼마 전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를 다시 집어 들었다. 현재 나의 삶과 이 책에 소개된 사람들의 삶은 비슷할까? 단지 작은 회사라고 해서 모두가 만족하고 자아실현을 하는 것은 아니다. 5% 이하라고 생각한다. 이번 연재를 통해 작은 회사의 장단점, 이직에 대한 고민들과 작은 회사에서 일하고자 마음먹었다면 필수적으로 체크해야 할 팁들을 공유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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