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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공장장 Sep 27. 2021

옛날 AS가 그립습니다

1. 예전에 모 소셜커머스에서 이어폰을 주문했다가 5주나 지나도 배송을 안해서 환불처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환불받은 이후 2주 뒤에 이 녀석이 배송되었더군요. 


당연히 도로 가져가시라고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는데 이 곳 고객센터는 고객이 메시지를 남기면 그걸 고객센터가 판단한 후 전화하는 시스템인 겁니다.


그리고 4주째 답변이 없습니다. 아니 당신들 물건이라고!! 좀 가져가라고!! 돈 안아까워!?


2.  개인적으로도 요즘 책, 음반, 블루레이 등 물건들을 정리하느라 택배를 보낼일이 많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자주 가던 편의점 점주가 앞으로는 5시 이후 택배 접수는 안된다고 하더군요? 이게 뭔 소리인가 하고 물어봤더니 자기는 잘 모르겠고 본사 방침이랍니다. 그런데 뭔가 미심쩍어서 두 블럭 뒤의 같은 편의점에 가서 접수를 했더니 받아주더군요. 본사 방침을 물어봐도 점주가 이 아저씨가 뭔 소리여 하는 눈으로 바라봅니다. 

그래서 이게 뭔일인가 싶어 GS25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봤는데... 

뭔 메뉴를 눌러도 상담사와 직접 연락할 방법이 없습니다. 


3. AS비용, 고객관리 비용을 줄이는 것은 기업에게 매력적인 선택지일지도 모릅니다. 계약직으로 돌리고 외주업체로 돌리고 혹은 AS업무 빈도를 줄이면 채용수를 줄일 수 있으니 매력적이겠죠. 실시간 답변을 하게 하느니 이런 시스템으로 만들면 굳이 상담인원을 늘릴 필요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건 당장의 편익을 늘릴 뿐 장기적으로는 독배와 다름없습니다. 


4.  이데이 노부유키는 여러가지 혁신으로 소니의 신화를 이끈 사람입니다. 이 사람의 전략하에 다른 일본 기업과는 달리 글로벌 진출에 성공, 큰 성공을 거두게 되지요.  


이렇게 안정화가 되자 이후 안정적인 경영을 하기로 원하지요. 그래서 한 일이 R&D예산의 삭감, 고객지원예산의 삭감입니다. 이를 위해 불량률을 3%로 낮추라고 하지요. 이데이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서 좋은 제품을 만들어 불량률을 낮춰 줄 것을 요구했을 겁니다. 


하지만 정작 관련 임원들은 AS부서에게 AS를 가급적 받지 말라고 요구하죠. 이래서 2000년대 초, 일본에서는 소니 AS가 대대적으로 거부당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고객이 정확한 고장원인을 고지하지 않으면 무조건 AS를 거부해버리죠. 이렇게 소니는 불량률을 무려 2% 중반대로 낮추는 기적을 일으키지만 일본 내수 시장 점유율을 크게 깎아먹는 사태로 이어집니다. 


5. 저는 저 오픈마켓을 탈퇴했습니다. 5주간 배송이 안되어 환불처리하는데도 저놈의 시스템 덕분에 1주가 걸렸거든요. 저 택배사도 이용하지 않을 작정입니다. 어찌어찌해서 메시지를 남기는 데 성공했는데 자기들은 편의점 택배 전담이라 편의점 교육은 할 수 없으니 본사에 문의하라더군요. 똑같은 방식으로 본사에 문의를 했더니 이건 택배 관련이라 택배 담당 계열사에 문의하라고 서로 공던지기 하고 있습니다.


비용 아낄때는 좋을지 모르겠지만...

저 같이 떠나는 소비자가 저 한 사람일까요?


옛날이 좋았습니다. 최소한 사람과 이야기 할 수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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