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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ludenshomo May 01. 2017

런던 프라이드(Pride)

인류애가 필요할 때

<런던 프라이드>는 싫어하기 어려운 영화입니다.

완성도는 차치하고라도 시종일관 유쾌한데다가 춤과 노래까지 어우러진 작품이니까요.

이 영화는 영국의 대처 집권 시기에 일어났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런던에서 퀴어인권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마크'는 신문을 통해 광부들에 대한 경찰의 무력진압을 알게 됩니다.

그들에게 연대의식을 느낀 마크는 LGSM이란 모임을 조직하고, 광부들을 위한 모금활동을 시작하죠.

하지만 그들의 선의를 선뜻 받아들이는 광부노조를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활동에 난항을 겪던 와중 웨일스의 한 광부노조가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면서

생면부지였던 웨일스의 광부들과 런던의 게이, 레즈비언들이 연대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기반이 되는 실화 자체가 무척 드라마틱해서 영화는 지루할 틈 없이 흘러갑니다.

유머를 적재적소에 배치했으며 '조나단'이 복지회관에서 디스코에 맞춰 춤을 추고,

모두가 함께 '빵과 장미'를 부르는 부분은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치트키와 같은 장면들이지요.

나오는 캐릭터가 많고 각자의 개성 또한 잘 살아있어서 그들 하나하나를 보는 것도 큰 즐거움입니다.

무엇보다 배우들이 진정으로 공연을 즐기며 하고 있단것이 느껴져서 보는 사람마저 흐뭇하게 합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캐릭터와 해야 할 이야기가 많다보니 전체적으로 산만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말하려는 바는 많지만 그렇다보니 모두 수박겉핥기식으로 다루는 것 같은 점도 단점 중 하나이지요.

쉽고 단순한 이야기 전개 덕에 관객들이 쉽게 영화와 호흡할 수 있게 됐지만,

계속해서 기시감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일단 최근만 살펴봐도 곧장 <히든 피겨스>가 생각나지요).

그래도 요즘 같은 때에는 이렇게 따뜻한 인류애를 불러일으키는 영화가 힘이 될 수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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