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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n Oct 02. 2020

슬기로운 직장생활 #3
삼국지를 통해 본 리더십

설민석의 삼국지를 통해 본 나의 리더십은?


어려서부터 필독서로 선정되어 누군가는 삼국지를 통해 역사를 배우고,

누군가는 삼국지에서 얻은 교훈을 통해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는 사람도 있는 반면,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나는 30대 중반이 되어서야 삼국지를 제대로 읽어봤다.


그간 너무 많은 등장인물로 얽힌 삼국지의 서사를 계속해서 읽기 위해 시도하고 포기하고를

반복하다가 훨씬 보기 쉽게 두 권으로 정리된 설민석의 삼국지를 통해 드디어 삼국지를 완독 했다.


좀 더 어렸을 때 삼국지를 읽었다면 분명 더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겠지만,

사회생활 8년 차인 때에 삼국지를 접하니 각각의 인물이 보이는 리더십, 처세술, 전략 등이

우리 회사의 팀장 혹은 내가 가진 성향과 비교하고 대입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직장생활에서 연차가 쌓여가며 팀장이라는 직급을 달지 않더라도,

점점 후배들이 많아져 나만의 리더십을 통해 그들의 팔로워십을 이끌어내야 하기에

올바른 리더에 대해서 더욱 고민하게 되었다.


삼국지에 많은 인물이 나오지만, 특히 유비/제갈량/손권/조조를 통해 그들이 보여주는 리더십의 모습은

어떠하고 나의 리더십은 어떤 성향인지 파악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1. 유비

삼국지를 통해 리더십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인물이 아닐까 싶다.

황건적의 난을 잠재우고 한나라의 부흥을 위해 복숭아나무 아래서 관우, 장비와 함께 

그 유명한 '도원결의'를 맺고 이루지 못한 한나라의 부흥을 위해 죽을 때까지 노력했던

그의 리더십을 관통하는 Key word는 '태도'이다.


황실의 후손임을 강조하며 선비의 모습으로 서서 죽을 지언정 무릎 꿇지 않는다는 강건함은

다소 호불호가 갈리는 모습일 수 있다.

하지만 유비는 장군, 백성, 심지어 적장에게도 예의바름을 넘어선 기품 있는 태도로 많은 이들에게

진정한 팔로워십을 이끌어냈다.


유능한 책사였던 서서가 조조의 계략으로 어쩔 수 없이 조조 진영으로 넘어가면서 유능한 인재로

추천했던 '제갈공명'을 얻기 위해 낮은 자세로 삼고초려 했음은 물론이고,

심지어 암살을 목표로 유비를 초대했던 손권의 동오에 가서도 기품 있는 언행과 몸에 밴 예의 바른 태도로

그를 죽이고자 했던 태부인과 손권의 마음을 돌리는 것을 넘어 한참 어린 손상향의 마음까지 빼앗아 버린,

핵심은 바로 태도에 있다.


나도 직장 생활에 있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태도이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직장생활을 잘하기 위해 태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Attitude is Everything"


2. 제갈공명

동오의 요청에 의해 조조 군을 물리칠 때, 주유의 요청으로 바람의 방향을 바꾼 것은

리더십과는 거리가 먼 판타지처럼 보일 수 있으나 수없이 많은 전략을 수립하고 이행함에 있어

내가 생각하는 제갈공명의 리더십의 Key word는 "자신감"이다.


촉한의 호랑이, 유비를 호위하던 오호대장군(관우, 장비, 마초, 황충, 조자룡)이 모두 하늘의 별이 되고

심지어 유비마저도 세상을 등지고 나서 한나라를 되찾아 부흥으로 이끌고자 했던 유비의 숙원을 이루고자

조조 사후 아들인 조비가 통치하고 있던 위나라를 공격하기 위해 여섯 번째, 그리고 마지막으로 북벌을 위해

출정하였을 때의 일이다.


믿었던 마속의 방만함으로 인해 요충지가 무너지고 천적이었던 사마의의 15만 군대가 고작 5천 명도 남아있지

않던 군량미 비축창고였던 서성을 향해 출격했다. 무엇으로 보나 함락되기 일보직전의 상황이었으나,

제갈공명은 성문을 열고 사마의의 대군 앞에서 거문고를 뜯으며 여유로움을 보이고, 사마의의 군대는

거문고의 음정 하나하나 틀리지 않고 당차게 연주하는 제갈공명의 여유로움을 보고 필히 성 안에 많은 군사들이 매복해 있을 거라고 지레짐작하고 물러간다.

이렇게 모두 물러간 군대를 본 후 내려오는 제갈공명의 도포는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때로는 아주 떨리는 순간, 리더인 자신에게도 두렵고 힘든 순간이 찾아올 수 있으나 속으로는 걱정되고 불안할

지언정 그것을 내보이지 않고 자신감을 내보이는 것이 또 하나의 리더십이 아닌가 싶다.

제갈공명은 풍수지리에 능하고 앞을 내다보는 능력이 자신감의 근본이었다면,

우리는 그간의 업무를 통한 노하우. 전문성, 무엇보다 업무능력이 자신감이 근간이 되어야 한다.


"Fortune favors the brave"


3. 손권

강동의 호랑이 손견의 아들로 같은 세대를 풍미한 조조와 유비가 일찍 세상을 뜬 뒤에도

위, 촉, 오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았던 인물이다. 

손권의 리더십을 관통하는 Key word는 "처세술'이다.


아버지였던 손견의 동오를 이어받았던 손책이 사망하면서 강동을 이끌게 된 손권이었다.

다만 나이가 어리고 무엇보다 민심을 한 몸에 받고 있던 "주유"라는 장군이 쿠데타를 일으켜

강동을 차지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주유 장군을 계속 예의주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나

손권은 되려 눈물로 주유 장군에게 강동을 이어받아 통치해달라고 호소한다.

이를 본 주유 장군은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잠시나마 왕위를 꿈꾸었던 자신을 반성하고

눈물로 손권을 위해 평생을 바칠 것을 다짐한다. 

이 일화를 포함하여 손권은 결정의 순간에 실리를 추구하는 처세술로 본인은 물론,

동오의 번영을 이끌어간다.


당장의 부끄러움 혹은 그동안 지켜왔던 명분을 잠시 접어두더라도,

철저하게 실리에 의해 결정을 내리는 모습은 유비와는 사뭇 다르다.

때로는 조직의 성공적인 전략 수행을 위해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도 리더십의 덕목이 아닌가 싶다.


"Better than is to bow than break"


4. 조조

사실 그간 적벽대전 등의 영화를 비롯해 매체를 통해 접했던 인물과 가장 달랐던 인물이 조조였다.

간사하고 비열한 인물로 주로 묘사되었던 것과 달리 조조는 매력적인 리더십을 갖고 있었다.

물론 동탁을 죽이기 위한 계략이 실패로 돌아간 뒤 수배당하던 중 작은아버지처럼 믿고 따랐던 여백사의 가족을 실수로 죽인 이후 여백사가 관청에 신고할 것을 걱정한 나머지 여백사를 단칼에 베어버리는 등의

지독한 실리주의자. 비인간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하지만 위나라를 통치하기까지의. 그리고 통치하면서

그가 보인 리더십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조조의 리더십 중 가장 와 닿았던 특징은 "관용"의 리더십이었다.


어릴 적 소꿉친구였지만 적으로 만난 원소와의 길었던 전투 끝에, 

조조의 뛰어난 계략으로 대승으로 이끌었던 전투. 삼국지 3대 전투로 꼽히는 '관도대전' 승리 이후의 일이다.

승리 이후에 원소군에 있던 식량, 보물들과 함께 조조 진영에서 보냈던 밀서들의 쏟아져 나왔다.

이를 보냈던 관리들은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여 벌벌 떨고 있었으나,

조조는 "원소의 군대가 강하여 나조차도 목숨을 기약하기 어려웠는데, 너희라고 안 그랬겠느냐?"라는 말로

아주 쿨하게 관리들을 용서한다. 이는 물론 전장에서의 병사가 부족할 것을 우려하여 실리를 위해

그랬을 수도 있겠으나, 이후 적장인 관우, 조자룡도 자신의 진영으로 품기 위해 보여주는 모습 등을 보면

조조의 관용(tolerance)이 돋보인다.


업무를 함에 있어 실수는 필연적으로 따라오게 마련이다.

팀원 그리고 후배의 실수 자체를 탓하고 나무라기보다는 그 실수가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관심을 가지고

감정은 살짝 덮어두고 이성적으로 실수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 조언해준다면,

더 큰 팔로워십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The highest result of education is tolerance"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정답인 리더십은 없을 수 있다.

다만 과거 현인들의 생각과 지혜를 참고하여 나에게 어울리는 리더십을 찾고,

또 실행하고자 노력한다면 변화하고 나아지고자 하는 모습 자체가 이미 훌륭한 리더일 수 있다.


누군가의 팔로워이자, 누군가의 리더인 당신의 슬기로운 직장생활을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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