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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n Jul 16. 2023

상관없는 거 아닌가?

일상 속 긴장을 해소하는 주문

'상관없는 거 아닌가?'

사실 내 평소의 생각과 태도와는 많이 다른 문장이다.

얼마나 중요한지를 떠나 선택을 어려워하고 의사결정에 있어 실패를 두려워하는 나에게

문장만으로도 내게 주는 의미가 컸다.

이는 바로 뮤지션 장기하의 산문 제목이다.


이 책을 처음 접했던 때에는 직장에서 한창 업무에

신경 쓰고 스트레스를 받던 때라,

그저 다른 사람 이야기이겠거니, 저런 사람은 참 복도 많다는 식으로 남 얘기를 보듯이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에 강원도 영월로 휴가를 떠나

몸과 마음을 편히 하고 채우기보다는

비우기 위한 시간을 보냈다.


3박 4일의 여행 기간 동안 잠깐의 편의점, 펜션 앞의 산책로 이외에는 펜션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오죽하면 펜션 주인분께서 이렇게까지 나가지 않는 숙박객은 처음 본다며 넌지시 말을 건넸을 정도.


그저

매일밤 ASMR로 듣는 매미소리를 실시간으로 듣고,

통창으로 나무와 풀잎으로 물든 초록빛 풍경을 보고,

삼시세끼 손수 챙겨 온 재료로 음식을 먹으며

다시 한번 책을 보니

'나도 해볼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택 자체에 너무 매몰되지 않고, 선택의 결과에 대해서는 예상해 보되 그 결과가 치명적이지 않다면

많은 걱정보다는 그저 해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유명한 김연아 선수의 "그냥 하는 거지 뭐"의

마인드와 비슷하달까.


평소 더 나은 삶, 요즘 표현대로 '갓생'을 살기 위해

생각하고, 실행하고, 노력하지만

예기치 못한 변수에서 오는 좌절, 노력의 의지보다 더 큰 스트레스는 스스로를 자책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럴 때는 아이러니하게도 그 노력과 생각을 멈추는 시간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같은 문장, 같은 내용이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나'의 상태에 따라 내가 받아들이는 깊이와 방향성은 천차만별이니까.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도 많은 문제, 어려움,

의사결정의 순간에 봉착하겠지만,

그때마다 꼭 한 번 생각해보려고 한다.


"상관없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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