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지만 가까운 곳으로. 휴먼의 남미여행
‘띠리리리리리리~~~’
새벽 3시 55분, 새벽의 적막을 깨우는 알람 소리가 들린다.
남미를 가기 위한 5번의 경유 편 중 첫 비행기가 떠나는 7시 10분에 맞추기 위해서는 서둘러야 했다.
4번의 경유를 신속하게 하기 위해서,
여정 내내 가벼운 짐을 유지하기 위해서,
기내 반입이 가능한 사이즈와 무게에 맞춘 배낭 하나로 준비했기에 떠나는 발걸음은 그리 무겁지 않다.
물론 이 짐을 준비하기 위해서 버린 욕심도 상당히 많았다.
나갈 준비를 마치고 나니 부모님이 공항까지 데려다 주기 위해 집 앞으로 오셨다. 어머니는 이틀 뒤 생일인 아들을 위해 정성스럽게 보온병에 든 미역국을 건네주셨다.
고속도로를 달리며 미역국으로 아침 식사를 채우니 아주 든든하고 감사했다.
공항에 도착하니 새벽 6시가 안된 시간인데도 공항에는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두 분께 잘 다녀오리라 말씀드리고 공항 안으로 들어갔다.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구매한 스타얼라이언스의 남미행은 그 구간이 결코 쉽지 않았다.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타이페이공항으로,
타이베이공항에서 LA공항으로,
LA공항에서 이름도 생소한 엘살바드로의 산살바드로공항으로,
산살바드로공항에서 리마공항으로
그리고 리마공항에서 쿠스코공항까지...
총 5개의 구간을 40여 시간 동안 가는 기나긴 항공 여정.
누군가는 아에로멕시코의 가격대란으로 남미행을 결정했다고는 하지만, 나는 이 구간을 8개월 전에 끊어두고 항공권 걱정은 하지 않고 있었기에 이 기나긴 시간을 몸으로 그대로 감내해야 했다.
‘뭐 어때 비행기 타는 것은 즐거운 일이잖아?’
별도의 위탁 수하물을 붙이지 않고 티켓팅을 한 뒤 들고 있는 모든 짐이 14일간 함께할 전 재산이라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묘했다.
오랜만에 진짜 ‘배낭여행’을 떠나는 그런 기분.
탑승시간은 6:40 am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타이베이로 향하는 비행기는 에어버스 330으로 이미 많은 탑승객이 들어간 것 같았지만 여전히 많은 승객이 줄을 서고 있었다.
기나긴 줄을 지나 나에게 배정된 31K의 자리를 않으니 이제 출발하는 기분이 들었다.
에바항공은 참 오랜만에 타는데 느낌이 좋았다.
자연스러운 기내 분위기,
자연스러운 기내 서비스,
그리고 중국이 아닌 ‘대만’이라는 이미지, 그것을 초록 / ever / green의 이미지로 담아내고자 노력을 한 흔적들이 편안함을 가져다주는 것 같았다.
대형기종답게 기내 Wi-Fi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이용은 하지 않았다.
2017년 당시 기준으로 1시간 이용 가격은 11.95 USD, 3시간은 16.95 USD, 24시간은 21.95 USD 였다.
잠을 거의 못 잤지만 말똥말똥한 눈과 귀로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이륙을 창 밖으로 지켜보았다.
총 5번의 비행 여정 중에 첫 이륙.
앞으로의 남은 비행과 여정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드는 그런 순간이었다.
타이베이로 가는 동안 빼먹은 것은 없는지 다시금 여정을 확인해 보았다.
현지 숙소와 교통편 그리고 중간중간 만날 동행자들까지…
직장인의 14일의 여행은 생각보다 길지 않다.
그냥 이 순간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경유지가 많아서 지연 때문에 비행기 연결 편을 못 타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는데 걱정해 봐야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잘 되겠지 뭐’
타이베이까지의 비행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얼마 타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내 곧 ‘착륙 안내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비행기는 그 큰 기체를 타이베이의 활주로에 부드럽게 내렸다.
앞으로의 비행도 기대되는 그런 랜딩이었다.
타이베이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미국행으로 갈아타기 위해 ‘Transfer’라는 글자를 따라서 경유 게이트인 C9을 향해 걸어갔다.
게이트에 도착하니 이미 비행 편을 기다리는 탑승객들로 인산인해이다.
장거리 비행을 도와줄 목베개에 바람을 넣고,
비행기에서 들을 음악을 정리하였다.
‘이승환, 이적, 유희열, 윤상, 아이유 그리고 Queen’
장거리 비행을 좀 더 풍족하게 해 줄 음악들이다.
두 번째 비행기는 BR006 이란 이름을 가진 B777였다.
장거리 구간이어도 매번 창가에 앉지만, 이번 여정은 일부로 복도석을 선택하였는데 여러 종류의 음료와 주류를 마셨기 때문에 그것이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직장인의 14일간의 일탈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그런 순간이다.
비행기는 오랜 활주로 대기 후에 두번째 이륙을 하였다.
갑자기 몰려오는 피로감에 눈을 감았다 떴다를 반복했다.
그러다 익숙한 느낌이 몸을 휘감았다.
‘내가 지금 하늘에 떠 있구나’
매번 앉는 창가의 자리는 아니지만 몸은 느끼고 있었다.
내가 떠 있다는 것과 지금의 하늘 위는 무적 안정적이라는 것.
나의 두 번째 착륙도 아무런 지장이 없을 거라는 것.
나는 하늘이 좋다.
무언가를 정리하고 생각을 하며, 결론을 낼 수 있는 그런 곳.
‘그런 하늘이 난 참 좋다.’
식사를 마치고, 영화 ‘마션’을 다시 보고 가져온 책도 읽었다.
그리고 맥주 한잔을 더 하며 오늘의 이야기를 남겨 보았다.
태평양 상공에서 하늘의 이모저모를 담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화장실 걱정을 안하고 다양한 음료와 주류를 안심하고 주문할 수 있는 이 자리가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와 기분을 하나하나 기록하였다.
그리고 이내 곧 잠이 들었다.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리는 탓에 잠을 깨었다. 눈 앞의 모니터를 통하여 항공지도를 보니 태평양을 거의 다 지난 상태였다.
대기가 불안정한 탓인지 여러 번 흔들렸지만, 이내 곧 중심을 잡고 ‘아침식사를 준비하겠다’라는 방송이 나왔다.
좌측의 열린 창문을 통해 아침해가 비행기 안으로 들어왔고 같은 날짜의 두 번째 아침을 맞이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 아침에 인천공항에서 출발하여, 오늘 아침에 LA공항에 도착하고 있었다.’
대륙간에 발생하는 흔한 시차의 계산법이다.
2년 만에 다시 온 미국.
입국절차는 그 전과는 많이 달라져있었다. ESTA 입국 여행객은 자동 기기를 통해 간단한 질의를 기계에 터치하고 여권을 넣으니 바로 영수증을 내어놓는다.
이것을 입국을 담당하는 이에게 보여주니 바로 통과를 시켜 주었고,
1시간을 예상했던 통과시간은 불과 30분이 걸렸다.
남미를 가는 3번째 비행기의 수속은 별도로 해야 했지만, 난 그대로 입국장 밖을 나서 바로 누군가를 기다렸다.
‘내 동생 어디니?’
‘곧 도착해’
이 복잡한 5구간의 일정을 예약하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동생과의 단 몇시간의 시간이라도 보내기 위해 LA에서의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동생과 만나 이내 곧 동생의 차를 타고 공항 근처로 바람이라도 쐬러 나가본다.
공항 근처의 I hop이라는 브런치 가게에서 식사를 주문하고, 그간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어본다.
먼 이국땅에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고 있는 그가 동생이라기보다는 의젓한 친구 이상으로 느껴진다.
그도 오랜만에 본 형이 반가웠는지 이래저래 이야기를 한다.
그렇게 형제의 대화가 이어졌다.
대화를 마치고 다시 공항으로 향하였다.
동생을 남은 세 여정의 수속을 도와주겠다고 한다.
남은 세 여정은 TACA International Airline과 Trans American Airline으로 모두 Avianca의 카운터에서 수속을 진행하였다.
남은 3장의 비행기 티켓을 받고 시간이 남아서 출국장으로 들어서기 전에 공항의 한켠에 있는 바에서 맥주 한잔을 시켰다.
그리고 동생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다시 이어나갔다.
조금은 무거운 이야기도,
조금은 가벼운 이야기도,
형제이기에 해야 할 이야기들,
형제이기에 아껴서 할 이야기들.
오랜만에 만났지만 그 마음만큼은 서로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가족인가 보다.
동생과 간만에 별여 별 이야기를 하고나니 무언가 잊고 산 것 중에 하나를 찾은 느낌이다.
‘나에게도 나를 걱정해 주는 동생이 있었구나’라는 것.
동생이 출국장에 들어서는 나를 향해 보는 눈에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진다.
나 또한 그 무거운 마음이 느껴졌다.
서로의 자리에서 맡은 바를 열심히 하고 건강히 사는 것.
‘힘내라’라고 이야기하는 것뿐이다.
그렇게 동생이 시야에서 사라졌고, 우리는 3개월 뒤의 만남을 기약했다.
시간의 여유가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보안 검색대에서 의외의 물건 때문에 시간을 지체하게 되었다.
어떠한 문제인지 모르게 자꾸 나의 배낭을 검색대에서 넣고 또 넣는다.
이유는 시간이 좀 지난 뒤 알 수 있었다.
남미의 곳곳에서 ‘추위’를 피하기 위해 가져온 핫팩이 문제를 일으킨 것.
핫팩에 들어있는 파우더를 ‘액체’로 착각하여 가방을 열기에 이르렀던 것.
짜증이 났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 나라에 왔으니 이 나라의 법과 담당자의 말을 따르는 수밖에.
게이트로 가기 전에 대한항공의 라운지로 가서 급하게 샤워실을 찾았다.
예상과 다르게 검색대에서 시간을 지체하여 남은 시간이 많이 없었다.
PP 카드로 급하게 대한항공 라운지에 체크인을 하고 급하게 짐을 사물함에 넣었다.
탑승시간까지 예정했던 시간보다 적게 남았기 때문이었다.
‘여유’는 찾을 수 없었던 시간이었지만, 짧은 샤워로 2번의 비행 여정으로 쌓여있었던 피로를 풀었다.
샤워실은 생각보다 굉장히 넓었고, 시간이 더 있었더라면 피로를 더 풀고 나갈 수 있을 정도의 시설이 구비가 되어 있었다.
샤워를 마친 후 시간을 보니 탑승 시간이 20분도 남지 않았다.
엘셀바드로의 산살바드로 공항까지 가는 아비앙카 523편이 출발하는 137번 게이트는 라운지에서 거리가 꽤 있었다.
빠른 걸음으로 그 머나먼 거리를 걸도 또 걸어서 게이트에 다다르니 남미를 간다는 느낌이 좀 더 강하게 느껴졌다.
오늘의 세 번째 이륙을 위한 탑승을 진행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다시 창가자리.
LA 공항이 얼마나 바쁜 공항인지 창 밖만 봐도 느낄 수 있었다.
비행기는 이륙 순서를 받았는지 슬슬 출발했다.
그리고 오늘의 세 번째 이륙.
‘나는 이제 내 인생 처음으로 남미 대륙으로 향한다.’
엘살바드로의 수도인 산살바드로로 향하는 아비앙카 523편(AV523)은 에어버스 321 기종으로 자리에 USB 충전 모듈이 구비되어 있었다.
이 기나긴 비행기 여정과 더불어 쿠스코에 도착하자마자 하루의 택시 투어까지 대비해서 보조배터리를 3개나 준비해 왔지만 생각보다 잘 아끼며 이동 중이다.
그리고 이번 여정의 네 번째 기내식을 맞이했다.
식사를 마치고 창밖의 풍경에 주목을 하였다.
미국으로 넘어올 때는 날짜변경선을 넘었고,
이제 슬슬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넘어가는 중이다.
지구본 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런 느낌...
여전히 푸르른 하늘을 보며 남은 2번의 비행도 안전하게 해 주십사 기도를 해 본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2017년 9월 28일의 두 번째 저녁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것도 비행기 안에서 같은 날짜의 두 번째 저녁을 맞이하고 있었다.
머나먼 남미를 향하는 비행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엘살바드로(El Salvador)의 산살바도르(San Salvador)에 접근을 하자, 낮은 구름들이 어둠 속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도 아주 많이 내렸다.
비행기는 착륙 준비를 하고, 이 정도 비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랜딩 준비를 하였다.
도착하고 페루의 리마(Lima)로 향하는 아비앙카 429편이 출발하는 게이트를 찾았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고, 짐 검사도 따로 안 받아도 되었다.
LA에서부터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한국분들에게 그들의 여정도 즐겁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인사를 건넸다.
중미를 거쳐 남미로 가는 한국인은 셋 밖에 없었고, 이곳부터의 각자의 목적지는 달랐다.
네 번째 비행기의 자리는 16C.
옆에 앉으신 분은 페루분인지 어디분인지 알 수가 없었지만, 푸근한 인상이 너무나 좋았다.
본인 자리로 기내 에어컨을 옮기고 싶어 하셨지만 어려워하신다.
뿜어내는 방향을 바꾸어 그분이 원하는 세기와 방향을 맞추어드리니 이내 곧 ‘엄지척’을 보여준다.
함께 탄 탑승객과 미소로 시작하는 이륙, 기분이 좋았다.
네 번째 이륙이 시작되었다.
이제 4시간 20분만 더 날아가면 남미에 도착한다.
남미 대륙에 들어설 생각을 하니 다시금 쌓였던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다.
페루 리마에 도착하는 시간은 현지 시간으로 29일 새벽 1시 40분.
쿠스코로 넘어가는 비행기의 출발시간은 5시 20분이었기 때문에 리마공항의 라운지에서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다.
산살바드로로 넘어오는 비행기 안에서는 여전히 시차적응이 어려워서 자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리마로 넘어가는 비행기 안에서는 왠지 모르게 정신이 똘망똘망하다.
맥주를 마셔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글을 쓰고, 맥주를 마시며 이것저것 쓸데없는 그리고 쓸데 있는 생각을 하다 보니 착륙 안내 방송이 나왔다.
네 번째 랜딩.
‘정말 남미에 도착했다.’
입국 수속은 별개 없었다. 위탁 수하물이 따로 없었던 탓인지 관련 서류도 작성할 필요가 없었던 것 같았다.
입국장에 들어서니 택시기사들이 나를 환영해 준다.
그들을 가볍게 패스하고 쿠스코로 향하는 국내선 출발 게이트로 향하였다.
그리고 게이트로 들어서기 전에 남미 여행객들은 꼭 구비해야 하는 ‘고산병 약’인 소르체빌(Sorojchi Pills)이 보이는 가게에서 84.95 솔에 구입!
이제 고산지대도 든든할 것 같은 기분이다.
국내선 게이트를 가볍게 통과하고 다시금 휴식을 하기 위해 PP카드가 가능한 라운지를 찾았고,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Gala’라고 하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샤워실도 구비가 되어 있었고, 맥주에 간단한 간식에 좁지만 필요한 모든 것이 구비된 곳이었다.
샤워도 하고 맥주도 마시고 인터넷의 기쁨도 누리며 휴식을 하던 중에 한국 분이라고 생각하여 말을 거니 LA에 사는 대만 분이라고 한다.
같은 비행기를 탈 예정이라 출발 시간을 기다리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니 탑승 시간이 다가와 게이트로 향하니 시장통 저리 가라의 분위기인데다가 뭔가 이상했다.
‘분위기가 싸하다???’
분명 게이트의 안내 화면에서는 ‘Call’이라는 안내 문구가 있었지만, 갑자기 게이트 주변에서 나오는 스페인어 방송에 주변이 술렁인다.
분위기가 싸해서 보니, 갑자기 타야 하는 아비앙카 839편이 캔슬이 된 것.
결국 마지막 다섯 번째 비행에서 제동이 걸렸다.
‘쿠스코에 도착해서 바로 일일투어 떠나야 하는데’
사람들이 움직이는 모양새를 따라서 줄을 서며 대체 편 비행기의 티켓을 받아보니 다행히 7시에 출발하는 아비앙카 807편.
다시 라운지로 돌아와 사정을 설명하고 한 시간을 더 기다린 뒤 게이트로 향하였다.
인천-타이베이 2시간 45분
타이베이-LA 11시간 55분
LA-산살바도르 4시간 53분
산살바도르-리마 4시간 20분
리마-쿠스코 1시간 19분
공항 대기 시간 13시간 46분
총 41시간 46분
누군가는 그렇게 비행기를 많이 타고 남미까지 갈 필요가 있는지 할 수도 있겠지만, 비행기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여행 이상으로 잊지 못할 여정이었다.
A330, B777, A321, A320 그리고 A319 5개 기종의 탑승과
TPE, LAX, SAL, MIM 그리고 CUZ 4개의 공항 방문까지..
‘참 잊지 못할 비행 여정이네’
라고 생각하며 도착지인 쿠스코를 향해갔다.
창밖에 보이는 고지대에 감탄을 하며 비행하기를 1시간여 드디어 쿠스코 도착 안내 방송이 나왔다.
기나긴 비행의 끝이 보였지만, 안심할 수 없었다.
택시투어를 함께 떠나는 일행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착하자마자 할 일이 많았다.
우버를 불러다가 숙소까지 가야 했고,
숙소에 마추픽추를 다녀오는 동안 큰 짐을 맡겨야 했다.
큰 짐을 맡기고 바로 일행과 합류도 해야 했다.
랜딩을 준비하는 비행기 속에서 나름의 시뮬레이션을 해 보지만 다 필요 없다.
언제 어떤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나의 14일간의 남미여정이 이제 시작되었다.
유희열, 이적, 윤상이 아무런 준비 없이 남미로 끌려갔던 ‘꽃보다 청준 - 남미편’을 보고 ‘나도 꼭 가야지’하고 맘 먹은지 3년만에 그 땅에 발을 디뎠다.
귓가에는 남미 여행을 위해 준비해온 곡 중 이적의 ‘이십 년이 지난 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어릴 때는 삶이 아주 길 것 같았지. 까마득했지 이십년이 지난 뒤
이젠 두려울만큼 짧다는 걸 알아. 눈 깜빡하면 이십년이 지난 뒤
터벅터벅 걷다 보니 우리 여기까지 왔지
비틀비틀 할때 마다 서로 굳게 붙잡아 주어
…
참 알 수 없는 이십년이 지난 뒤’
‘여행은 만남입니다’
2017년 휴먼의 남미 여행 No.1
#2017남미여행 #2017SouthAmericanTravel #남미여행 #배낭여행 #휴먼의남미여행 #직장인의배낭여행 #humantravel #RX100M3 #iphone5c #humanfamily #ICN #TPE #LAX #SAL #LIM #CUZ #A330 #B777 #A321 #A320 #A319 #기내식 #창가 #경유 #스타얼라이언스 #에바항공 #아비앙카 #이륙 #착륙 #꽃보다청춘 #이십년이지난뒤 #여행은만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