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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man Feb 20. 2021

열네 번째 이야기 - 여행 그리고 만남(2) -

설레임의 발견. 휴먼의  여행에세이.

※ 본 글은 2017.1.16 블로그 ( 바로가기 LINK ) 에 게시된 글을 브런치 형식에 맞게 일부 수정한 글 입니다.


#TKU to #GDK by #W61752 단지 항공편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단스크 공항으로 향하였다.


:: 그해 가을, 그와 그단스크를 만나다. ::


2011년 가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Creative Commons 의 큰 행사가 있었던 그 가을,

( Creative Commons Global Summit 2011 Poland >> https://creativecommons.org/tag/global-summit-2011/ )


2005년 이후로 6년만에 유럽행을 준비하면서 두개의 거점을 잡았다.


여정의 관문으로는 핀란드 헬싱키,

폴란드의 관문으로는 폴란드 그단스크…


헬싱키는 그 전 노르웨이와 스웨덴만 방문했던 북유럽 여행의 아쉬움을 달래줄 그 해 여행의 관문이었고,

폴란드의 그단스크는 그냥 핀란드에서 넘어가기 쉬운 저가항공 Wizz Air 가 취항하는 곳이었다.


' 그렇다. 이유는 그냥 싼 항공편이 존재한다는 것 뿐이었다. '


고즈넉한 그단스크(Gdansk) 강변에서...


숙소의 첫날 밤부터 숙소에 붙어있는 1층의 펍이 ' 한잔 하시게 ' 라며 나를 불렀다.

동유럽 도시의 저녁 풍경은 밤새 술을 끌어와도 모자를 감흥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게 알게된 친구 앤드류 폴,

그는 호주의 멜버른에서 온 여행자로 3일간 이 작은 도시의 추억을 만들었던 유쾌한 여행친구였다.


점심부터 맥주 그리고 엽서, 일기... 여정은 그렇게 기록된다.


여정을 천천히 즐기는 법을 아는 친구 앤드류..


그단스크는 과거 한자동맹에 소속된 항구도시로 폴란드 무역의 2/3 이상을 차지하는 곳 이었으며, 수 많은 전쟁에 휘말린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인지 몰라도 무역으로 인한 영광의 흔적, 치열하게 살아남으려 했던 비극의 흔적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남은 문화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었다.


그곳을 걷고,

그곳을 보며,

그곳에서 만났음을 신기해 하였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관광지이지만 북적이지 않았고, 요란스럽지 않으며, 천천히 눈에 담고 싶었던 풍경 뿐이었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그곳.


모투아바강(Motlawa)강의 고요한 물결이 마음의 평온함을 주었던 그곳.


그곳 그단스크(Gdansk)


브라마 주라브( Brama Zuraw )


모투아바강(Motlawa) 강변


음악을 즐기고, 춤을추고 앨범까지 구매 했던 흥부자 앤드류..


Jump !!! on Gdansk


그단스크의 향수는 비단 이 도시에 그치지 않았다. 항구도시이지만 바다와는 거리가 있었던 그곳..

밤이 되면 으슥해 지지만, 그 으슥함이 옛 추억의 향기를 그대로 배달 해 주는 듯하는 그곳.


그단스크(Gdansk).


그 그단스크에서 그와 나는 바다를 만나고 싶었다. 그리고 좀 더 바다와 가까운 곳으로 향하기로 하였다. 


30분을 달려 도착한 소폿(Sopot)의 역사..


그단스크(Gdansk)에서 열차를타고 약 30분…

바다내음이 코끝을 스쳐가는 소폿(Sopot)을 거닐기 시작하니, 동네 음식을 먹자고 외쳐대는 배의 꼬르륵 소리가 나서 무언가에 이끌리듯이 레스토랑 한곳으로 들어갔다.


메뉴를 신중하게 골랐던 그..


피자가 일품이었던 레스토랑 Monte ECO 1992


말이 필요없는 피자와 맥주 조합.. 그리고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스마트폰.


식당 내부..


맛있는 맥주

맛있는 피자

맛있는 풍경에 취해 그와 이야기하고 Staff들과 이야기 하다보니 하늘은 어느덧 어둑어둑해졌다.


친해진 Staff 들과는 일 마치고 다시 만나기로하고 가게를 나서며 이 항구도시의 시내를 걸으며,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갔다.


Molo 부두가 입구


걷다보니, 목재로 만들어긴 기나긴 Molo 부두의 입구가 나타났다.

생각지도 못하게 바다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으로 이 기나긴 부두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각자가 꿈꾸는 여행뒤의 생각을 했을런지도 모른다.


그는 이야기가 잘 통하는 친구이자, 여정에서 즐거운 추억을 남길 줄 아는 친구였다.

짜증 날 만도 한 나의 이런 저런 컨셉(?) 사진에 적극적으로 응해 주었다.


그래서 일까?? 그와 함께 찍은 한장 한장을 찍었던 순간이,

지금 이순간 하나 둘씩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Molo 부두..


' 고독한 컨셉으로 찍어보자 ' 라고 했던 것 같다.


그가 담은 나


내가 담은 그


그와 나는 폴란드의 작은 항구도시 Sopot 에서  컨셉을 가장하여 각자의 생각을 정리하였는지도 모른다.

그단스크(Gdansk)에서 따라온 생각의 고리들은 그렇게 바다를 바라보며 정리가 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


' 우연한 만남도 각자의 여행 목적을 이루는 작은 기회가 되는 것이다. '


Molo 부두, Sopot


우리는 각자의 목표와 목적을 향해 자신의 자취를 남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앤드류와 부두에서의 시간을 정리하고, 식당에서 만난 Staff 들과 만나기 위해 다시 광장으로 향하였다.


낯선 도시에서,

낯선이와 만나서,

낯선 항구로 왔고,

낯선 식당에서,

낯선 이들과 한 약속으로,

낯선 선술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낯선 곳에서 남겼던 그와의 이야기...



낯선 그들이 즐기는 저녁..

결코 낯설지 않았다.


일을 마친 폴란드 친구들과 향했던 선술집..

기본적으로는 영어로 대화를 진행하였지만,


폴란드어 & 영어 & 한국어

로 하면 ' 이런 표현들이다 ' 라고 나누었던 문화의 교감.


그것을 받아들이는데 거부감이 없었던 적극적인 사람들.


단 하루의 추억이었지만, 뇌리속에 강열하게 남아있는 시간들이었다.


Sopot 의 선술집 ' Stary Rower '


종이에 각자의 언어로 표현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나누었다.


진지했던 순간.


이들이 오래오래 기억이 남을 수 있는건 지금도 페이스북이라는 수단으로 소식을 주고 받고있기 때문이고,

단 하루의 추억 이었지만 그것을 바탕으로 ' 다시 만나자 ' 라고 기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그날의 추억의 한 장을 함께 남겼다.


Sopot에서의 시간을 뒤로하고,

그와 나는 그단스크(Gdansk)로 돌아와 맥주를 더 함께하였다.


나는 하루 더,

그는 이제 다른 여행지로..


호주에서 그를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꽤나 오랜시간동안 이야기를 더 나누었던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루가 지났다.


' 그리고 그와 헤어졌다. '


한번 돌아다녀 보았다고 헤매지 않았던 구시가지


Basilica of St. Mary of the Assumption of the Blessed Virgin Mary in Gdańsk


그단스크(Gdansk) 성모승천 대성당의 웅장함 


점심으로 러시아 음식을 즐겼던 중심가의 광장(Dlugi Targ)


이틀을 함께 다닌 그는 없었지만, 그단스크의 나머지를 담으며 이 도시와의 작별을 준비하였다.


바르샤바 Global Summit에서 발표할 자료를 준비하였고,

고마운 사람들에게 엽서를 적었다.


헬싱키에서부터의 사진을 보며 일주일이나 지난 여정을 아쉬워하였고,

SNS 통해 여정에서 만난 이들과  추억을 공유하였다.


그렇게 폴란드 북부 도시 그단스크(Gdansk)에서의 시간은 저물어 가고 있었다.


카페에서의 시간.


숙소로 돌아가는 길


그렇게 그단스크의 마지막 저녁 일정은 끝났다.


꽤나 오랫만에 오랜 시간동안 묵혀놨던, ' 그단스크 ' 라는 서랍을 꺼낸 것 같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잊혀져있던 그날의 추억을 되 살리기 위해, 그날 남겼던 많은 이야기를 다시끔 복기한 것 같다.


' 그 ' 와의 추억을 기억하기 위해서 랄까...


2014년, 5년만에 호주를 방문하기 전 난 앤드류에게 이메일 한통을 보냈다.

그와 헤어질때 ' 다시 호주를 방문한다면 꼭 멜버른에 들르겠다 ' 라고 약속을 하였기 때문인데, 그의 회신은 없었다.


그래서 오랫만에 그의 페이스북을 방문을 하였다.


하나같이 그를 추모하고 추억하는 글…


그는 이미 이 세상사람이 아니었다.

무언가 가슴 한구석이 아려오기 시작했다.

매년 그의 생일은 페이스북이라는 공간에 그를 추모하는 글이 지금도 올라오고 있다.


이 글을 쓰며, 그와 나누었던 이야기가 다시끔 떠올라 그단스크의 기억이 더욱 뚜렷해 짐을 느꼈다.


우리가 살아가는 몇만일 중의 단 3일이었지만, 그 기억은 잊기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일까. 이 글을 쓰며 꽤나 오랜 시간 사진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그가 좋은 곳에서 평온하게 즐거운 삶과 여행을 추억하길 바라며, 


그단스크의 추억을 담은 이 글을 그에게 바칩니다.


그날 우리가 함께 했던 그 여행의 흔적은 평생 남아 있을 것이다.


Hey Andrew,

I really hope to meet you again when I go to Australia that is because I'd been feeling you are going to be great friend on my trip. 


We can not drink beer together anymore. But, I can recall our memory of Gdansk and Sopot.


R.I.P. my friend.

See you.


The End of Travel Essay No.14

#humanessay #humantravel #그단스크 #Gdansk #Sopot #Memory


With Andrew Poll In Gdansk, 그와 함께한 그단스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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