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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pfunding May 13. 2016

P2P 기업대출의 시작, 컬처펀드

P2P금융, 문화/예술 및 기업과 대중을 연결하다

#여섯 번째 팝펀딩 히스토리

P2P 기업대출의 시작, 컬처펀드

- 문화/예술과 대중을 연결하다 -



2016년 지금은 대부분의 P2P금융 업체들이 개인대출과 더불어 기업대출을 제공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저희 팝펀딩 역시 법인 및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출 상품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죠.


그럼 과연 팝펀딩은 언제부터 기업대출에 뛰어들었을까요?

조금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2010년 12월의 어느 날의 이야기를 꺼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사장님께서 툭~하고 던진 질문으로 시작됩니다.



"올해 초 야심 차게 시작했던 팝펀딩 7년 무이자 학자금 대출이 초라한 결과로 서비스를 접게 되었습니다. 상환기간이 길고 무이자라는 점 자체가 투자자들을 설득할만한 매력을 주지 못했죠. 그럼 이 상황에서 조금 다르게 생각해 봅시다. 꼭 이자를 돈으로만 주는 게 투자자 입장에서 수익으로 생각하는 것일까요?"


"아무래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금전적인 수익을 바라고 팝펀딩에서 투자활동을 한다고 봐야겠죠. 물론 어떤 투자자분들은 신용이 낮고 어려운 위기에 처한 대출자가 자신이 투자로 인해 위기를 극복하고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에 기쁨과 희열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럼 수익을 바라는 투자자와 대출자의 삶이 변화되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투자자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투자상품은 없을까요?"


".............."


"가령, 공연을 하는 업체가 공연 준비를 위해 자금이 필요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 공연을 보고 싶어 하는 상황이라면 이자 대신에 공연 티켓을 투자자들에게 주면 어떨까요?"


  

"흠.... 업체 입장에서는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티켓 비용과 이자비용 중 어떤 비용이 더 많이 드는지를 따져보지 않을까요?"


 

"내 생각에는 공연을 보러 가는 사람들이 부담해야 하는 티켓 비용과 공연업체가 부담하는 티켓 비용은 다를 것 같은데... 관객이 10만 원에 구매를 해야 하는 티켓이라면 티켓 판매 마진을 좀 줄인다면 공연업체는 10만 원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티켓을 제공할 수 있을테니..."


 

"듣고 보니 그렇군요. 그렇다면 공연뿐만이 아니라 물건을 만드는 업체도 이런 방식의 적용이 가능해 보이는데요..."


"자.... 본격적으로 모델링을 좀 해 봅시다...."



결국 그 이듬해인 2011년 2월에 팝펀딩의 첫 기업대출 모델이 탄생하게 되었고 이런 서비스 명이 부여되었습니다.


컬처펀드(Culturefund)


팝펀딩의 컬처펀드는 공연/문화 단체가 공연에 필요한 자금을 무이자로 빌리는 대신 투자자들에게 티켓이나 다양한 문화 참여 혜택을 이자 대신으로 받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과거 자료를 찾아보니 2011년 1월에 만든 아주 촌스러운 제안서가 툭 튀어나왔습니다. 이 제안서를 보니 당시 컬처펀드에 대해 소개하는 자료를 만들어 다양한 문화/예술 업체를 만났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공연업체 입장에서는 공연을 위한 자금부터 어떻게 홍보해서 대중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지를 항상 고민하겠고, 대중의 입장에서는 티켓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제대로 문화체험을 하지 못하는 것이 고민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팝펀딩이 만든 컬처펀드를 이용하면 공연업체는 자금을 조달하는 것 외에도 고객을 확보하고 대중의 관심을 증대시킬 수 있으며, 대중(투자자)들은 문화에 투자하면서 티켓 비용 등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아주 좋은 서비스다.....라고 썰을 풀었던 흔적이...ㅎ



암튼 이렇게 시작된 최초의 컬처편드 기업은 사회적기업 (사)서울오케스트라였습니다.


정기연주회를 위한 공연장 대관료로 500만 원을 컬처펀드를 통해 무이자 대출을 받으면서 투자자들에게는 R석 티켓 2장을 제공하는 조건이었는데요. 클래식을 좋아하는 서울 근교에 거주하는 투자자 46명의 참여로 첫 컬처펀드가 성사되었습니다. 

팝펀딩 컬쳐펀드 1호


당시 서울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 갔다 와서 참관기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http://popfunding.tistory.com/605


당시 팝펀딩 컬처펀드가 참신했는지 많은 매체에서 기사화되기도 했습니다.


"무이자 투자로 오케스트라를 감상한다?" [2011/2/10, 아시아경제]

"품앗이 투자로 풍성한 문화 수확" [2011/2/09, 경인일보]

"품앗이투자하고...문화예술 즐기고... 팝펀딩 컬쳐펀드" [2011/2/08, 블로터닷넷]


첫 컬처펀드가 오케스트라 공연이었다면 두 번째 컬처펀드의 주인공은 영화였습니다.


바로 추억의 명화 '사운드 오브 뮤직'

'사운드 오브 뮤직' 재 개봉을 위한 소셜펀드


당시 서울 종로의 허리우드극장 자리에 노인 전용 영화관인 '실버영화관'에서 추억의 명화인 '사운드 오브 뮤직'의 재개봉을 위한 국내 상영권을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필름을 수입해 오기 위해서는 추가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었고요. 당시 컬처펀드를 진행하면서 '실버영화관' 대표가 이런 글을 남겨주었습니다.



"이번 사운드 오브 뮤직이라는 영화를 들여오면서 함께 상영하자는 대형 멀티플렉스의 요청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전 ‘좋은 것은 어르신 먼저’라는 공경문화를 위해 저희 실버영화관에서 먼저 단독으로 상영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낮 시간은 어르신들이 먼저 영화를 볼 수 있게 배려하고 저녁 시간에는 사운드 오브 뮤직이라는 영화에 추억이 있는 3~40대 분들을 모시면서 모든 세대가 영화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이번 컬처펀드를 통해 단순히 영화에 투자하고 영화를 관람하는 것보다는,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해 준 부모님과 어르신들을 한번 더 생각하고 함께 추억을 이야기할 수 있는 뜻깊은 추억여행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저희 실버영화관은 좀 더 다양한 옛날 영화들을 수소문해서 더 많은 추억을 선물해 드릴 예정입니다. 이런 저희 영화관의 노력에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좋은 취지에 공감한 투자자분들의 참여 덕분에 3천만 원의 자금을 모을 수 있었고 그렇게 추억의 명화 '사운드 오브 뮤직'이 재 개봉할 수 있었습니다.


쌈짓돈 모아 '사운드 오브 뮤직'을 스크린에! [2011년 2월 24일, 블로터닷넷]



이후 팝펀딩은 문화/예술 기업에 국한된 컬처펀드를 제조 관련 기업으로 확산하기 시작하면서 '컬처펀드'라는 서비스명을 '소셜펀드'로 변경하게 됩니다.


소셜펀드(Social Fund)


동티모르의 공정무역 커피를 수입해 판매하는 사회적기업 '카페티모르'는 자사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원두커피 포장용기의 디자인을 변경하고 원두커피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티백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1,200만 원의 자금을 팝펀딩 소셜펀드를 통해 조달했습니다. 


무이자로 대출을 받는 대신에 투자 금액별로 투자자들에게 카페티모르의 원두커피와 바리스타 무료 교육권 등이 제공되어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카페티모르 소셜펀드


이렇게 받은 자금으로 실제 티벡 원두커피 제품이 출시되기도 했었죠.


팝펀딩 소셜펀드를 통해 탄생한 카페티모르의 원두커피티벡제품



친환경 도시농업과 관련된 비즈니스를 하는 '그린플러스'라는 기업에서는 2011년 10월에 누구나 쉽게 가정에서 미니텃밭을 가꿀 수 있는 꾸러미 제품을 출시하였고 이 제품에 대한 홍보비용 500만 원을 무이자로 빌리고 투자자들에게는 약 3~4만 원 상당의 텃밭 가꾸기 꾸러미가 제공되었습니다.


그린플러스 소셜펀드


투자자들에게 제공된 텃밭가꾸기 꾸러미 세트



이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컬처펀드, 소셜펀드를 통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면서 팝펀딩에서는 점차 기업대출이 확대되기 시작했습니다.  대출 방식도 단순후원형, 무이자대출형, 이자부대출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이 되었고 현재는 재고자산을 담보로 하는 동산담보대출까지 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습니다.


팝펀딩의 컬처펀드, 소셜펀드와 같은 P2P 기업대출은 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역할 외에도 많은 대중들에게 기업과 그 기업이 생산하고 만드는 재화와 서비스를 알릴 수 있는 일종의 홍보의 역할까지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P2P금융이기에 가능한 것이자 P2P금융을 통해 투자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만들어 낸 변화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팝펀딩이 펼쳐갈 다양한 기업대출 상품을 통해 기업과 투자자 모두 윈-윈 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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