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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우뚝 Feb 12. 2023

갈라파고스 여행기 (1일차)

산크리스토발에 도착하다

드디어 갈라파고스에 입성했다. 누구나 내셔널 지오그래픽 작가가 될 수 있는 곳이기에 앞으론 글보다 사진이 더 많을 것 같다. 산크리스토발에 비행기가 착륙하고 나면 두 다리로 활주로를 가로질러 공항 건물로 이동하게 된다(이동용 버스따윈 없다). 뜨거운 태양 아래 선인장에 꽃이 활짝 피어 우리를 반겨주었다. 동식물 보호를 위해 검역이 중요 또 중요한 곳이다보니 키토 공항에서 특별검역을 마쳤어도, 한번 더 검역을 실시한다. 탐지견도 있었는데, 이미 한차례 수색이 끝났는지 입구에서 꼬리를 흔들며 관광객을 환영했다. 갈라파고스는 가기도 힘들지만 높은 입도비로도 악명이 높은데, 외국인은 100불을 내야하는 반면 에콰도르 국민일 경우 단돈 6불만으로 입도가 가능하다(거의 20배 차이...) 수화물 레일이 하나인 것이나 활주로를 가로질러 공항건물로 가는 것 등이 마치 동티모르 딜리 공항과 흡사해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활주로를 가로질러 공항 건물로 향하는 관광객들, 그리고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던 탐지견
갈라파고스 입도비 ㅎㄷㄷ... 그리고 산크리스토발 공항 짐 찾는 곳

짐을 찾고, 호텔에서 마중나온 Leo를 만나 숙소로 이동했다. 숙소 이름이 Galeodon (갈레오돈)이라... 그 집 아들내미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서핑을 좋아하는, 호텔 일을 간간이 도와주는 맘씨 착한(얼굴도 착한) 장기투숙객이었다. 숙소는 베이직 (가격은 안베이직) 했으나, 꽤 넓었고 개별 부엌이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환상적인 뷰를 자랑했다. 생수(filtered waer)는 호텔 주인이었던 Sean이 매일 아침 채워주었고, 냉장고엔 딸기잼, 마가린, 계란 2개가 늘 구비되어 있었으며 새벽엔 빵 봉지를 문 앞에 걸어두었다. 산크리스토발 시내는 매우 작아서 걸어서 2-30분 정도면 시내를 샅샅이 훑어볼 수 있었고 시내에서 반대방향으로 걸으면 에코센터와 해변이 나왔다. (물론 호텔→시내→공항 방면으로 걸어도 바다사자 군락지를 겸한 해변이 나온다.)

숙소에서 본 전경 및 숙소(갈레오돈) 사진

도착하자마자 점심시간이었기에, Sean이 극찬한 세비체 집으로 향했다. 현지가게였는데, 가격은 한 그릇에 10불이었다. 고수를 좋아하지 않고 파나마 출장 때 먹어본 이후 한참이 지난 터라 세비체 맛 자체가 낯설어 잘 몰랐는데...지나고보니 이 때 먹은 세비체가 역대급 맛있는 세비체였다... 현지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 따로 고수를 빼달라고 하지 않았는데, 앞으로 알아두어야할 것 같아 주인 아주머니께 고수를 현지어로 뭐라고 하는지 여쭈었고, "예르비따" 라고 답하며, "더 줄까?" 하는 눈빛을 보냈다. 애써 그 눈빛을 외면하며, 에콰도르 국민맥주인 Club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산크리스토발에서 첫 끼를 장식한 Jamil Kame에서의 세비체. 라임을 아주아주 많이 준다.

이후엔 시내를 걸어다니며 스쿠버다이빙 투어를 알아보았는데, 1월이 비수기여서 괜찮을 거란 우리의 예상과 달리 스쿠버다이빙 핫플인 키커락(Kicker Rock, 바위가 진짜 신발처럼 생겼다)은 이미 만석이었다. (일요일에 도착해 월요일 투어를 예약하려고 했는데, 월요일은 마감, 화요일은 네 자리가 있다고 했다.) 여기저기 샵을 돌아다녀봤으나, 다이빙 보트가 한정되어 있는 탓인지 키커락 자리는 나지 않았고, 이에 스노클링 장비만 인당 10불씩 주고 빌려서 돌아왔다. 결국 화요일에 키커락이 아닌 다른 곳에서 다이빙을 하긴 했으나... 1) 명성이 있는 곳은 다 이유가 있다. 2) 갈라파고스는 365일 성수기다 라는 두 가지 교훈을 얻었다. Whatsapp으로 사전에 문의 및 예약을 하면 되고, 대부분의 다이빙샵은 영어를 하니 꼭 예약을 하고 가기를 권한다. (다이빙 이야기는 다음편에서.....)


숙소에서 잠시 쉬며 한 숨 돌린 뒤 시내 반대방향 해변을 향해 걸었다. 근거리에 있는 해변은 식당도 있고 사람이 바글바글해 야트막한 바위언덕을 넘어 있는 해변으로 향했다. 바다사자와 마린이구아나들은 관광객 틈사이에서 수영을 한 뒤 햇볕을 쬐고 있었고, 일부러 장난을 치는 녀석(어린이&바다사자)들도 꽤 있었다. 스노클링을 하기엔 아직 홈볼트한류의 영향으로 물도 차고, 파도도 강해서 해변 근처에서만 조금 놀다 썬탠족들에 이내 합류했다. 다만, 적도는 태양이 정말 강해 반드시 선크림을 꼼꼼하게 덧발라야 한다.. 내 말을 귓등으로 듣고 여행 내내 고생한 1인 잘 보거라..!! 내가 여행으로 즐거운만큼, 갈라파고스도 그렇길 바라기에 해양생태계 보호를 위해 옥시벤존 등을 넣지않은 프로젝트코랄 선크림을 미리 준비해갔다.


갈라파고스 섬은 섬 내 동물과 2M 거리를 유지할 것을 요구하는데, 솔직히 동물들이 너무 사람을 기피하지 않아서 2M 거리를 지키기가 힘들다. (내가 오히려 야! 거리 지켜~ 라고 말할 때가 몇 번 있었다...) 2M 거리를 지키진 못했지만, 절대로 동물들을 만지지 않는다!! 는 철칙은 여행 내내 고수했다. 귀엽다고 만지면, 물릴수도 있고 나아가 심한 경우 사람 냄새로 인해 어미가 새끼를 버리는 경우들이 있다. 이에, 절대로 귀엽다고 또는 호기심에 만지거나 먹이를 주면 안된다. 다행히 갈라파고스에서 관광객이 동물들을 만지는 경우를 보지는 못했다. (한국에서 동물 만지기 체험하는 곳들, 그리고 그 곳에 가시는 학부모들!! 진짜 각성하세요..ㅠ 아이들이 멋진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면,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보다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주시기를 바랍니다... )

 

애틀랜타 역사센터에서 구매한 티셔츠를 입고 바다사자와 조우, 그리고 바다사자 군락해변


아이들을 놀래키는 장난기 많은 바다사자. 발차기 하는 어린이는 나중에 엄마에게 혼이났다.
낮잠 자다 쉬마려웠는지 갑자기 공중화장실에 들어가는 바다사자. 나중에 화장실 들어가신 분 깜놀했을듯.


해변에서 망고주스 1인 1잔을 드링킹 한 뒤 숙소로 돌아왔다. 잠시 숨을 돌린 뒤 저녁엔 시내를 산책했다. 작지만 너무 예쁜 산크리스토발, 봐도봐도 질리지않고 귀여운 바다사자 (냄새와 울음소리는 조금 안 귀여움..) 덕분에 오랜 시간 비행으로 인한 피곤함, 그리고 jet lag도 싹 다 가신 하루였다. 갈라파고스 2일차는 산크리스토발에서 다이빙을 했는데, 갈라파고스 여행을 준비하는 다이버들을 위한 교훈을 들려드리고자 하니, Stay tune!!


숙소에서 우리를 반겨준 Lava Lizard


영역 다툼 중인 Marine Iguana들. 보통 회색인데, mating season이 가까워질수록 위와 같이 알록달록해진다.
놀고 있는 바다사자들
상어놀이 중인 바다사자. 바위 위에 몸을 말린 바다사자와 젖어 있는 바다 사자를 보면 털 색깔이 다르다.
피크닉 중인 사람들 옆에서 낮잠 중인 바다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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