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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웨터필름 Dec 13. 2022

자전거2


어떤 말은 주문이 되고 어떤 말은 해방시킨다. 자전거를 탈 때마다 했던 생각을 글로 남기니 자전거를 타면서 새로운 생각을 한다.


문장에 미처 담지 않은 바구니, 전조등, 브레이크, 타이어의 기억. 그런 것 말고도 가로등 불빛은 꽤나 넓게 멀리 비춘다는 것. 자전거를 타는 내 그림자가 하나였다가 두 개가 됐다가 세 개가 되기를 반복한다는 것. 새로운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


집 앞에 세워둔 내 자전거는 맑은 날이면 옷가지가 널리는 빨래 건조대가 된다는 것도 알았다. 비 오는 날 씌워지는 우산만큼 정답다. 오랜만에 입은 바지 주머니에서 자전거 열쇠를 발견했다. 잃어버린지도 몰랐던 열쇠가 주인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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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지 1년이 더 지났다. 요즘은 자전거를 타면서 무슨 생각을 하더라. 언제까지 탈까, 어디까지 가볼까, 어떤 길로 가볼까. 자전거 글 2개가 나를 자전거로부터 완전히 해방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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