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좋은PM?
흑백요리사 팀전에서 팀장들을 보며, 더 좋은 PM이란 어떤 모습일까? 고민하게 됐다. 물론 프로젝트 멤버들의 성향, 선호도, 프로젝트의 속성, 조직문화 등의 변수는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편적인 관점에서는 어떤 PM이 더 좋을까?
어떤 PM이 더 좋을지를 고민해보기 전에, "좋다"의 기준을 먼저 정의해보면,
1. 프로젝트를 기한 내 좋은 품질로 완료하는 것(효율)
2. 멤버들 대다수의 만족도
이 두 가지가 가장 큰 지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회사는 프로젝트가 완료된 후 반드시 회고회의라는 프로세스를 거치므로, 이 때 20~30여명의 멤버들이 프로젝트를 하며 겪었던 좋았던 점/아쉬웠던 점/개선되면 더 좋을 점 등을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 물론 100% 솔직한 내용들이 올라오기는 어렵지만 공통적으로 멤버들이 바라는 부분이 무엇인지는 엿볼 수 있다. 이 역시 멤버들의 성향, 업무스타일의 영향을 많이 받겠지만 보편적인 기준으로 볼 때 개발/UX/QA 등의 부서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들은 아래의 사항들이라고 생각한다.
1. 갑작스런 스펙/정책변경은 곤란함
2. 개발/디자인/QA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매우 디테일하게 정책이 정의되어 있고, 최신 업데이트 되어 있기를 원함
3. 각 영역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으므로 사소한 변동도 모두 공유되길 희망함
4. 1번과 연결될 수도 있는데, 지금 작업하는 방향이 틀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한 상황을 겪고 싶지 않음
프로젝트를 리딩하는 동안 위 1~4번의 사항들만 잊지 않고 지켜도 큰 문제상황은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네 가지를 모두 지키기 위해서 PM은 누구보다 발빠르게 상황을 판단하고, 대부분의 내용을 제때에 잘 공유해야 한다.
흑백요리사를 보며 최현석 셰프와 조은주 쉐프의 리더십이 많이 대조적으로 보였다.
최현석 셰프는 다소 독선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주변에서 뭐라고하든 방향을 명확히 정했고 그 논리를 일관되게 흔들림없이 주장했다. 조은주 셰프는 본인이 정한 방향성을 따로 멤버들에게 주지시키지 않고, 멤버들 개개인이 내는 목소리에 따라 이리저리 방향을 수정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 좋은 PM, 멤버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1~4번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PM의 속성은 최현석 셰프와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빠른 결정/빠른 상황판단 + 주변에서 여러 잡음이 들려도 지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이면 그것이 정답이고 그것이 맞다는 확신으로 멤버들에게 동기부여까지를 시켜주어야 삐그덕대지 않는다. 물론 말도 안되는 방향성을 세뇌시키는 것과는 다르다. 충분히 검증하고 고민해 이 방향이 가장 옳다는 확신을 스스로 갖게 된 그 방향에 대해서는 이제 확신을 갖고 추진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PM의 태도에도 멤버들이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추진력있고 확신있는 커뮤니케이션도 매우 중요하다. 조은주 셰프처럼 이 얘기도 옳고, 저 얘기도 옳아요. 라는 태도가 인간적일 수는 있지만, 이러한 모습이 반복돼 노출되면, 멤버들은 "지금 맞게 가고 있는건가?" "그래서 어쩌라는건가?" 등의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기한이 정해져있는 상황에서 스펙/정책이 변경될 수도 있고, 무언가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본인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멤버들은 불안하다. 따라서 미리 충분히 가장 많이 고민한 PM이여야, 어떤 문제를 맞닥뜨려도 누구보다 먼저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고 이러한 신뢰가 멤버들이 안정감을 갖고 역할을 수행하는 토대가 된다.
가끔 이와 같이 밀어붙이고, 확신에 찬 리더십이 다소 비인간적이거나 좀더 자유로운 작업의 기회를 앗아가는 것은 아닌지 고민될 때가 있다. 하지만 정해진 기한 내 아웃풋을 내야하는 점을 고려하면, 프로젝트를 완료한 이후 서스테이닝을 하면서 그러한 부분들은 좀더 자유로운 협업방식으로 보완해나가는 방향을 선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