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WANTEDX
업계마다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리텐션이나 MAU 등의 지표를 보다 보면, '시장을 먹었다'라는 게 보일 때가 있어요. 그때 조금씩 쌓아뒀던 브랜딩에 불을 지피면 좋지 않을까요?
돈이 없어도 브랜딩을 시작할 수 있는 조직이 있다고 생각해요. 브랜드 컬러, 브랜드 폰트, 브랜드 워터마크 등등.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시장을 먹었다' 싶을 때 쌓아뒀던 브랜딩에 불을 지피면 더욱 좋겠죠? 1,2,3 위가 비등비등한 시점에서 이러한 브랜딩이 더욱 힘이 되어 줄 거예요.
4월 25일 수요일 저녁, 원티드와 오픈서베이가 함께 마케터 분들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숫자와 싸우며 제대로 브랜딩하고 싶은 마케터 100명과, 마케터가 사랑하는 브랜드의 마케터 5명이 함께 한 '숫자로 보는 마케터, 그리고 마케터가 사랑한 브랜드 이야기'입니다.
그 중에서도 패널 토크 세션에서 오갔던 내용을 공유합니다.
패널 리스트
김민경 - 이노레드 AE
조경상 - 시그니 대표
유상필 - 오늘의집 마케팅 매니저
김홍은 - 카카오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매니저
장재희 - 원티드랩 글로벌 마케팅 총괄
Q. 다양한 분야의 회사에서 마케팅을 담당하시는 패널 분들, 주로 어떤 데이터를 보시나요?
카카오 김홍은 : 게임의 경우, 론칭▶사전 예약▶앱 다운로드▶유저 리텐션 등 각 단계에 맞추어 퍼널별 KPI를 설정하고 그에 맞추어 데이터를 분석하는 편이에요.
새로 론칭한 캐릭터 사업의 경우, 타사와 제휴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라 해당 프로모션이 실제 캐릭터 이모티콘 다운로드로 이어졌는지(확산되었는지) 실제 판매 건수 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카테고리에 따라 봐야 하는 데이터가 다르듯, 담당하는 직무에 따라 보는 데이터는 조금씩 다를 거예요.
오늘의집 유상필 : 페이스북, 구글, 네이버 등의 플랫폼에 광고를 집행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플랫폼의 수치를 보고, GA 등의 애널리틱스 툴을 통해 데이터를 보고, 그 데이터를 위주로 의사결정하는 편입니다.
사실, 마케팅 효율이 데이터로 보여야 예산을 추가로 집행할 수 있겠죠?
이노레드 김민경 : 광고 대행사이다 보니, 브랜드 담당자와는 조금 다른 데이터를 보곤 합니다.
일단, 빅데이터를 통해 최근 트렌드를 파악하곤 하는데요,
제가 주로 이용하는 사이트는 먼저 '스타태그'.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를 분석해 주는 사이트인데, 예를 들어 '고양이'를 검색하면 #냥스타그램 #고양이그램 등 고양이와 관련된 해시태그 중 가장 인기 많은 해시태그들을 확인할 수 있어요.
다음은 '네이버 데이터 랩'. 많이들 알고 계시겠지만, 키워드 별 검색 트렌드 및 규모를 확인할 수 있어 경쟁사나 셀러브리티 키워드의 트렌드를 보기에 유용합니다.
또 하나는 '마이셀럽스닷컴' 인데요, 셀럽들의 관련 이미지가 마인드맵처럼 펼쳐져요.
예를 들어, '귀여운 느낌의 셀럽 중 점수가 가장 높은 사람' 등을 검색할 수 있습니다.
이런 트렌드들은 프로모션 아이디어 등을 제안할 때에 활용할 수 있어요.
시그니 조경상 : 오래된 브랜드들의 경우, 광고 등의 마케팅 액션의 기여도를 측정하는 데에 조금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제 스타벅스 광고를 봤다고 해서 사람들이 스타벅스에 가는 것일까요? 등의 의문이요. 우리는 광고의 성과를 데이터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캠페인의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대표 및 임직원들과 그 목표를 얼라인 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곤 합니다.
즉, 마케터가 매니지먼트 영역으로 올라가게 되었을 때, 데이터를 이해해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설득하고 진행하는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Q. 그렇다면, 브랜딩을 진행할 때에도 데이터를 활용하시나요?
카카오 김홍은 : 캐릭터 사업마케팅을 진행할 때, 메인 타깃 연령대를 설정할 때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로 이모티콘 사용 연령대, 캐릭터가 화자되는 커뮤니티/SNS 연령대를 참고합니다.
Q. 아무래도 스타트업 관계자분들이 많이 오셨으니, 스타트업에 대해 궁금해하실 듯해요.
스타트업의 브랜딩은 언제 시작하는 게 좋을까요?
시그니 조경상 : 예를 들어 구글은 검색 알고리즘을 편리하게 구성해서, 사람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어요.
구글이라는 브랜드가 좋아서 쓴다기보다 쓰기 편리하고 필요해서 쓰게 만드는 거죠. 이렇게 네트워크를 빠르게 구축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IT 회사의 브랜딩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을 편리하게 만들어 사람들이 제품(서비스)을 활발히 사용하고 회사가 돈을 어느 정도 벌었을 때 브랜딩을 진행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어느 정도의 규모로 돈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시그니 조경상 : 업계마다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리텐션, MAU 등의 지표를 보고 "시장을 먹었다"라는 느낌이 올 때가 있어요. 그때에 다음 스테이지를 고민하는 게 어떨까 합니다.
오늘의집 유상필 : 세션을 준비하기 전에 이노레드 김민경님에게 물어봤어요. 스타트업에 이노레드에 광고를 맡긴 기업이 있는지.
스타트업으로는 원티드가 유일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즉, 그 정도로 돈을 통 크게 쓸 수 있어야 브랜딩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 회사의 경우, 브랜드 광고를 매스마케팅이라고 하는데요, 디지털 마케팅처럼 집행 성과가 지표로 바로 보이지 않으니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지 않고도 통 크게 지출할 수 있을 때 브랜딩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이노레드 김민경 : 돈이 없어도 브랜딩을 시작할 수 있는 조직이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브랜드 컬러, 폰트, 워터마크 등등.
이렇게 작은 것으로 시작하다가 "시작을 먹었다" 싶을 때 조금씩 쌓아뒀던 브랜딩에 불을 지피면 더 좋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몇 개의 배달 앱의 서비스는 비슷하지만 1,2,3 위가 비등비등한 시점에서 브랜딩이 힘이 되어 줄 거예요.
기술력만으로 경지에 이를 수 있는데 브랜딩은 왜 하는 것이냐라고 물어보신다면, 요즘 기술은 발전하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멋진 기술이라는 소문이 퍼지면 미투 브랜드들이 눈 깜짝하면 바로 나타납니다. 기술과 브랜딩이 함께 조화를 이루며 성장해야 정말 롱런하는 건강한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카카오 김홍은 : 브랜딩 =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맛집에 갔을 때 서비스가 좋지 않거나 맛이 없으면 다시 가고 싶지 않은 곳이라는 인식이 생겨 브랜딩에 실패한 셈이죠. 사업을 시작할 때 이게 왜 필요한지, 어떠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브랜딩이라고 생각해요.
모바일 앱의 경우 어떤 정체성을 갖고 있으며 사용하는 데에 불편함이 없는지 등 고객 접점에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모든 것이 브랜딩이 되는 거죠. 그래서 사업 시작 단계부터 브랜딩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배달 앱의 서비스가 모두 비슷하지만 요기요가 갑자기 배달의 민족이 되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될 수는 없으니까요. "어떤 서비스이다"라고 초기부터 브랜딩을 잡아가는 것이 좋을 듯해요.
Q. 광고 대행사인 이노레드도 브랜딩을 하나요?
이노레드 김민경 : 사실 대행사에서 브랜딩을 하기가 쉽지는 않은데요, 우리는 "Loved Idea, Loved Company" 즉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아이디어를 내 자라는 슬로건을 갖고 있어요. 우리는 클라이언트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아이디어가 되려면 소비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클라이언트를 만나보면 "그 이노레드 스러운 아이디어 있잖아요" 라고 이야 야기하는데, 그게 바로 이노레드의 브랜딩 아닐까요?
Q. 다른 분들은 어떻게 브랜딩을 하고 있나요?
오늘의집 유상필 : 브랜드 디자이너 분이 앱 아이콘 등 전반적인 브랜딩 톤을 잡는데요, 최종 디자인 결과물은 브랜드 디자이너 분이 만드셨지만, 회사의 미션과 비전, 슬로건은 대표 및 여러 팀원들이 오랫동안 고민하며 같이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누구나 쉽고 예쁘게 집을 꾸밀 수 있게 한다"라는 회사의 비전과 얼라인해서 브랜딩을 진행하죠.
원티드 장재희 : 원티드의 경우에도 브랜딩에 고민이 많았어요. 브랜딩을 이렇게 시작했는데 나중에 고칠 수 있나? 하는 걱정도 했죠. 하지만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여러 가지 시도들이 브랜딩을 구성하고 있는 중인 듯해요.
Q. 많은 마케터들이 콘텐츠 제작 단계부터 고민이 많으실 텐데요, 최근에 경험한 좋은 사례가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오늘의집 유상필 : 우리 서비스는 20-30대 후반 여성분들이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경우는 주 사용층이 18-24세이니 이들 사이에서 바이럴이 되게 만들어야 하지, 브랜딩 차원에서 콘텐츠가 나가면 바이럴이 잘 되지 않더라고요.
페이스북 주 사용층에 맞춘 톤 앤 매너로 공감되는, 소위 '얘기할 거리' 가 되는 콘텐츠를 발행합니다.
'이걸 보고 소환하고 싶은 친구 있어? 할 얘기 있어?'라고 질문할 수 있고 액션 할 수 있는 소재를 빠르게 발행하죠.
카카오 김홍은 : 처음 캐릭터를 론칭했을 때 1일 1콘텐츠를 업로드했어요. 현재도 주 1-2회 정도 발행하죠. 콘텐츠는 주기적으로 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소비자도 학습을 할 수 있거든요.
우리도 타깃의 성향에 맞추되 페이스북 플랫폼 유저에게 더 맞는 콘텐츠(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 영상 콘텐츠 등)를 제작해요. 일례로 인스타그램의 경우 오가닉으로만 7,000명가량의 팔로워를 모았는데요, 라디오처럼 사연을 제보받아 캐릭터가 그 사연을 읽어 주는 영상을 발행 중이에요. 보통 3,000~5,000회가량의 플레이수를 보이고 있답니다. 이처럼 타깃의 성향에 맞는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올리는 게 좋은 듯해요.
시그니 조경상 : 중요한 건 확장성과 지속 가능성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예를 들어 브런치에 발행한 콘텐츠를 네이버나 페이스북으로 확장시킬 수 있죠. 한 콘텐츠를 시작할 때에 이런 부분을 많이 생각하게 돼요.
이노레드 김민경 : 아무래도 광고를 만드는 곳이다 보니 콘텐츠에 굉장히 예민합니다. 미디어에 비용을 많이 쓸 수 없다면 미디어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가지도록 만들어야 하죠. 즉 소비자들 사이에서 바이럴이 되려면 그들이 놀 수 있는 '놀 거리'를 던져 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바나나맛 우유의 마이스트로우나’ T 로밍 카드죠. 사람들은 로밍을 왜 할까요? 다른 것보다 사랑하는 사람, 가족들이 해외에서 잘 지내고 있을지 걱정하는 마음도 클 거예요. 그래서 로밍을 선물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는데 카드만 주면 재미가 없으니 "로밍 없으면 썸도 안 생겨, 로밍 없으면 바가지 써" 등의 멘트를 넣었어요. 주고받는 사람들에게 재미를 선사하니 자연스럽게 사진 등으로 바이럴이 됐고, 편의점에서도 판매하게 됐었답니다.
소비자들이 스스로 공유하고 말하게 되는 "발 달린 아이디어냐 아니냐"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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