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짓수를 수련하며 배운 것들
주짓수(Jiujitsu)를 아시나요? 아마 다들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주짓수는 한자로 유술(柔術)이라 하며, 부드러운 무술이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복싱이나 무에타이처럼 상대방을 타격하는 것이 아니라, 그라운드에서 꺾기, 조르기 등의 서브미션으로 상대방을 제압합니다. 작은 사람이 큰 사람을 이길 수 있는 무술인 주짓수는 힘보다는 기술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주짓수의 본질은 유연함입니다. 상대방이 나를 누르거나 혹은 밀 때 그 힘에 대등하게 맞서 싸운다기보다는 오히려 그 힘을 가볍게 흘려보내고 역이용하여 상대방을 제압합니다.
수영, 복싱 등 다른 운동도 마찬가지이지만, 체육관에서 주짓수를 처음 배울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은 ‘힘을 빼는 것’입니다. 동료와 스파링을 하다가 깔리고 기술에 걸리게 되면 나도 모르게 몸이 긴장되어 힘을 세게 줍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힘을 빼지 않으면 내 팔이 먼저 부러지게 됩니다. 기술에서 빠져나오려면 다른 상황을 전개하든지, 탭을 치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탭을 쳤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탭은 상대방의 기술을 인정하고 내가 배웠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술이 부족한 상태에서 탭을 치지 않는다면 관절이 나가거나, 기절할 수도 있습니다.
유능제강(柔能制剛)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제압한다는 뜻입니다. 주짓수를 통해 저는 강함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높은 건물도 바람이 불면 흔들리게 짓는 것처럼, 단단하기만 해서는 세상의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없습니다. 부드럽게 행동하고 유연하게 사고하는 것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에 큰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거대해 보이는 문제를 만날 때가 많습니다. 내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문제가 나를 덮칠 때가 있습니다. 이때 내가 그 문제를 이겨내려고, 꺾어보려고 긴장한 상태로 온몸에 힘을 싣고 버티면, 먼저 무너지는 건 문제가 아니라 나일 것입니다. 관점을 조금 달리하여 부드러움을 갖춘다면 여러분은 더 성숙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에게 찾아온 문제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 더 멀리 나아갈 수도 있습니다. 우리 삶에 요구되는 태도는 강함보다는 부드러움입니다. 때로는 부드럽게, 유연하게 사고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해가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