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던 어떤 남자는 발뒤꿈치가 까칠까칠한 여자와 사랑에 빠질 가능성에 대해 대단히 회의적이었다. 다른 어떤 남자는 자신의 배우자가 될 여자라면 적어도 마다가스카르가 아프리카에 있는지 남미에 있는지를 헷갈리지는 않기를 바랐다. 또 다른 어떤 남자는 결혼 리셉션에 쓸 와인과 샴페인에 대한 견해가 없는 여자와의 결혼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들은 그러한 것들이 여자의 아름다움 혹은 자기관리, 지식 혹은 교양, 취향 또는 안목을 가늠하는 그들 나름의 세련된 잣대와 기준이라고 믿는 듯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한 남자를 만났고, 그와 사랑에 빠졌다.
우리는 춥고 건조한 땅에서 만났다. 가문 논처럼 갈라진 내 거친 발을 그가 발견했을 때, 그는 주저하지 않고 그 차갑고 더러운 것들을 두 손으로 감싸 안았다. 그날로부터 칠 년의 밤과 칠 년의 낮을 우리는 함께했다. 그동안 우리가 함께 여행한 대륙이 곤드와나였는지 가이아였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 내 심장이 어디를 향하는지를 더는 헷갈리지 않게 되었다. 우리는 화창한 봄날 결혼했다. 그 아침 품 안에서 잠을 깬 그에게 내 생에 한 번도 불러본 적 없는 노래를 불러주었다. 그때 나는 보았다. 조건 없이 반짝이는 기쁨을. 내 인생의 남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