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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태하다

처음 겪는 감정은 늘 낯설다

올해 여름은 특히 그러했다

지난하다고 표현하려다

양심에 찔려 나약하다고 수정한다


배가 불러오고

유두가 검어지고

뱃속의 요동은 점점 강해지는데

긍정적인 성숙은

쥐어짜듯 더디기만 하다


살면서 여러 딜레마가 있었다

성인이 됐는데도 여전히 11살 처럼 군다든가

싫어하는 부류를 정해놓고 나도 모르게 그 부류가 되어있다든가

이 더운 여름이 몹시 지침에도 가을이 오는건 싫다든가


모든 순간은 운명인듯 장난같다

그렇담 이번 장난은 좀 짓궂거나

심술맞다

혹은 큰 시험이거나 시련이거나

기쁨이거나


모자라 미안하다

여러모로, 모두에게


모자라 피해보는건 나 자신뿐이라

생각했는데 이번만큼은 아닌듯하다

생명을 잉태한다는 건

다분히 충격적이고 영향력있다

여러모로, 모두에게



2017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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