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루가노가 좋다!
스위스로 간 브랜드 뚜벅이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차로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스위스 남부의 명품도시 루가노가 있다. 루가노의 호수는 맑고 깨끗하다. 꼬모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인 이곳은 아마도 스위스 국경으로 들어왔기 때문일 것이다. 스위스는 3개의 언어를 쓰는 국가이다. 독일과 인접한 북부와 수도는 독일어, 프랑스와 인접한 서부는 프랑스어, 이탈리아 국경과 가까운 남부는 이탈리아어를 사용한다. 스위스의 3%가 이탈리아어를 사용하는 지역으로 그 대표적인 도시가 바로 루가노이다.
루가노의 호숫가 도로를 걷다가 메인 분수광장을 지나 골목골목 안으로 들어가 보자. 건물의 양식은 이탈리아 스타일이지만 보다 깨끗하고 정리된 느낌의 아기자기한 스위스풍. 바로 루가노의 모습!
본격적인 브랜드 산책에 앞서 루가노의 골목을 누비며 도시의 위치 파악과 감잡기에 들어간다. 나는 모바일로 맵을 보면서 걷는 것보다 눈으로 느끼며 걷는 뚜벅이+디자이너의 감(Feel)을 매우 선호한다.
도시의 골목을 걷다 보니 언덕으로 가는 계단을 찾게 되었다. 현지 친구의 안내를 받으며 이곳이 루가노에서 앤틱 한 아트거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국으로 말하면 삼청동 정도를 말하는 건가 싶다. 수많은 계단을 따라 올라간 이곳에는 아기자기한 소품샵과 디자이너 제품들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디자이너는 이런 디자인샵을 그냥 지나가지 못하는 직업병 같은 것이 있다. 어떤 소재로 인테리어를 했는지,
어떤 재미난 제품이 있는지, 그리고 편집샵 브랜드는 무엇인지, 그리고 심지어 신상품이 이곳에 있는지 없는지 까지...이렇게 분석하듯 보다 보면 상점 주인이 와서 말을 거는 것이 매우 불편해지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땐 눈을 마주치며 "예뻐서 구경 중이에요"라고 말하며 살짝 미소를 날려 드린다. 데코라는 단어를 재치 있게 D'ECO로 쓰고 school 폰트로 작업한 이 브랜드가 참 맘에 들었다. 뿐만 아니라 매장 앞에 뚝심 있게 앉아있는 회색토끼 쿠션도 함께 D'ECO 브랜드의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잘 부각하고 있어 보였다.
골목을 내려오다가 나의 이목을 끄는 작은 가게를 발견하였다. Casa delle bambole 뜻은 인형의 집.
제품들 하나하나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소품들이었다. 브랜드 네임과 매장 안의 제품들이 매우 잘 어울리는 곳이다. 마치 어린 소녀 시절로 돌아가 공주 놀이를 했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그래서 브랜드 네이밍과 매장의 분위기가 일치되는 콘셉트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언덕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꺾어지니 시끌시끌 시장 같은 분위기가 나는 골목이 보였다. 아름다운 신부와 신랑의 등장. 결혼식을 마치고 나오는 모습이었다. 평일 오후 시간에 결혼식을 하는 이색적인 풍경이다.
결혼식장을 나오는 신부와 신랑이 지나간 골목을 향해 쭈욱 걸어 내려오다 보니 GABBANI라는 상점이 보인다. 1937년부터 시작한 곳이니 약 80년이 된 식료품 가게이다. 지난번 꼬모 브랜드 산책에서도 언급했듯 사람의 이름이 상점의 브랜드가 되는 것은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에서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가바니(GABBANI)는 어떤 사람이었을지 상상해 보며 이곳을 지나가 본다.
살라미(SALAME)
이탈리아 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메뉴이다. 이탈리아 근접한 루가노이어서 그런지 이런 식품점을 반갑게 맞이 할 수 있었다. 살라미는 쉽게 말하면 햄이다. 돼지의 허벅지가 가장 맛있는 부분으로 발효한 이 음식은 이탈리아 대표식이다. 좀 짜기는 하지만 와인과 곁들이면 그 맛이 일품이다.
아치 형태에 단순하게 적힌 센세리프체의 글자가 유난히 눈에 띈다. SALUMERIA 살라미를 판매하는 가게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 노란, 붉은색, 검정 테두리가 이 상점의 판매상품인 살라미와 매우 잘 어우러져 보인다.
이탈리아 밀라노를 시작으로 일본 구라시키 그리고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와 꼬모에서 스위스 루가노로
브랜드 뚜벅이의 세계속 브랜드 산책은 계속됩니다.
아름다운 도시 루가노의 다음 스토리를 기대하며
Ciao Cia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