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은, 지난 날의 회고
2023년은 나에게 '변화'의 한 해였다. 곁에 있는 가족 빼고 모든 것이 다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하는 일(직장)과 사는 곳(집)이 바뀌었다. 이렇게 많은 변화가 일어난 만큼, 늦어도 이 해는 꼭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 해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그런데 나의 2022년은 어디로 사라진 것이지?ㅎㅎ기록이 없으니 사라져버린 것만 같은 한 해.)
2023년 2월까지 나는 둘째 출산 휴가 중이었고, 대부분의 일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았다. 그런데 내가 해온 것들을 돌아보니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나의 일을 좇고 있었다. 쉬면서 내가 했던 생각들을 하나씩 현실에 풀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은 한 해였다.
1/7 밑미 <문장수집 X 생각일기> 선언 미팅
1/20 브랜드 디자인 컴퍼니 네임드 세미나 <이야기로 시작하는 브랜딩> 강의
아마도, 필로스토리 이름으로 한 마지막 강연이지 않을까 싶다. 브랜드 디자인 컴퍼니 네임드 Named 세미나에서 <이야기로 시작하는 브랜딩> 강연을 했다. 브랜딩하는 사람들 앞에 선 일은 많았지만, 이렇게 브랜딩 컨설팅을 업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 앞에서 하는 강연으로는 처음이었다. 그래서 더 긴장됐고, 더 잘하고 싶었다. 이 강연을 준비하면서 나 역시 많이 성장했다고 느낀다. 무엇이든 자기 자신이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만드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렵다. 사내 세미나에 이런 금액을 투자하는 네임드 대표님도 정말 멋졌다. 매 세미나 마다 이렇게나 멋진 포스터도 직접 만들어주시고 프린트도 해주셨다. 아직도 가보처럼 간직하고 있고 필로스토리로서의 마지막 무대인 만큼, 나중에는 액자에 걸어 사무실에 둘 예정이다. 네임드 대표님을 보며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그릇이 큰 사람이 될 수 있겠지? 하고 생각한 날이었다. 강의를 하는 내내 엄청난 몰입과 집중력, 열기로 마음이 뜨거워졌다. 그 이후로 몇몇 사람들은 인연이 되어 여기저기에서 종종 얼굴을 본다. 내가 강연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2/4 밑미 <문장수집 X 생각일기> 선언 미팅
2/9 기록상점 공간 정리
2/22 LG X BemyB 220 코드앤코드 오프라인 밋업 모더레이터 진행
2/23 2023 도서관의 날 <미래 도서관 정책 아이디어 해커톤 대회: Everything of Presentation> 멘토링 강연
긴 시간 나의 손때와 추억이 묻은 공간을 손수 정리했다. 2019년 겨울에 처음, 기록상점이라는 공간을 오픈했으니 햇수로는 꼬박 4년을 이 안에서 채웠다. 4년이라는 시간동안 참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 공간을 채워주고 즐겨주었다. 아직도 눈에 선한 그 장면들, 사람들의 표정들, 말들. 평생 절대 잊지 못할 기억들은 마음에 간직한 채 공간을 쓸고 닦았다. 다시 처음 보았던 빈 공간처럼. 이 시기에는 계속해서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 노래를 듣게 되었다. 어떤 날에는 혼자 그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날 것 같았다.
3/15 CJ그룹 <Branding 관점으로 본 프레젠테이션> 1차수 강의 진행
3/24 필로스토리 폐업 신고
2023년 연초는 정말 힘들었다. 몇 날 며칠을 밤을 지새우기 일쑤였다. 아이들을 재우고 난 뒤, 보통은 나도 곧잘 잠에 드는데 연초에는 이런저런 고민들로 뜬 눈으로 누워있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뭘까, 치열하게 내 안으로 파고든 한 해의 시작이었다. 절대, 절대로 스스로를 속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나의 가장 창피하고 수치스러운 모습까지 스스로 인정해주기로 마음 먹었다. 그동안 마음 한구석에 자꾸만 커져오던 싹을 가만히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 가장 좋아하는 철학책을 읽었고 그 책에서 읽은 문장을 문신처럼 품었다. 바보처럼, 책에 나온 문구대로 살아가보려 다짐했다. 좋아하는 것들을 스스로 끊어내야 하는 결정이었으므로 굳은 다짐이 아니면 절대 할 수 없었다. 다시 돌아보면 이 시기에 나 스스로 가장 창의적이었다고 느끼고, 또 나 스스로에게 몰입했다고 느끼는데(자아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 자아가 사라지는 '무아'의 지경이랄까), 그 이유는 내가 약 5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일'과 멀어졌기 때문이다. 일터와 멀어지고 일과 멀이지니, 그제서야 그동안 내가 해왔던 일들이 객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혹은 그저 눈 감으려 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짜 욕망이 아닌 진짜 욕망에 따라 살아가고 싶었다. 그럴 마음이 이때서야 아주 강력하게 들었다. 이런 생각이 끝이 결국 필로스토리의 마무리로 이어질 줄은 정말 몰랐다. 스스로에게 솔직해지기로 약속했고, 이 마음을 타인에게 수치스럽지만 보여주었고, 서로 악수하고 격려하며 마무리했다. 지난 4년의 여정을 울며불며 함께 해준 그녀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그리고 마지막을 어른답게 할 수 있었고 여전히 나에게 너무나 큰 힘이자 위로가 되어주는 그녀가 고맙다.
4/6 영감의 서재 X 더워터멜론 <LG전자 코어테크 스토리 개발 프로젝트> 본부장 최종 결과 보고
4/12 커뮤니티 사이드 프로젝트 사이더 클래스 <나만의 브랜드 세계관 만들기> 강의
4/21 브랜드 이삼오구 명사 특강 <마음을 움직이는 말하기>강의
4/28 LG X BemyB 220 코드앤코드 브랜드 세션 모더레이터 진행
"자영아, 네가 필요해."라는 한 마디로 주저하던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3-4월. 조금 더 쉬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진짜 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 일을 하면서도 얼마나 신이 나던지! 앞으로 이런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할 수 있었던 굉장히 의미있었던 LG전자 코어테크 프로젝트. 영감의 서재 박지호 대표님과는 늘 소셜 미디어로 인사만 나누고 일을 처음 했는데, 대표님의 배려심에 진정으로 감동했다. 여지껏 일을 하면서 "혹시 아이 돌봐줄 시터가 필요하시냐?"고 누군가가 물은 적은 처음이다. 이건 당연히 내 스스로 감당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함께 일할 사람이 이런 것까지 함께 생각해주다니. 일터에서 처음 들은 문장이었고 그래서 그만큼 임팩트가 컸던 문장이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저렇게 세삼한 배려의 말을 건네주는 리더가 될 수 있을까?
사이더 프로젝트 사이더 클래스에서의 세계관 강의는 내가 더 신이 나서 했던 강의였다. 더 재미있는 것은 사람들도 그것을 눈치챈 것 같았다. 오랫동안 '브랜딩'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했고, 드디어 스스로 그 답을 자신있게 내릴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 찰나 진행한 강의였기에 이 역시 굉장히 의미있고 갑진 시간이었다.
5/4 영감의 서재 X 더워터멜론 <LG전자 코어테크 브랜드북 프로젝트> 브랜드 팬미팅 진행
5/6 밑미 <문장수집 X 생각일기> 선언 미팅
5/8 브랜드 PINZLE 입찰제안 프레젠테이션 전략 수립 및 컨설팅 1:1 코칭 진행
5/12 서울디자인창업센터 [STEP1 브랜딩 & 마케팅] MZ세대를 사로잡은 브랜딩&마케팅의 비밀은? 모더레이터 진행
5/16 OB맥주 <Inno Sumit 2023> How to Pitch 강의
5월은 스토리 소사이어티로 첫 프로젝트를 진행한 달이다. 내가 하는 일은 전과 다르지 않으나, 어떤 면에서는 완전히 다르기도 하다. 가장 선명한 나의 모습으로 세상에 서는 방법을 새로운 브랜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 소사이어티를 만든 가장 큰 이유는 둘째를 낳고 신기하게도 '조직'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고, 혼자서 성장하는 챕터를 마무리하고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는 맛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길이 나에게 맞든 맞지 않든 간에 나를 더 크게 확장하는 성장에 어느정도 지치기도 했고,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고 싶은 마음도 커졌기 때문이다. 스토리 소사이어티를 새롭게 런칭하며,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의 사람들과 협업할 수 있는 일을 찾았는데 그 첫 브랜드가 바로 '핀즐 Pinzle'이었다. 애정하는 브랜드가 진정으로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6/3 밑미 <문장수집 X 생각일기> 선언 미팅
6/9 서울디자인창업센터 [TALK-CONCERT | STEP 2 관점도출] 디자인 창업 아이디어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방법은? 모더레이터 진행
6/12 LG X BemyB 220 코드앤코드 브랜드 세션 모더레이터 진행
6/19 더워터멜론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경험과정: 제품 개발 인사이트 과정> 모더레이터 진행
6/15 스토리 소사이어티 텀블벅 Brand Narrative Toolkit 팀빌딩 및 킥오프 진행
6/26 서울신용보증재단 <골목창업학교> 브랜드 내러티브 워크숍 진행
6/27 KT&G 상상마케팅스쿨 16기 <끌리는 이야기 만들기> 강의
6/29 <프레젠테이션 월드 2023: 성공을 부르는 세일즈 소통 전략> 수주 제안 프레젠테이션 노하우 강의
6월부터 본격적으로 바빠지기 시작했다. 한 해의 시작점에 쓴 일기를 보면 '과연 일을 얼마나 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이 적혀있다. 그리고 6월쯤의 일기에는...어김없이 '시간이 너무 빠르다'고 적혀있는 것이다. 일은 만들기 나름이고, 나는 더이상 일을 조금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라는 걸 뼈절이게 느낀 달이었다. 이제는 일을 많이 하는 것보다 해야할 일을 잘 해내는 것이 더 중요한 때라는 것도 알고 있다. 6월은 그럼에도 불구하도 아주 재미있게 일을 했다. 스토리 소사이어티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Brand Narrative Workshop 브랜드 내러티브 워크숍을 처음 진행했고, 매달 고정적으로 진행하는 모더레이터 일을 했다. 6월의 끝자락엔 <프레젠테이션 월드 2023>이라는 큰 무대에도 섰다. 마치 고향 같은 곳. 나의 본진.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은 나에게 그런 곳이다. 참! 바로 다음주에 이사가 있어 마음이 더 바쁜 달이기도 했다.
7/14 서울디자인창업센터 [TALK-CONCERT | STEP 3 아이템 개발] 아이디어가 제품이 되기까지 A to Z 모더레이터 진행
7/17 브랜드 SLOUND 브랜드 내러티브 워크숍 진행
7/20 영천 시청 <공무원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하기> 강의
7/26 NHN AD 명사특강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 프레젠테이션> 강의
7월의 가장 큰 사건은 집 이사이다. 많은 고민 끝에 서울을 포기하고 정원이 있는 집을 택했고, 그 가슴 벅찬 선택의 날이 여전히 기억에 선명하다. 가계약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두근거리는 그 마음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꿈에 그리던 집. 아주 오래되어 여기저기 고칠 것 투성이인 집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좋았다. 나만의 정원이 있는 집이라니! 그것도 아주 아름답게 가꿔놓은! 새로운 집에서 새로운 꿈을 꾸었고, 2023년의 여름은 그 어느 여름보다도 선명하게 즐겼다.
8/8 CJ그룹 2023 상반기 신입사원 기획력 강의
8/9 배민 아카데미 <외식업 마스터스쿨> 서울: 브랜딩으로 내 브랜드 강화하기 워크숍 진행
8/11 서울디자인창업센터 [TALK-CONCERT | STEP 4 IR, 투자] 투자를 위한 가장 빠른 길, 데모데이에서 살아남기 모더레이터 진행
8/24 배민 아카데미 <외식업 마스터스쿨> 부산: 브랜딩으로 내 브랜드 강화하기 워크숍 진행
8/25 요즘 엄마들을 위한 콘텐츠 큐레이션 <Stickher> 인터뷰 진행
8/29 SK엔무브 <ZIC Brand Day> CEO 스피치 전략수립 및 스크립트 최종결과 보고
8/30 호텔 신라 <브랜딩 관점으로 만드는 스토리 프레젠테이션> 강의 및 워크숍 진행 1회차
8/31 호텔 신라 <브랜딩 관점으로 만드는 스토리 프레젠테이션> 강의 및 워크숍 진행 2회차
배민 아카데미에서 자신의 브랜드가 실제 삶과 아주 단단하게 연결된 분들에게 강의와 워크숍을 진행했다. 브랜드적 지식이 뛰어난 사람들 앞에 설 때보다도 이런 분들 앞에 서는 것이 늘상 더 긴장되는데, 현장에서 삶을 살아내는 분들이야말로 진정한 고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장에 필요없는 이론은 위선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말하는 '브랜딩'이라는 것이 이 분들에게 꼭 도움이 되길 바랐다. 열심히 준비했고, 마지막에 기립 박수가 나올 만큼 열렬히 응원을 받고 왔다.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과 광주까지, 전국구에 있는 분들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현장과 브랜딩이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진심을 다해 전할 수 있어 기뻤다.
SK엔무브의 ZIC가 리브랜딩을 했다. 사실 ZIC라는 단일 브랜드만 리브랜딩을 한 것이 아니라, SK엔무브 역시 사명을 변경하고 새롭게 나아가려고 하는 아주 중요한 시기였다. TV CF 릴리즈를 앞두고, SK엔무브의 CEO가 직접 무대에 서서 회사의 이야기를 전하는 자리가 주어졌고 스토리 소사이어티는 그 무대의 스피치 전략을 수립하고 스크립트를 작성하고, 현장에서 1:1 코칭을 하는 역할을 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일조차 새로운 클라이언트를 만나면 늘 0에서부터 다시 시작이다. 신뢰는 0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이라 믿는다. 일의 태도, 전략적 제안, 마지막 마무리까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나에겐 팀으로 제안하고 마무리한 또 하나의 큰 도전을 한 프로젝트이다.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는 순간에 건네는 말이 결국 브랜딩이니까요." 이러한 말과 함께 호텔신라에서 강의 요청이 왔다. 브랜딩과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 이 둘의 정확한 접점으로 풀어낼 수 있는 무대였기에 무엇보다 의미있고 기뻤던 프로젝트다. 앞으로 펼치고 싶은 판과 이전까지 최선을 다해 만들어 온 판이 하나의 판 위에서 펼쳐졌다. 점심으로 망고 빙수를 먹고 우리 나라 최고의 예식으로 꼽히는 '영빈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장의 이야기를 가장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던 무척이나 흥미로운 프로젝트였다.
9/1 2023 2023 경기문화예술교육 매개자 연수프로그램 ‘짓다: 멸치와 다시마’ 4회차 <나다움으로 세상에 서는 말하기> 강의
9/5 SK엔무브 <ZIC Brand Day> CEO 스피치 전략수립 및 1:1 코칭 진행
9/8 서울디자인창업센터 [TALK-CONCERT | STEP 5. ESG] ESG를 품은 디자인 창업 이야기 모더레이터 진행
9/12 CJ그룹 <Branding 관점으로 본 프레젠테이션> 2차수 강의 진행
9/13 배민 아카데미 <외식업 마스터스쿨> 광주: 브랜딩으로 내 브랜드 강화하기 워크숍 진행
9/18 스토리 소사이어티 텀블벅 Brand Narrative Toolkit 펀딩 오픈일
드디어 텀블벅 오픈! 정말 떨리고 설레는 순간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여 사람들에게 의미를 말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동안 무얼 했는지, 왜 이걸 만들었는지, 앞으로 무얼 하고 싶은지, 텀블벅 스토리에 모든 것이 담겨져 있었다. 게으름 피우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은 다하고자 마음 먹었고 대채로 다 해냈다. 함께 진행한 The Last word 원정대와의 케미가 무척 좋았다. 매 순간 일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진정으로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 다시한번 깨달았다.
Brand. Narrative. Toolkit.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이 이 세 단어 안에 모두 담겨져 있었다. 사실 브랜드라는 것은 비즈니스를 조금 더 뾰족하게 잡은 거라 생각하면 된다. 아니, 씬은 더 좁혀졌지만 관점은 오히려 더 본질적이고 더 확장되었다. 비즈니스 보다는 브랜딩이 더 철학적이고 더 본질적이다. 비즈니스의 '핵Core'으로 가고자 하는 마음이 나를 브랜딩 씬으로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러티브. 스토리 보다는 한 단계 더 큰 개념. 단순 하나의 스토리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의 구조와 전략까지 생각하는 나의 일을 잘 담아내는 언어이다. 그래서 어렵지만 굳이 이 단어로 이름 붙였다. 툴킷은 내가 그동안 쌓아온 모든 노하우를 단지 나 혼자가 아닌 모두와 나누고 싶은 마음이다. 내가 없어도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런 것. 나에게 툴킷은 '공유'의 의미가 담겨져 있다. 진심으로 내가 보고 느끼고 경험한 모든 것을 누군가에게 전적으로 다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꼭, 늦지 않은 시기에 그런 자리를 열어봐야지.
10/5 (주)재작소 스토리 브랜딩 프로젝트 진행
10/9 텀블벅 Brand Narrative Toolkit 펀딩 4053% 종료
10/10 배민 아카데미 <나만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브랜딩> 브랜드 워크숍 진행
10/12 현대자동차 GRE과정 PT 클리닉 팀 별 코칭 진행
10/13 서울디자인창업센터 [TALK-CONCERT | STEP 6. 공간&디자인] 공간에 디자인을 더하다 모더레이터
10/20 밑미 <문장수집 X 생각일기> 리추얼 밋업
10/27 (주)재작소 브랜드 내러티브 워크숍 진행
텀블벅 펀딩이 나의 기대 이상적인 성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정말, 정말 감사하고 무지하게 기뻤다. 내가 주도하는 오리지널 프로젝트의 묘미는 평소에 하고 싶었던 것들을 '일 핑계 삼아'할 수 있다는 것인데 우대님(더워터멜론 우승우 대표님)과 전우성 디렉터님과의 인터뷰가 그랬다. 인터뷰 하는 내내 너무 즐거웠다.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대화가 일이 된다니...나는 이 일이 정말 좋다. 10월은 툴킷의 제작 마무리와 배송까지 모두 신경써야 해서 일의 무게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많이 아팠고 링겔도 맞고 주사도 맞았다. 종종 나는 일을 전력질주 하듯이 하는데 내가 두 아아의 엄마라는 사실을 잊는다. 그러니까 이 말은 곧 일을 마치고 집에 와서도 쉴 수 없다는 말이고, 늘 나의 체력의 50% 그 이상 혹은 그 이하는 아이들의 육아에 쓰여야한다는 말이다. 이전 체력을 생각하며 전력 질주를 하다가 나가 떨어진 달이었다.
11/2 LG X BemyB 220 코드앤코드 브랜드 세션 모더레이터 진행
11/4 Brand Narrative Toolkit 워크숍 1차
11/7 2023 <W스타트업 네트워킹 데이> 모더레이터 진행
11/11 Brand Narrative Toolkit 워크숍 2차
11/15 카페 MOHO 브랜드 내러티브 워크숍 진행
11/18 Brand Narrative Toolkit 워크숍 3차
11/20 본푸드 <마음을 움직이는 프레젠테이션> 강의
11/24 서울디자인재단 주최 <서울디자인포럼 Vol.5> 모더레이터 진행
11월에는 다시 체력을 되찾고, 가장 빛나는 자리에서 가장 즐겁게 일을 해낸 달이다. 기분 좋으리만큼 적당한 긴장감을 안고 무대 위에서 사람들과 눈을 맞춘 달이었다. 지금, 내가 왜 일을 하고 있는가 매 무대 위에서 깨달을 수 있었고, 그것이 참 좋았다. 특히 워크숍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데 오프라인으로 사람들과 부대끼며 오랜 시간 몰입하는 경험도 오랜만이었거와 반가운 얼굴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이런 자리를 2024년에는 더욱 많이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늘 모객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겠지만 그걸 뛰어넘을 수 있는 채널을 만들거나 미디어가 되거나. 뭐라고 열심히 해봐야지.
나답다는 건 뭘까. 나에게 '나다움'은 마음에 거리낌이 없는 상태이다. 온 마음으로 내가 그렇다고 믿는 것들을 타인과 함께 나누는 상태. 그때 나는 가장 나답다고 느낀다. 11월은 참 나다웠다. 마음에 거리낌 없이 매 순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달이었다.
12/6 LG X BemyB 220 코드앤코드 12월 밋업 모더레이터 진행
12/11 핸드 하스피탈리티(뉴욕 본사) 미팅 진행
12/12 브랜딩 프로젝트 팬미팅(FGD) 워크숍 진행
12/15 브랜딩 프로젝트 내러티브 워크숍 진행
12/21 광주 2023 BS그룹 경영전략워크숍 스타트업 브랜드 스토리텔링 강연
12월에는 새로 진행하는 브랜딩 프로젝트에 힘을 쏟았다. 일 잘하는 사람들과 팀이 되어 일을 하는 즐거움이 어떤 건지 새삼 다시 깨닫는 프로젝트이다. 내가 일을 이렇게 재미있어 했나, 내가 일하는 순간의 몰입을 정말 즐기고 있구나, 스스로 알게 되는 프로젝트이다. 이런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음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12월 27일 내 생일에 감사함이 훅 밀려왔다. 웃으며 일터로 향할 수 있고 또 함께 회의하며 내가 알지 못했던 생각과 관점을 접하고 다시 집을 돌아와 이 모든 것을 내것으로 다시 수렴하여 내 세상이 훌쩍 커지는 이 일련의 과정이 좋다. 나는, 진심으로 지금의 일을 좋아한다.
2023년을 돌아보니, 쉼호흡 하며 적당히 주변도 돌아보며 달려왔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숨가쁘게 달려온 게 분명하다. 31개의 클라이언트와 매달 고정적으로 진행하는 모더레이터 역할로 2개의 프로그램을 맡았고, 스토리 소사이어티의 오리지널 프로젝트까지 야무지게 잘 마무리한 한 해였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이 모든 것의 기록을 여력이 없어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다. 가볍게 쓰는 일기로라도 해두었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아무래도 기록까지 하기엔 내 체력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냥, 걱정하지 말고 지금처럼만 해." 과거의 나에게 현재의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이자 지금 나에게 필요한 말이기도 하다. 그냥, 지금처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대로 거리낌 없이, 다만 가짜 욕망을 잘 걸러내며 앞으로 한 발자국씩 나아가면 된다. 그렇게 하면 된다.
2024년에는 스토리 소사이어티를 하나의 커뮤니티로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리고 다시, 글을 쓰고 싶다. <말가짐>이라는 책을 쓰고는 한동안 하고 싶은 말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그 책 안에 나의 진심을 꾹꾹 눌러담았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간절하게 쓰고 싶은 책이 생겼다. 그 책을 이제 쓰기 시작할 거다.
자영아, 2023년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느라 정말 고생 많았고 2024년에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앞으로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자. 넌 할 수 있어! (ㅋㅋㅋ갑자기 파이팅 넘치는 마무리)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모두 2024년, 하고 싶은 일 모두 해내는 날들이 이어지길 응원하겠습니다.
2024년 1월 9일 새벽 2시 37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