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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창진 Sep 01. 2016

핸드드립 커피 이야기(3)

빈-브라더스 핸드드립 클래스 수강

사실 이쯤 되면 빈-브라더스에서 뭔가 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 모르겠지만, 그런 일은 전혀 없다. 굳이 말하자면 빈-브라더스가 고객에게 신선한 원두를 공급한다는 것이 이유가 아닐까? 소비자로 하여금 가치 창출을 하는 것이 진정한 브랜드 생각한다.



강남역 12번 출구 근처에 있는 빈-브라더스 카페다. 이곳에서 직접 원두를 볶지 않아서인지 입구에 들어갈 때, 코 끝으로 커피 향이 끌려오지 않는다. 그래도 내부 인테리어는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긴다.



빈-브라더스 카페는 합정에 있는 빈-브라더스에서 로스팅한 원두로 커피를 내린다. 나는 빈-브라더스에서 로스팅한 원두를 매달 정기 구독하는데, 이곳 강남 카페에서도 원두를 구매할 수 있다. 카페가 디저트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 같지만 일반적인 카페의 성격은 그대로 따라간다. 가격은 제법 합리적이라 인상 찌푸릴 일은 없다. 핸드드립은 좋은 원두를 사용해도 분쇄도, 물의 온도, 물의 양에 따라서 맛은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어 나의 경우 전동 그라인더로 버튼을 일정한 시간만큼 누르면 완벽하게 분쇄될 거라고 믿지 않는다. 그라인더를 열어보면 입자의 크기가 제각각이고, 하나하나 신경 쓰다 보면 어느새 입자가 곱게 변한다. 원두를 분쇄하는 동안 애정을 담지 않으면 분쇄한 원두의 크기가 제멋대로 변해서 맛있는 커피로 가는 길이 하나 사라진다.


브라질 하이냐 펄프드 네츄럴

이번에 소개하는 브라질 하이냐 펄프드 내추럴이다. 펄프드 내추럴은 커피 체리를 까서 말린 후에 가공하는 방식이다. 똑같은 300g인데, 에티오피아 원두의 경우 캐니스터가 넘쳤다. 하지만 이 원두는 넘치기는커녕 캐니스터의 공간이 남는 것이 아닌가! 딱 보기에도 홀빈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고, 밝은 갈색이다. 우유에 말아먹고 싶게 생긴 과자 같다. 심지어 분쇄하기 전의 냄새도 비슷해서 깜짝 놀랐다. 카페에 가면 브라질 산토스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하이냐는 생소했다. 하이냐 원두는 브라질 상파울루 주의 로베르토 이리네우 마린호 농장(Fazenda de Roberto Irineu Marinho)

농장 주인들이 재배한 원두라고 한다.




마침 운 좋게도 휴일에 핸드드립 클래스가 열려서 빈-브라더스 강남점 2층에 있는 아카데미에서 수업을 받았다. 실습 때 사용한 원두는 빈-브라더스에서 자체적으로 블랜딩 한 원두와 싱글 오리진 원두 두 가지를 사용했다. 원래는 여섯 명이 전체 수강 인원이지만 두 명이 오지 않아서 여유롭게 들을 수 있었다. 핸드드립 클래스인데, 클레버, 에어로프레스를 이용해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추출해볼 수 있어서 상당히 유익했다.



첫 번째로 실습한 것은 핸드드립이다. 기본적으로 누구나 맛있게 내릴 수 있는 하리오 머신이었는데, 내가 내린 것은 맛이 없었다. 레시피대로 했는데, 집에서 감으로 내린 것보다 맛이 없어서 충격이었다. 원인은 다양했을 거라 생각하지만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두 번째는 침출식 방법을 사용하는 클레버로 커피를 내렸다. 이 머신이 처음 나왔을 때, 바리스타분들은 혁명이라고 했다. 클레버만 있으면 그 누가 언제 어디서 내려도 잘 못 내린 핸드드립 커피보다 맛있어서다. 실제로 시음해보니 다른 사람들의 커피와 차이를 느낄 수 없어서 신기했다.



세 번째 타자로 에어로프레스를 만났다. 이 친구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힘을 써야 한다. 수동 에스프레소 머신 느낌이 난다. 나름대로 인기가 많겠지만 나는 굳이 고르자면 에어로프레스보다 클레버에 한 표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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