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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창진 Jan 06. 2016

해커, 프로그래머, 개발자 그리고 엔지니어

폴 그레이엄, 같은 대상 다른 패러다임

내가 처음 다닌 회사는 스타트업 보안 회사다. 입사에 도움을 준 업계 선배는 자신 스스로를  '엔지니어'라고 불렀다.  오래전부터 노동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경험이 많고, 상당히 고지식했다. 사회 경험이 없는 나는, 선배 스타일에 적응해야만 했다.


수습 3개월이 끝나고, 조직에 변화가 왔다. 개발 팀에 들어갔는데, 팀장님은 자신을 '해커'라고 했다. 언제나 자신의 생각이 정답이었다. 보안 솔루션을 개발하는 동안  어깨너머로 많은 것을 배웠다. 다만, 팀원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아서 관리자로는 0점이었다.


두 번째 회사에서는 보안 솔루션 개발에 직접 참여했다. 조직문화가 군대라는 소문이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제품을  론칭하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첫 고객사를 맞이했다. 영업 팀은 자사 신제품을 확실히 이해하지 않았다(아니, 애초부터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 "무조건  가능하다"라는 말로 고객을 홀리고, 기존  영업망에 꽂는데만 급급했다. 아니나 다를까 고객은 불평을 했고, 영업 팀은 개발 팀에 무리한 요구를 했다. 당연히 우리는 "그럴 수 없다" 고 했는데, 돌아온 대답은 "개발자 새끼들이 말을 안 들어"였다.




내 관점에서 '엔지니어'와  '개발자'라는 표현은 블록을 조립하는 사람이다. 생각하는 대로 코딩할 수는 있지만, 창의적이지 않다. 그들은 주로 생계를 이어가려고 코딩을 하고, 프로그램이 잘 동작할 수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프로그래밍을 업으로 삼고 있다면, 나부터 마인드를 바꾸는 것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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