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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희동처녀 Apr 12. 2017

[책갈피] 힙한 생활 혁명

(4) 무엇을 살 것인가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로


뉴욕에서 살며 미국 문화를 연구해 온 사쿠마 유미코가 쓴 ‘힙한 생활 혁명’. 저자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뉴욕, 특히 부르클린 등을 중심으로 퍼져나간 새로운 문화를 관심있게 들여다보며 그 안에서 하나의 '조류'를 찾아낸다. 바로 '힙스터(hipster)'의 출현이다. '힙'하다는 것이 약간은 비꼬는 표현으로,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면서 부정적인 어감을 얻게 됐지만 이들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며 뉴욕을 시작으로 전 세계로 퍼져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가 분석한 '힙한 생활 혁명'이 뉴욕만의 일이 아닌 이유다.  

 



새로운 미국인이라는 스펙 


독립적인(대기업 체인 아닌) 커피숍에서 발견 가능.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려주고, 실내 장식은 빈티지 가구와 재활용 자재. 분필로 메뉴를 직접 쓴. 커피뿐만 아니라 차 종류도 잘 갖춰. 쇼핑할 때 스벅, 월마트 등 체인점은 피하고 동네 개인 경영 가게 좋아함. 건강에 신경써서 첨가물 보존료 들어간 음식 싫어하고, 음식 재료 사기 위해 파머스 마켓 감. 좋아하는 교통수단 자전거, 차 되도록 안 탐. 옷도 대량생산 상품 아닌 헌옷, 개인 경영 브랜드 상품 좋아하고 리넨 셔츠, 빈티지 뿔테, 문신, 컨버스 혹은 반스 스니커즈 좋아함. 언뜻 ‘프레피 풍’으로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펑크 영향 받은 듯. 헤어스타일은 이발소 손질 컷, 긴 머리 소수파, 나무꾼처럼 수염 기르는 사람도 많아. 전화는 아이폰, 컴퓨터는 맥북, 기술 은혜 누리면서도 아웃도어와 가드닝 좋아하고 주말이면 교외 세컨 하우스/캠프로 나가 원시적 환경에 자신을 풀어놓는 타입. 밖에서 음악 들을땐 아이폰, 집에는 턴테이블, 할리우드 영화보다 인디 영화 좋아하고 정치 사회 관심 강하고 자유로워서 동성 결혼, 마리화나 합법화지지. 오바마 대통령지지. 직업은 디자이너, 스타일리스트, 아티스트 등 창조적인 일 하는 경우 많고 자기표현 목적으로 음악과 미술을 즐김. 주류 고객과 집단 상대로 물건을 팔고 주류 영향 안 받은 자신 가치관 갖고 있지만 펑크와 히피였던 카운터 컬처(사회 지배적 문화에 반대하고 적극 도전하는 문화, 대항문화)와 다른 점은 주류와 공존하며 자신의 상품과 표현 통해 가치관을 주장. 펑크와 히피의 가치관 일부 계승하면서 기술혁명 은혜 확실히 받아들이고, 손으로 만드는 것 높이 평가하는 계층. 


이들을 ‘힙스터’라 부름. 이 새로운 문화 조류는 스스로가 소비하는 물건의 본질을 강하게 의식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입에 넣거나 몸에 걸치는 물건이 어디에서 만들어지는지 알고, ‘더욱 큰 것을 더 많이’라는 소비활동과 결별하여 돈을 내면 누구나 손에 넣을 수 있는 고급 브랜드 가방보다, 자신과 강하게 연결된 느낌을 주는 물건, 예를 들면 같은 공동체의 일원이 디자인하고 지역의 공장에서 자기와 같은 전차를 타고 일하러 다니는 사람이 만든 상품을 사용하자 하는 새로운 가치 기준의 제안. -p. 14     


위기를 계기로 ‘산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개혁이 있었고, 그것에 호응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지금의 운동이 있었다.      


‘WEIDEN+KENNEDY’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존 C. 제이, “주류의 문화와 멀리 떨어져있기 때문에 직접 손으로 만든다는 독립 정신이 뿌리내리고 있다. 도시 기능을 관리하기 쉬운 크기로 유지해서 문화가 자력으로 자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포클랜드의 블록이 작은 것은 부동산을 작게 나누자는 업계의 생각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웃 사람과 거리를 가깝게 만들고 공동체 정신이 뿌리내리기 쉬운 환경을 만들었다.”     


*참고) 에이스 호텔 – 크리에이티브 층을 위해 라는 명목을 붙여 객실 요금 저렴 책정. 돈 없지만 모이면 재밌는 일 하는 사람들을 위한 호텔을 만든 것. 지역 아티스트 초대해 지역에 뿌리내리는 콜라보레이션, 이른바 ‘챌린지드 에어리어(문제있는 지역)’에 진출하는 방식. 지역 활성화 공헌. 비전은 ‘사람이 모이는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장소’.      


1980년대 이후 땅값이 너무 올라 맨해튼에서 생활할 수 없게 된 크리에이티브들은 브루클린이 공업지대였던 시대에 세워진 창고와 공장을 스튜디오와 주거지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아티스트와 뮤지션이 이주한 곳은 강을 따라 들어선 공업지대, 현재의 덤보와 윌리엄스버그. 저렴한 집 찾아 뿌리내린 사람들이 음식, 음악, 크래프트,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기 시작하며 새로운 흐름을 형성했다.      



‘책임 있는 먹는 방법’이 뉴욕의 식문화를 바꾸다. 근교 농가에서 수확한 음식 재료의 맛을 살린 ‘뉴 아메리칸’이라고 부르는 소재 중시 요리로 전환. 브루클린 앤드류 타로우, 레스토랑 ‘다이너’와 ‘말로&선즈’, ‘말로&도터즈’ 등 오픈. 희생된 동물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통째로 사서 가죽신발을 만들었다. -p. 70     


*참고) 존 거제마와 마이클 단토니오, ‘스펜드 시프트’(2010) : 50개국 이상 4만개 브랜드 의식조사(BAV) 결과 정리.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이후 소비 행동 가치관이 명품과 부 -> 기업책임, 윤리, 공감으로 변했다는 사실 알려줌. 공동체, 관계, 품질, 창조성 중요하게 여기는 라이프스타일의 시대가 온 것. 소비자 패러다임의 전환이 기업과 사회에 대해 지속 가능하고 자급자족, 사회적 책임의 관점에서 변용을 요구해 자본주의를 다시 세우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      


*참고) 로커보어(locavore) : 자기 사는 지역(이상적으로는 반경 100마일=약 160km 이내)에서 식자재를 조달하자는 주의 실천하는 사람. 퍼포먼스 시장 문화 번창한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 ‘지역의 것을 계절에 맞춰 먹자’는 마이크로비오틱에서 탄생한 사고.      


*참고) 온라인 크래프트 마켓 ‘엣시(Etsy)’, 종업원에 자전거 빌려주고 지역 소매점에서 먹거리 조달, 동네 정원에 음식 쓰레기 기부.      


레코드의 유행에서 보이는 음악문화 재생 시도로는 개인 경영 레코드숍, 서점 등장 등이 있다. CD, LP, 카세트 취급 가게가 늘고 있다는 것. 영상 세계에도 개혁의 파도가 불어, 미디어 소비 대상이 TV에서 인터넷으로 변화했다. 패션에선 돈이 있으면 누구라도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을 사는 것은 조금 촌스럽다는 분위기가 형성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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