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ulia
Bernhard Schüler - Piano
Omar Rodriguez Calvo - Bass
Tobias Schulte - Drums
Paolo Fresu - Flugelhorn on #2, 6, 8
1. Odd Times
2. Little Big Steps
3. Armando's Farewell
4. Squirrel's Rock
5. Giulia
6. Your Nearness
7. Needless To Say (... A Tribute To Bill Evans)
8. Quiet Sense
이제 가을이 온 거 같다.
그래서 오랜만에 준비했다.
이 가을에 제법 어울리는 음반을!!
그리고 점심 먹고 커피를 한잔 하는 그 순간에 들으면 참 좋은 음반을 준비해 봤다.
언제나 그렇듯 이 말은 귀에 걸면 귀걸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이다. 걸러 들으시면 된다.
2000년 초반 네이버 블로그가 등장하면서 숨어 있던 고수분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고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유럽의 수많은 재즈 뮤지션들의 음반을 소개하기 시작했을 당시 나도 그 분위기에 동참했었다.
그중에 우연찮게 나의 매의 눈에 걸린 팀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독일 출신의 트리오 팀인 Triosence라는 팀이었다.
99년도에 결성되었으니 25년이나 된 꽤 오래된 팀이기도 하다.
지금 소개하는 음반은 2022년에 발표된 음반으로 작년즈음에 구입한 것인데 이유는 단지 하나이다.
Paolo Fresu가 참여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3곡에만 참여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팀과의 케미가 정말 잘 어울린다.
전체적으로 멤버의 교체가 제법 있어 왔다.
그렇지만 이 팀의 리더인 피아니스트 Bernhard Schüler는 그대로인지라 팀 전체의 음악적 색깔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유럽 재즈 뮤지션들은 어릴 적부터 클래식을 공부한 경우가 많다.
그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거기에 색소폰, 클라리넷 같은 악기도 공부하면서 다양한 음악을 접했고 재즈를 전공한 뮤지션이다.
굉장히 서정적인 멜로디 라인이 부각되는 팀이다.
다소 무겁거나 진중하다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살짝 가벼운 느낌을 준다.
그렇다고 마냥 가볍기보다는 트리오가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부각한다.
베이스-드럼으로 이어지는 앙상블은 굉장히 탄탄하다.
이 팀에서 베이스를 치는 Omar Rodriguez Calvo의 연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정말 뛰어난 뮤지션들과 함께 해온 실력파 베이시스트이다.
특히 'Needless To Say (... A Tribute To Bill Evans)'에서 피아노에서 베이스 솔로로 이어지는 부분은 베이스의 가지는 매력을 정말 잘 보여준다.
Paolo Fresu의 연주가 뭉클한 느낌을 준다.
이것이 너무나 매력적이다.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의 고즈넉한 느낌을 주지 않는가!
분명 겨울에는 눈이 내리는 적막한 어느 거리를 떠올리게 하지 않는가! 이럴지도....
크게 부침 없이 지금까지 팀을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오래된 팀이라 신선하거나 파격적인 면이 거의 없고 대부분 오리지널이 Bernhard Schüler의 곡이라 비슷한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이 팀의 음악을 듣다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
개인적으로 프리/아방가르드 같은 파격적인 음악을 광적으로 좋아하지만 음악은 장르불문하고 듣기 좋으면 좋은 음악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이 팀 역시 오랜 기간 알아 왔고 여전히 아름답고 서정적인 연주를 보여주고 있어서 참 고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