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이라는 단어 자체도 딱 이거라고 정의하기 힘들구먼?
Bill Evans의 음악을 듣다 보면 고독이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른다.
고독이라는 것을 영어로 표현해 보자면 Solitude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게 또 명확한 것도 아니다.
Solitude라는 재즈 곡도 있는데 저 단어는 보통 명상이라든가 무언가에 집중하거나 또는 창작과 관련된 의미를 내포하지만 그렇다고 쓸쓸함이나 외로움을 포함하는 단어는 아니기 때문이다.
근데 우리가 생각하는 고독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현시대는 스마트폰 하나면 수많은 정보들을 너무나 쉽게 접한다.
'라떼'가 되겠지만 예전에는 진짜 발품을 팔아야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을 그냥 누워서 손가락발가락으로 딸깍하면 세상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지 않던가!!!
하지만 이것은 때론 나를 쉽게 피로하게 만들거나 지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 홍수의 시대에서 무언가 나만 홀로 떨어져 있는 거 같고 그래서 외로움과 쓸쓸함을 느낄 때 그것이 나는 고독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혼밥, 혼술 거기에 멘탈 강한 자만이 할 수 있는 혼고기(??)하는 사람을 가끔 봤지 자주 보기 힘들었다.
또는 편의점에서 혼자 도시락이나 컵라면을 먹는다든가 하는 모습이 그리 흔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이제는 그런 것들이 익숙한 시대가 아니던가!
무언가 활기차고 밝아 보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우리는 고독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노르웨이의 재즈 싱어인 Hilde Hefte의 2001년 음반 <Playsong: The Music Of Bill Evans>이 갑자기 생각이 났다.
Bill Evans가 작곡한 곡으로만 구성된 음반인데 특히 노르웨이의 실력파 뮤지션들의 참여와 노르웨이 오슬로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Cikada String Quartet 그리고 지금은 고인이 된 ECM의 명 엔지니어이자 기타리스트 그리고 자신의 스튜디오인 Rainbow Studio와 Hot Club Records의 주인장이었던 Jan Erik Kongshaug가 참여한 이 음반에는 Memory Suite를 주목할 필요가 있지만 나는 Remembering The Rain/Blue In Green 이 곡이 먼저 떠오른다.
고독을 이야기하기에 참 어울리는 곡이 아닌가...
오늘 불금인데 여러분들의 저녁이 외롭지 않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