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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글생각 Apr 09. 2021

포노사피엔스, 코로나 이후 나만의 취향 찾아 삼만리

언택트 비즈니스

위 사진은 2013년 3월 13일 진행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취임식 사진이다. 사람들은 취임식을 찍기 위해 머리 위로 스마트폰과 패드를 머리 위로 올리고 있다. 수 많은 불빛이 반짝이는 이 사진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잘 보여준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렇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인간을 ‘포노사피엔스(Phono Sapiens)’라고 불렀다. 2007년 등장한 스마트폰은 인간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폰은 24시간 사람과 같이하며, 스마트폰으로 할 수 없는 것은 이제 없을 정도다.

코로나19가 사람을 집에 가두어 놓는 순간부터 사람들은 스마트폰과 붙어 다니며 디지털 시대의 편의를 누렸다. 코로나19로 인해 여유 시간이 늘면서 이 여유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에 대한 고민도 스마트폰과 함께 커갔다.

코로나19를 이야기하면 대부분 바이오·헬스케어, 재택·원격 근무, 경제 침체 등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일상을 돌아보면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의 증가와 함께 자기자신에 대해 생각할 시간도 많아졌다. 자신이 과거에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취미생활은 무엇인지와 연관된다. 한편, 코로나블루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신만의 취미를 찾기도 한다. 지금의 상황은 사회적 고립으로 사람들이 무기력에 쉽게 빠질 수 있어서다. 사회적 고립은 동료에게 관심을 끌지 못하거나 그룹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린 스마트폰으로 사람과의 대면이 줄어드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누군가를 만나 사회적 동물로서의 삶은 필요하다.

인터넷 포탈을 검색하면, ‘코로나 이후 나의 일상, 모처럼 취미생활’, ‘코로나의 순기능, 취미생활 즐기기’, ‘코로나를 피해 즐기는 소소한 취미생활’, ‘코로나시대 취미생활 안내서’, ‘코로나 덕분에 취미생활’, 코로나때문에 집콕하는 취미생활‘, ’코로나때문에 칩거하면서 새로 생긴 취미‘ 등 다양한 게시글이 올라와있다. 이런 글들을 보면 코로나가 사람들의 취미생활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한 예로 자신이 외향적이고 활동적이어서 자수, 그림그리기 등은 잘 맞지 않았는데, 해보니 잘 맞았다는 친구도 있다. 또 어떤 친구는 코로나19로 너무 답답한 나머지 자신이 일상을 유익하게 보내기 위해 취미생활을 찾기도 한다. 사실 이런 것들은 지금까지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없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말해준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갑작스레 생긴 여유시간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모른다. 그러다 이 여유시간이 길어지면서 점차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게 되고 자신 취미로 연결된다. 집돌이와 집순이는 그냥 집에서 마냥 누워서 TV만 보는 게 아니라 자신의 취향을 알아간다.

미국에서는 인테리어 소재로 책이 활용된다고 한다. 그 이유를 들여다보면, 화상회의, 인터뷰 등이 많이 진행되는데, 이 때 자신의 지적취향을 책장을 통해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또한 어찌보면 여유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의 취향을 공유하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 때문일 것이다. 이런 공유는 결국 ‘내 취향은 이래요’라는 것을 알려준다.

결국 취향은 지금 포노사피엔스에게 스마트폰과 함께 중요한 요소이다. 스마트폰 속 SNS에서의 나의 모습은 결국 나의 취향을 알려주는 일이다. 그 일이 이제 나를 제대로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 증가한 것이다.

그래서 취미 플랫폼의 2020년 3월 이용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35%나 증가했다. 이런 것을 보면 사람에게 중요한 건 의미를 찾는 행위이다. 우리는 코로나19로 저차원의 굶주림보다 고차원의 굶주림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경영사상가 찰스 핸디는 저차원의 굶주림은 제품가 서비스에 지불한 돈을, 고차원의 굶주림은 삶의 목적에 대한 이해라고 한다. 우리가 가끔씩 시간이 나면 ‘왜 사는가’에 대한 생각을 하는데, 코로나19는 그 질문을 통해 자신의 취향을 발견할 기회를 줬다.

그래서 지금 사람들은 자신만의 취향 콘텐츠를 찾아 헤맨다. 컬러링북, 홈가드닝, 방향제 만들기, 독서, 그림그리기, 펜드로잉, 발레, 자수, 홈소잉, 반려식물 키우기, 캘리그라피 등 다양한 취미 콘텐츠를 즐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사람들은 취향 중심으로 자신의 삶을 설계할 것이다. 이미 개인화된 삶 속에서 취향은 중요했다. 하지만 이를 알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 한편으론 알더라도 이를 즐길 시간이 없었다. 그냥 스마트폰의 자신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그냥 보기만 했을 뿐이다. 비즈니스 면에서 취향를 다루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높아질 것이다.

<언택트 비즈니스>는 코로나19로 인해 나타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위협을 다룹니다. 홈 블랙홀, 핑거 클릭, 취향 콘텐츠, 생산성 포커스 등의 4가지 비즈니스 코드를 중심으로 언택트 비즈니스를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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