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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PTSD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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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n May 15. 2021

교통사고로 인한 스트레스 장애(PTSD) 투병 14일

투여약 : 아빌리파이, 멀타핀, 자낙스

걸은 거리 : 14km

식사 : 광어회덮밥, 칼로리 바란스, 


오늘은 올레길 15길 b코스 해안길을 걸었습니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한림항에서 출발해 고내포구 까지 걸었습니다

걷는 시간 내내 같은 생각과 싸우기도 하고 받아들이기도 하고

어떤 시간엔 이를 악물고, 어떤 시간에는 울먹이기도 하면서

14km를 걸었습니다

가는 길에 바다가 참 아름다웠습니다.

애월의 바다가 왜 유명한지 대충 알겠더라고요.

서울은 비가 왔다는데 여기는 놀랄만큼 맑았습니다

가끔 빗물이 후두둑 떨어지긴 했지만 10분도 채 안된 느낌이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에메랄드 바닷빛을 보며 저는 

참 이 바다에서 죽으면 행복하겠다 싶었습니다.

뭐랄까요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죽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 생각이 이렇게 흘러간다는 것이 좀 슬프기도 했지만 그게 사실이었습니다

사고이후로 제대로 된 사유를 사실 잘 하지 못했던게 사실인데,

저는 어떻게든 티 안나게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요새들어 꼴 사나운 모습을 계속 참지 못하고 의도치 않게 노출되편입니다

오늘도 제가봐도 너무 꼴사납고 부끄러워 사실..깊은 자괴감에 빠졌습니다.

제 증상은 망상도 해리도 아닌, 자괴감과 자학감입니다.

자해를 하고싶은 생각도 들때가 있긴 한데, 그건 외부로 제 약점이 노출된다는 극심한 불안감에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대신 제 자아와 감정을 자해한다는 느낌이 종종 들곤 합니다

아니 사실 매일 들곤 합니다.

어쨌든 오늘 하루도 이렇게 보냈습니다. 약을 먹었고 곧 잠이 오겠지요.

괴로운 하루를 보낸건 사실이지만..

공황은 호전되었습니다. 몰아쉬는 숨도 조금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감정의 고통은 줄었다는 생각은 안듭니다. 그냥 묵묵히 하루를 살아냈습니다.

그렇게 오늘도 어찌 어찌 살아냈습니다

비루한 글에 라이크를 눌러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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