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PTSD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un Jun 04. 2021

교통사고로 인한 스트레스장애(PTSD) 투병 33일

투여약 없음

식사량 : 하루 한끼의 일반식


매일 아침이 오는게 두렵다는건 이런 느낌일까요.

새벽 3시 4시가 되어야 잠이 오는것도 조금은 지치는 것 같습니다.

현재 저는 약을 투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약을 먹으면..잠만 오고 잠이 깨면 더 깊은 우울함에 심연으로 빠져드는

저를 마주하곤 합니다

어둠속에 작은 의자가 하나 있고 빛이 제 위를 비추고

그 의자에 쭈구리고 앉아 하염없이 땅반 보는 느낌이랄까요.

커피를 사러 갔던 카페에서 고양이 한마리를 봤습니다.

곁으로 다가오니 참 살갑더라구요.

고양이든 사람이든 무언가 살아있는 존재의 살을 느껴본 것이 오랜만이었습니다

생업에 복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조금씩 일하고 있는 와중에 거래처 사장이 코로나 밀접접촉자가 되어 저는 그의 접촉자로 검사받고 1일 자가격리중에 있습니다.

부랴 부랴 호텔방은 두고 아시는 분께 사정해서 빈 원룸에 들어와 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면 호텔방에 택배들이 와 있습니다.

전부 비싼 신발 비싼 가방 비싼 지갑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엄두도 못내던 것들인데 두렵지가 않아요

그런데 필요도 없습니다. 예전만큼 사람을 만나지도 않고 어디를 갈 일도 없습니다.

그런데 구매는 줄지 않습니다

포르쉐 견적을 봤습니다.1억정도 소요되더군요. 사는데 어렵진 않을 것 같습니다.

근데 그걸 산다고 공허한 마음이 채워질지 모르겠습니다.

현장에서 일을하다 12층 정도 창문을 물끄러미 보고 의사인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아무 고통 없이 즉사라는건 어떻게 해야 하는건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스위스에는 신청자에 한해 안락사를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영화 "미비포유"를 보면 나옵니다.

진지하게 신청해볼까 생각중입니다.

아니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투병이 꽤 길었습니다.

약 없이 투병한 기간이 꽤 길다보니 회복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신청한다고 해도 너무 사람이 많아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듯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락하게 죽는 다는 것이 너무 큰 꿈인가 싶기도 합니다

지금 현재 삶의 고통이 죽음의 고통보다 크다면

삶을 끝내는건 결국 고통에서의 해방을 뜻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단 현재 제 증상은 이렇습니다.

24시간 내내 가슴 졸임

24시간 내내 우울감

24시간 내내 절망감

하루에 두번 정도의 공황

주변이 비 현실적으로 변하는 표현하기 힘든 감각

무뎌진 감각 정도입니다


괴롭습니다.

정말 괴롭습니다.

혹시 공황을 약 없이 병원 없이 혼자 이겨내시면 꼭

치료받으세요.

부탁드립니다.

저 처럼 되지 말아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교통사고로 인한 스트레스장애(PTSD) 투병 30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