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난 작가님의 'The Corn'
재미있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물론 재미를 느끼는 기준은 저마다 다르니 이 세상에 많고 다양한 재밌는 것들이 존재할 수 있겠지. 그런 내게도 재미를 느끼는 분야가 무척 다양하지만 그 중 하나는 예술이 되겠다. 평소에 좋아만 했지 실제 작품을 볼 수 없었던 나난 작가님의 'The Corn' 전시는 전시 기간과 장소가 출장 시기와 출장 장소와 맞아떨어서 운좋게 볼 수 있었다.
친구에게 받은 선물(괴산 찰 옥수수)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진주귀걸이를 한 옥수수>의 실물은 인스타그램에서 보았던 이미지보다 생생하고 보기만 해도 즐거웠다.
그림에서 느껴지는 생생한 옥수수의 모습과 대비되는 살포시 걸린 진주 귀걸이, 그리고 두건과 머리카락을 닮은 옥수수 껍질. 명화처럼 고전적인 액자에 담긴 그 모습이 일상에 위트를 더해준다. 심지어 두건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었는데, 두건을 벗겨 돌돌 풀어내면 다양한 날씨의 옥수수밭이 펼쳐진다. 작가의 상상력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두건마다 다양한 옥수수밭의 미스터리를 간직한 셈이다.
전시실 안에 태블릿 PC에서 작가가 두건을 돌돌 풀어 펼쳐서 그림을 보여주는 영상이 나오고 있었는데, 그걸 보는 순간 픽 하고 웃음이 나왔다. 그 전에 전시실을 가득 채운 옥수수밭 그림들이 무엇을 표현하는지 몰랐기 때문에 내게 의미가 없었다면, 그 영상을 본 직후에 깨달음이 머리를 치고 지나가면서 재미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전시장에서는 옥수수에서 파생한 다양한 아트 전시물을 볼 수 있었는데,
옥수수를 이용한 말장난이라던지
작가님의 시그니처 작품인 <롱롱타임플라워>에도 옥수수 유니콘과 팝콘꽃등을 발견할 수 있다.
팝콘 부스 옆에서는 옥수수향 디퓨저(?)를 볼 수 있었다.
옥수수밭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도 있으며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패러디한 프로젝트 옥수수를 볼 수 있었다.
이 옥수수 꽃다발은 갤러리 내에 있는 꽃가게에서 구매 가능하다.
꽃가게에서는 시들지 않는 꽃 <롱롱 타임 플라워>를 구매할 수 있으며 가격은 한송이당 6천원이다. 하지만 한 송이만 사면 안 예쁘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해야했다. 꽃다발대로 구매하면 72,000원이었지만 나는 소박하게 36,000원을 주고 몇 개를 구입했다. 하지만 지금 다 구매할 걸 그랬나 후회하는 중이다.
포장까지도 끝까지 위트가 있었는데, 꽃가게처럼 소중하게 포장해준 것은 물론 옥수수로 만들어진 봉투에 담아서 준다. (비닐 봉투가 아니지! 친환경 생분해 봉투라 해야하나)
특히 이 전시는 실제로 보는 것이 훨씬 위트 넘치기 때문에, 내게 더이상 스포를 당하기 전에 꼭 가서 보시길 바란다. 해외 전시들보다 알차고 좋았던 전시였다.
10월 2일까지니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주에 시간내서 꼭 가보시길.
아 물론 전시 관람은 무료다.
*2층에서는 서정아트센터의 컬렉션을 관람할 수 있는데, 그 컬렉션의 수준이 놀라웠다. 가능하다면 2층도 둘러보시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