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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 Mar 13. 2023

우리는 정말 프로페셔널하게 일하고 있나요?

Summary.

주체적으로 일하는 팀원이 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프로페셔널리즘의 탑재가 필요하다. 실무를 진행하면서 개인이 업무를 프로페셔널하게 진행하고 있는지를 자체적으로 진단하며 업무 성숙도를 높이는 건강한 회고는 성장을 위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습관이다.

*가이드 문서 하단 공유


최근 새로운 서비스 런칭을 앞두고 팀의 스트레스 레벨이 부쩍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동료들 간에 날이 선 표현들이 오가는 것도 보았고, 상호 간의 소통하는 에너지가 자주 건강해 보이지 않는 것도 느껴졌다. 그 와중에 나 역시 이런저런 업무들에 물리적으로 감정적으로 많이 소모가 되는 상황이었다 보니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개입하진 않았던 것 같다. 조직의 분위기나 태도는 실무적인 해결책 보다 문화적인 관점에서 솔루션을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조직문화는 단기간에 소수의 솔루션으로 해결되는 주제가 아니기 때문에 어설프게 개입했다가는 또 조직을 혼란스럽게만 하는 마이크로매니징이 될 것 같아 조심스럽기도 했다. 


그래서 우리 조직문화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안하기 전에 우리 팀이 어떤 방식으로 일했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기준점'을 내가 먼저 소통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모던라이언에서 일하는 방법'이라는 글을 작성해서 팀에 공유했다. 사실 이번 소통은 굉장히 리더가 꼰대 같아 보일 수 있는 주제라고 생각해서 매우 조심스럽긴 했는데 이번에도 팀에서는 내가 기대한 것 이상으로 잘 경청해 주고 공감해 주고 이런저런 의견들도 솔직하게 나눠줘서 너무 고마웠다.


'모던라이언에서 일하는 방법' 일부 발췌


'모던라이언에서 일하는 방법'은 컬리에서 팀빌딩을 하며 2018년에 처음으로 작성했던 내용을 기반으로 새로운 조직을 만날 때마다 조금씩 수정을 거듭하며 다듬어가고 있는 문서이다. 처음 리더를 맡았을 때 내 그릇에 맞지 않는 큰 성숙도가 필요해서 혼자 허우적댔었고, 결국 사람이 힘들어 마음의 병까지 얻었을 때 '멋진 리더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무엇을 할까'를 고민하다가 탄생하게 된 문서이다.


'모던라이언에서 일하는 방법'은 우리 팀의 개인이 모두 프로페셔널 한 태도로 일하는 성숙한 구성원이 되기를 바라며 작성한 문서이다. 그리고 조직에서 다양한 경험을 과정에서 본인이 잘 성장하고 있는지를 비교하여 자기 객관화를 하는데 활용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위의 문서가 없었던 때 나는 개인적 경험을 기반으로 팀원들과 회고를 진행하곤 했는데 결과가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던 기억이 있다. 분명히 나는 비슷한 주제라고 생각했지만 동료들은 공감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다른 문제라고 해석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유를 고민해 보니 결국 같은 문제나 상황이더라도 개인의 성향과 역량에 따라서 경험은 다르게 해석되고 소화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개개인이 회고를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주관에 의존하지 않는 개인이 업무를 대한 태도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런 면에 위 문서는 꽤 괜찮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저 문서를 기준으로 팀원들과 멘토링/코칭을 진행하면서 나의 개인적인 경험에 너무 의존하지 않는 한층 더 투명하고 체계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었고, 나와 멘토링을 진행했던 팀원들의 만족도도 그 전과 대비하면 확실히 높아졌던 기억이 있다. 




덤덤하게 AMA(Ask Me Anything) 시간에 해당 문서를 같이 읽으면서 설명을 한 뒤 팀원들의 반응을 조심스럽게 봤는데, 내 우려와는 달리 문서에는 기술되지도 않았지만 추가적으로 우리 팀이 조금 더 건강하게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을만한 아이디어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개인적으로도 취약한 주제라 생각하는 '문서화'에 대한 부분이 많이 언급되었다

그리고 미팅이 끝나자마자 팀은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고, 하나둘씩 드립이 쌓여가는 슬랙 쓰레드를 보며 역시 나부터 용기를 내서 소통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직문화의 성숙도는 드립력에 비례한다는 가설이 생기고 있는 중이다.

어쩌면 두 번째 서비스런칭을 앞두고 가장 바쁜 시기일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 문화나 프로세스적인 관점에서도 최근 제일 많은 시도들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조직의 활력이 올라오고 있는 게 내 눈에도 보인다. 조직의 문화와 수준이 드러나고 평가받는 타이밍은 회사가 잘 나갈 때보다는 오히려 회사가 어려운 때라고 생각한다. 작년 우리 모던라이언은 대외적으로 다른 회사들 대비 많은 잡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우리할 일들을 해오며 잘 견디고 서비스를 만들어왔다. 지금은 그때와는 조금 다른 상황일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는 상황에서도 우리가 조금 더 멋진 팀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며 지금의 이 도전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멋진 팀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발현될지 매우 기대가 된다.




너무 교과서적으로 뻔한 내용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나는 겁쟁이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사람들에게 이런 내용을 공유했다가 어떤 예상하지 못했던 반응이 나올지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혹시라도 나의 이 고민의 흔적이 도움이 되는 팀과 사람이 있을까 봐 '모던라이언에서 일하는 방법'문서를 공유해 본다. 조직문화와 팀원들의 코칭/멘토링을 고민하는 리더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


https://docs.google.com/document/d/1z75zHJ1QigFkCQoWnEbPL3n6UqfJUNcAfZn6qs7uyX0/edit?usp=sha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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