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제안을 받던 날
올해 상반기까지 남들 앞에서 무대 위에서 발표하는 기회들이 종종 있었다.
새로운 업계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수요가 꽤 많았던 가운데 대학교 강단에 특강을 하는 연사로 초대받은 적도 있었다.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나에게 많은 자극제가 되었다.
한때 선생님의 꿈을 갖고 있던 나로선 매 순간이 특별했고, 쉽진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준비를 했다.
업계 전문가로서 초청된 자리였지만 오히려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가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던 중, 얼마 전, 한 학교로부터 2024년 정식 과목의 강사로 학기 과정을 맡아줄 수 있겠는지 묻는 메일을 받게 되었다. 이번학기에 새로운 과목이 개설되는데 이전에 강의했던 경험을 보고 연락을 준 것이었다.
여건이 된다면 꼭 해보고 싶었지만, 오프라인 수업으로 한 학기를 책임지고 진행해야 하는 터라 해외출장이 잦은 스케줄 상 아쉽게도 고민 끝에 거절해야만 했다. 그래도 이번 제안을 계기로 느낀 점이 많았다. 무엇보다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내 이름 석자로 시도해 볼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사실에 뿌듯했고, 나도 몰랐던 사이에 실력이 쌓인 가운데, 외부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스킬을 발견한 것 같아서 굉장히 반가운 느낌이 들었다.
전혀 모르는 새로운 업종에 맨땅에 헤딩하듯 도전했던 시간들은 분명 쉽지 않았다.
비록 어렵고 힘들었긴 했지만, 오히려 그 시간들을 거쳐오면서 쏟았던 노력들 덕분에
예전엔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기회들을 만날 수 있게 된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든다.
스케줄이 허락했다면 분명 도전해 봤을 텐데 아쉬웠지만 나중에 여건이 된다면 꼭 해보고 싶다.
나는 여전히 스스로를 부족하다고 낮춰서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
결핍 그리고 겸손함이야말로 조금 더 나은 모습이 되기 위한 동기부여라고 생각했다.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배우는 것에 목말라하는 프로수강러의 습관도 있다.
이제는 배움 자체보단 그동안 배운 것을 바탕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낼 때도 되었는데 말이다.
예전에는 이런 기회가 찾아와도, 내가 감히 무슨 이라는 생각에 움츠러들곤 했는데
이번 메일 덕분에 조금 더 용기를 갖고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을 너무 채찍질하거나 깎아내리지 말고 여기까지 오느라 그동안 고생 많았고 참 애썼다고,
새로운 가능성이 있으니까 지금까지 해온 것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앞으로도 잘할 수 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충분히 도전해도 될 만큼 실력을 쌓아가고 있고, 앞으로 성장해 나갈 가능성을 갖고 있는 멋진 사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