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키워드는 <변화>
생각해 보니 내년 계획만 생각하고 올해를 매듭짓고 마무리하는 것을 깜빡한 것 같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업무 속도가 조금씩 느려진 이제야 숨을 돌리며 지난 1년을 돌이켜 보았다.
2023년의 키워드를 하나만 뽑아보자면 바로 #변화 일 것이다. 문제는 모든 변화가 한꺼번에 몰려들어서 체력의 한계를 경험했지만, 그래도 마음 고생한 만큼 그동안의 결실들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던, 감사한 올 한 해 2023년이었다.
오랜 고민 끝에 외국계로 이직을 했고, 세입자 신세에서 벗어나 진짜 우리 집으로 이사를 했고, 나의 이름 석자 옆에 작가라는 명함이 생겼다. 이중에서도 특히 뿌듯했던 경험은 나의 책을 서점에서 발견했던 순간, 그리고 고마운 분들과 함께한 북토크의 순간이었다. 귀하게 여기는 독자들, 그리고 지인들을 모시고 소규모로 만났던 북토크의 순간만큼은 그 어느 베스트셀러 작가 못지않게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출판사 뉴스레터에서 연말결산 특집으로 올해 피드백을 가장 많이 받은 편으로 나의 글을 발견했을 때도 역시 보람이 느껴졌다. 출간을 계기로 어떤 순간에서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단 것을 배웠다. 무력감과 번아웃이 최절정으로 찾아온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절, 매일 새벽 꾸준하게 글을 쓰던 과거의 내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결과도 없었을 테니까.
이사의 경우엔 생각보다 너무나도 챙겨야 할 것들이 많아서 저절로 다이어트가 되었던 시기이기도 했다. 인테리어 디자인업체를 계약하고 나면 인테리어 고민이 끝날 줄 알았건만, 가구 하나하나, 조명, 커튼, 등등 신경 쓸 것들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이삿짐을 정리하면서도 물건들을 매일 얼마나 버렸는지 모른다. 그동안 필요 없는 것들을 충동구매로 너무 많이 사들인 것 같아서,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직행한 물건들을 보며 미니멀리스트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이직고민도 거의 몇 달간 하다가 어렵게 결정했던 것이었다. 여러 가지 선택지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내린 결정이었고, 요즘도 스케줄이 너무 벅차게 몰려올 때면 문득 과연 이 길이 맞는 걸까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굳이 뭐 하러 사서 고생을 하느냐는 주변의 목소리들이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과거의 선택을 후회한 적은 없다. 그동안의 모든 선택들은 굉장히 치열하게 고민한 이후의 결과였고, 커리어에 있어서 만큼은 마치 재테크에서 말하는 high risk, high return을 지향하게 되는 것 같다. 결국엔 옳고 틀린 결정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나다운 선택을 하느냐의 차이라는 것, 그리고 나는 과거에 머무르기보단 새로운 미래에 대한 호기심과 성장에 대한 욕구가 훨씬 더 큰 사람이란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변화는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마주할 때 더 큰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배웠던 2023년이었다. 여전히 하고 싶은 것들이 참 많은 나는, 내년에 해야 할 리스트들이 이미 2024년 다이어리에 빼곡하다. 그중에서 제일 이루고 싶은 것은 바로 체력관리와 브랜딩의 아웃풋에 대한 계획이다. 내년에도 나만의 속도로 배우는, 나다운 성장을 담은 한 해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