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건가?
언제 한번 건너편에 앉아있던 이가 그렇게 물었다. 그런데 선뜻 이야기 할수가 없었다.
때로는 흔한 영화학도처럼 <시민케인>이라고 할수도 있고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 이야기를 읊을수도 있다.
혹은 내가 서울예전에서 면접을 볼때처럼 <킬빌> <펄프픽션>처럼 타란티노의 영화를 이야기할수도 있었다.
올해 2월이었다면 <데드풀>일수도 있겠고. 작년이라면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라고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예전엔 무인도에 갇히게되고 한편만 볼수있다면 <레이드2>를 가져가겠다고 했다.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하나씩 품고있는 한편정도가 있기 마련이기도 하고 상대방이 품고있는게 무엇인지 궁금한데서 유래된다.
이전에 한번은 제일 좋아하는 영화가 뭐냐고 묻는말에 이렇게 답했다.
어느 한 졸린 눈을 부비던 10대때, 금요일이나 토요일에는 주말의 명화나 토요명화등을 방영하곤 했다.
그날 봤던 영화가 <쇼생크 탈출>이었는데, 이야기 구조부터 연출, 연기까지 나무랄것없이 좋았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 답변이 "재미가 없는" 답변에 가까웠던것 같다.
그래서 나는 짐짓 멋적게 이야기했다.
무언가 규정하기에는 기준점이 모호하다. 인생영화라는게 난 뭔지 잘 모르겠다. 예를 들면, 우리가 소설책을 읽는데 누군가는 <시크릿>같은 자기계발서가, 혹은 스티븐 킹의 호러 소설 내지는 데니스 루헤인의 보스턴 느와르물을 좋아할수도 있다. 그 우위를 사실 정할수는 없다.
하나만 뽑는다면 나는 여전히 고민을 하겠지. 어쨌거나, 본론으로 넘어가서.
한번은 그 "인생영화"가 뭔지 나도 궁금해서 왓챠에 들어가서 5점을 준 영화들을 나열해봤다. 너무 많았다.
영갤에서는 내가 감정적으로 평을 준다고 했다. 물론 그거 부정은 못한다.
냉정하게 5개를 줬던 영화들을 하나하나 점수를 내리면서 왓챠에서 별 5개를 준 영화들을 정리해보니까
일종의 패턴들이 보였다. 그래서, 나는 내가 그 별5개를 준것에 대해서 나름 정의를 해보려고 한다.
1. 어떠한 영화가 대체 불가능의 영역에 있는 경우
잘만들어서 대체품을 찾을수없는것을 의미한다. 이를테면 폭력에 대한 부분은 <시계 태엽 오렌지>를 따라올수없다. 비교적 최근작에서는 나홍진만 만들수있을 기괴한 영화 <곡성>도 이 부분에 속한다. 그리고 조지 밀러가 본인의 죽은 프랜차이즈를 관짝에서 꺼내온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감독의 최고작 <매드맥스2>를 능가한다.
2. 믿고보는 감독인 경우
시드니 루멧의 필모그래피는 알짜배기로 좋은영화들이 가득하다. <뜨거운 오후><허공에의 질주> <네트워크><12인의 노한 사람들> 처럼.
구로사와 아키라 영화는 사실 아직 좀 더 배워야 논할수있을것같지만, 분명한것은 <라쇼몽> <요짐보><7인의 사무라이><숨은요새의 세악인>은 지금봐도 상업적으로 재밌다. 짜임새도 이후에 영향을 많이 미쳤고.
3. 장르적으로 놀랍거나 새로운 재미를 주는경우,
이를테면 SF호러에서는 <에일리언>을 무시할수 없고, 액션장르에서는 <레이드1,2>편을 놓고는 이제 대화를 할수가 없을 정도. 또 범죄영화 중에서도 도심 총격전 장면은 <히트>가 생각이 난다.
4. 배우의 연기가 머릿속에 남는 경우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에서는 매튜 매커너히와 자레드 레토의 연기 싸움이 팽팽하다. 물론 연출도 좋았지만.
<칼리토><스카페이스>는 브라이언 드 팔마의 연출과 제대로 잘 어우러지는 알파치노의 연기가 기억에 남았다.
두서없이 시작했으니까 글도 두서없이 끝낼건데, 어찌되었건 그중 하나만 뽑는다면 나는 여전히 뭘 골라야될지 잘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내 작은 친구에게 인사나 해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