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영화소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충환 Jun 28. 2016

인생영화가 뭔가요?

먹는건가?

언제 한번 건너편에 앉아있던 이가 그렇게 물었다. 그런데 선뜻 이야기 할수가 없었다.

때로는 흔한 영화학도처럼 <시민케인>이라고 할수도 있고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 이야기를 읊을수도 있다.

혹은 내가 서울예전에서 면접을 볼때처럼 <킬빌> <펄프픽션>처럼 타란티노의 영화를 이야기할수도 있었다.

올해 2월이었다면 <데드풀>일수도 있겠고. 작년이라면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라고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예전엔 무인도에 갇히게되고 한편만 볼수있다면 <레이드2>를 가져가겠다고 했다.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하나씩 품고있는 한편정도가 있기 마련이기도 하고 상대방이 품고있는게 무엇인지 궁금한데서 유래된다. 


이전에 한번은 제일 좋아하는 영화가 뭐냐고 묻는말에 이렇게 답했다.

쇼생크 탈출이요.

어느 한 졸린 눈을 부비던 10대때, 금요일이나 토요일에는 주말의 명화나 토요명화등을 방영하곤 했다.

그날 봤던 영화가 <쇼생크 탈출>이었는데, 이야기 구조부터 연출, 연기까지 나무랄것없이 좋았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 답변이 "재미가 없는" 답변에 가까웠던것 같다.


그래서 나는 짐짓 멋적게 이야기했다.

사실은 타란티노의 <펄프픽션>이요. 

무언가 규정하기에는 기준점이 모호하다. 인생영화라는게 난 뭔지 잘 모르겠다. 예를 들면, 우리가 소설책을 읽는데 누군가는 <시크릿>같은 자기계발서가, 혹은 스티븐 킹의 호러 소설 내지는 데니스 루헤인의 보스턴 느와르물을 좋아할수도 있다. 그 우위를 사실 정할수는 없다.


하나만 뽑는다면 나는 여전히 고민을 하겠지. 어쨌거나, 본론으로 넘어가서.

한번은 그 "인생영화"가 뭔지 나도 궁금해서 왓챠에 들어가서 5점을 준 영화들을 나열해봤다. 너무 많았다. 

영갤에서는 내가 감정적으로 평을 준다고 했다. 물론 그거 부정은 못한다.

냉정하게 5개를 줬던 영화들을 하나하나 점수를 내리면서 왓챠에서 별 5개를 준 영화들을 정리해보니까 

일종의 패턴들이 보였다. 그래서, 나는 내가 그 별5개를 준것에 대해서 나름 정의를 해보려고 한다.


1. 어떠한 영화가 대체 불가능의 영역에 있는 경우

잘만들어서 대체품을 찾을수없는것을 의미한다. 이를테면 폭력에 대한 부분은 <시계 태엽 오렌지>를 따라올수없다. 비교적 최근작에서는 나홍진만 만들수있을 기괴한 영화 <곡성>도 이 부분에 속한다. 그리고 조지 밀러가 본인의 죽은 프랜차이즈를 관짝에서 꺼내온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감독의 최고작 <매드맥스2>를 능가한다.

조금만 솔직해지자면, 나는 니콜라스 윈딩 레픈이 아무리 계속 삽질을 해도 <드라이브>를 만들었기때문에 믿을것같다.

2. 믿고보는 감독인 경우

시드니 루멧의 필모그래피는 알짜배기로 좋은영화들이 가득하다. <뜨거운 오후><허공에의 질주> <네트워크><12인의 노한 사람들> 처럼.

구로사와 아키라 영화는 사실 아직 좀 더 배워야 논할수있을것같지만, 분명한것은 <라쇼몽> <요짐보><7인의 사무라이><숨은요새의 세악인>은 지금봐도 상업적으로 재밌다. 짜임새도 이후에 영향을 많이 미쳤고.

시드니 루멧의 AtoZ라고 생각한다. 시드니 루멧의 수많은 좋은 영화중에서 으뜸이라고 볼수있다.
만약에 조니 토(두기봉)의 영화를 좋아하는 이성이 있다면 고백부터 하고볼거다. 사랑합니다

3. 장르적으로 놀랍거나 새로운 재미를 주는경우,

이를테면 SF호러에서는 <에일리언>을 무시할수 없고, 액션장르에서는 <레이드1,2>편을 놓고는 이제 대화를 할수가 없을 정도. 또 범죄영화 중에서도 도심 총격전 장면은 <히트>가 생각이 난다. 


편애 맞다. 근데 액션영화를 좋아하는데 <레이드> 시리즈를 안봤다면 그건 기만에 가깝다.
명백히 말해서 이 영화1편은 거의 혁명에 가까웠다. 로드리게즈가 프랭크 밀러를 감독자리에 세우기위해서 미국감독조합을 탈퇴하면서까지 만들었다. 원작과 100% 일치하는 영화다.

4. 배우의 연기가 머릿속에 남는 경우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에서는 매튜 매커너히와 자레드 레토의 연기 싸움이 팽팽하다. 물론 연출도 좋았지만.

<칼리토><스카페이스>는 브라이언 드 팔마의 연출과 제대로 잘 어우러지는 알파치노의 연기가 기억에 남았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를 입덕한건 <갱스오브뉴욕>이지만 제일 좋아하는 영화는 PTA의 <데어 윌 비 블러드>였다.
그리고 드니로는 택시드라이버.


두서없이 시작했으니까 글도 두서없이 끝낼건데, 어찌되었건 그중 하나만 뽑는다면 나는 여전히 뭘 골라야될지 잘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내 작은 친구에게 인사나 해보라고.


매거진의 이전글 비디오와 유년시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