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oohwan Nov 18. 2020

매일 살 생각 #2

소소한 물건에서 오는 기쁨

너무 많은 일에 치여 심신이 지쳐갈 때 문뜩 '나는 왜 일을 하는가?', '나는 무엇을 위해 돈을 버는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돈을 쓰면 기분이 꽤 괜찮아지고 다시 살아갈 이유가 생긴다.(카드값은 내야지)


꼭 큰돈을 써야만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오랜 시간 고민하여 큰맘 먹고 산 물건이 큰 실망감을 안겨줄 때도 있고, 작은 금액이라 별생각 없이 샀던 물건이 커다란 만족감을 줄 때도 있다.


비교적 가격대는 저렴하지만 최근 내가 만족했던 물건들을 소개해본다. 대부분이 새벽시간대에 잠을 설치다 '뭐 좀 사볼까?'하며 지른 물건들인데(불면이 이렇게나 위험하다), 가격 대비 만족스러운 제품들이 많아 꽤나 성공적이였다.






1. 수동식 코털 제거기 (Nose Trimmer)


나의 인생 코털 제거기. 전기 코털 면도기는 청소도 번거롭고 건전지도 교체해야 하고 씹히는 순간 눈물이 흘러 불편했다. 코털 가위도 써봤지만 일정한 길이로 잘리지 않거나 콧속 피부를 찔러 짜증 났다.


그렇다고 뽑아내자니 야만적인 것 같다. 그런데 집게처럼 생긴 이 단순한 디자인의 수동식 코털제거기는 중앙에 위치한 칼날이 회전하며 씹힘 없이, 눈물 없이, 깨끗하게 코털을 잘라낸다.


칼날이 원통 안에 쏙 들어가 있어 피부에 닿을 일이 없다. 콧속에 그대로 넣고 두세 번 눌러주면 끝. 청소는 또 얼마나 간편한지 같이 주는 솔로 두어 번 슥슥 털어내면 된다.


보시다시피 사이즈도 작고 케이스도 함께 주기 때문에 휴대하기에도 편하다. 2만 원도 안 되는 가격대이니 제발 그냥 이 코털 제거기를 사세요.




2.이지 드롭 변기 클리너 (Easy Drop)


뭔 변기 닦는 솔 따위를 소개하나 싶겠지만, 세상에서 화장실 청소가 제일 귀찮은 나 같은 애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그런 애들을 위해 태어난 혁신적인 변기 클리너다. 그 이름 이지 드롭 (이름 값한다).


손에 물을 묻히지 않아도 물에 녹는 일회용 ‘펄프 브러시’를 핸들에 끼워주고 버튼을 당겨 고정시킨 후 슥슥 닦아주면 브러시에 있던 세정제가 녹아 살균효과를 발휘한다.


이후부터가 핵심인데 청소 후 브러시는 버튼을 밀어 변기에 버리고 물을 내리면 끝이다. 일회용 브러시가 물속에서 자연 분해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


리필용 브러시를 계속 구매해야 되는 게 아쉽지만, 고무장갑 안 껴도 되고, 변기솔에 묻은 이물질 떼어내느라 고생하지 않아도 되기에 화장실 청소가 매우 쉬워졌다.




3. 푸에브코 체중계 (PUEBCO STANDARD BATH SCALE)


나는 체중계를 싫어한다. 어렸을 적부터 살찐 체형이라 다이어트는 평생 숙제였고 매일 몇 킬로나 빠졌는지 혹은 쪘는지를 체크하는 게 스트레스였다.


체중계에 올라서는 순간의 긴장감과 두려움이 싫어 이사할 때 사용하던 체중계를 매몰차게 버렸다. 눈바디로 매일 체크하거나 주변 사람들의 피드백이면 굳이 체중계가 없어도 될 것 같아서. 그러다 이 미친 아날로그 체중계를 봐버렸다.


푸에브코(PUEBCO)에서 만든 체중계는 외관부터 안 살 수가 없는 디자인이다. 스틸로 제작된 바디와 노란색의 포인트는 밀리터리 감성을 돋보이게 한다.(밀덕 아님) 상단에 쓰여있는 영문 폰트와 그림에는 없지만, 함께 주는 옐로 플레이트의 체중 단위 차트는 제품의 클래식함을 더해준다.


기계식 체중계라 전자식보다 정확도는 떨어지지만(오히려 난 눈치 없이 정확한 게 싫어), 이 체중계에서 그런 것 따위는 의미 없다. 그냥 하나의 인테리어 오브제로 충분히 제 값을 하기 때문이다  


견고한 풀 메탈 바디를 더하고도 4만 원이 안 되는 가격으로 이 제품을 가질 수 있다.


BRAND: PUEBCO I PRICE: 36,800원




4. 튜브 링거 (Tube Wringer 401)


1970년대 초 처음으로 튜브 링거를 개발한 미국 Gill Mechanical 사의 제품으로 ‘Tube Wringer 401’ 모델이다. 아연 도금된 강철 프레임과 금속 롤러로 제작되어 수년을 매일 사용할 수 있다.


일반 튜브뿐 아니라 알루미늄 소재의 튜브도 손쉽게 짜낼 수 있는데 치약이나 핸드크림, 물감 등을 손으로 짜서 쓸 때와 비교해 35% 이상 버려지는 양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제품의 매력은 손으로 다이얼을 돌려 치약과 핸드크림 등을 납작하게 만들어 버리는 기분 좋은 쾌감과 알루미늄 소재 튜브에 남겨지는 골판지 같은 패턴 자국이다.(나는 이게 너무 좋더라)


생각보다 큰 사이즈라 가로폭이 넓은 화장품들도 잘 들어간다. 무게감이 있기 때문에 화장실에서 사용할 때는 떨어뜨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BRADN: Gill Mechanical ㅣ PRICE: 29,000원




5. 키티버니포니 티슈박스 커버 (KBP Platz Tissuebox Cover)


사람도 그렇지만 물건도 무슨 옷을 입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보인다. 보기 싫은 곽티슈가 예쁜 패턴이 들어간 패브릭 옷을 입자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이 되었다.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키티버니포니의 플라츠 티슈 박스 커버. 일반적인 체크 패턴을 키티버니포니 스타일로 변형한 패턴으로 선이 교차하는 지점에 컬러 포인트를 주어 단정하면서도 생기가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BRAND: KBP I PRICE: 13,000원 




6. 푸에브코 육각 트레이 (PUEBOCO STEEL STAR TRAY)


스틸 소재를 육각 형태로 구부려 만든 트레이. 모양만으로도 멋진 느낌을 주는 제품으로 팝콘이나 마른안주를 제외하고 무엇을 담아도 멋스럽게 소화한다. 


신발장에 올려두고 외출할 때 챙겨야 하는 카드, 열쇠, 지갑, 액세서리를 담아두기에도 좋다. 집뿐 아니라 인더스트리얼 무드를 내는 카페나 레스토랑, 의류샵 등에서 사용하기에도 매우 좋고. 

가격 또한 저렴하여 아주 만족스러운 물건.


BRAND: PUEBCO I PRICE: 15,000원 



작가의 이전글 매일 살 생각 #0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