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밤이야 12시 10분 새벽이라면 1시부터야 갑자기 눈이 반짝 떠지고 정신을 가다듬어읽고 메모하며
어제와 그제
허술하지만 그런대로 써놓은 독후감을 떠 올린다 머릿속으로 마지막 단락에 몇 단어를 추가해야겠다고 잊지 말고 날 밝으면 노트북을 열자고
그리곤 <희랍어 시간> 접어 놓은 135페이지부터 170페이지까지
읽다가... 거기 나오는 소설 속 상황처럼
점점 사그라지는 남자의 시력처럼 몇십 년째 고도 근시로 이젠 노안으로 침침하고 눈물이 질금질금 흐르고 흘러 저쪽으로 책을 밀쳐내곤 핸드폰의 오디오 북으로 옮겨간다
시인 정호승 님이 지어낸 시를 허스키한 굴곡진 유투버의 목소리로 몇 편을 들었다 사람아, 사람아 외로워 말라고 종소리도 산그림자도 강물도 다들 외로워 널리 퍼져나가고 인가로 내려온다고 그리고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를 듣다가 . . 그렇게 새벽의 가운데로 왔다 3시 사십오 분을 막 지나고 있다 이젠 여기 일기도 썼으니 커피 한 잔 마시고 다시 읽기로 가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