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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레쏭 Oct 20. 2024

파타고니아 인사이드

의미 있는 일을 의미 있게

나의 일

일 이란 무엇일까? 일에 대한 정의를 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일이라는 주제로 쓰인 책도 수만 권은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동안 일을 한다. 물론 사람마다 저마다의 이유로 잠시 쉴 수는 있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일을 한다. 우리는 왜 일을 할까? 당신은 왜 일을 하는지 물어보면 이유는 다를 수 있다. 어떤 이는 생계를 위해서 일을 할 수도 있다. 어떤 이는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서 어떤 이는 남들이 하니까 그냥 한다고 큰 의미는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럼 당신은 왜 일을 하는가?


지금 내가 어떤 일을 하느냐는 곧 나 자신을 대변할 수도 있다. 내가 하는 일은 대부분 나의 선택에 의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지금은 생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내가 선택하지 않은 일을 하고 있다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일도 당신의 선택이다. 


그럼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지금까지 무슨 일을 하고 살았나? 24살, 나는 직장인이라는 직업을 선택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다. 대학을 졸업하면 무조건 회사를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회사를 선택할 때는 이왕이면 남들이 알아주는 유명한 곳에 들어가고 싶었다. 막연히 글로벌이라는 키워드가 좋아서 해외기업이나 수출을 많이 하는 회사에 가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첫 직장을 선택했고 운 좋게 합격을 했다. 당시의 나는 5년을 다니고 나서 유학을 가는 게 계획이었는데 계획처럼 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18년을 다녔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내 일에 어떤 의미를 크게 담지는 않았다. 그냥 그 일을 하는 이유는 회사가 원하기 때문이고 그 일을 잘 해내는 것이 나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게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리던 시절이 치열하게 지나가고 나도 '생각'이란걸 하기 시작했다. '나는 지금 이 일을 왜 하는가?' 그 생각이 한번 들고 난 이후에는 쉽게 멈춰지지 않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앞으로 인생 2막의 직업을 선택할 때는 나에게 의미가 있는 일을 하리라는 막연한 다짐을 하게 되었다. 


의미 있는 일

누구나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정확히 어떤 것들이 일을 의미 있게 만들까? 그리고 의미 있는 일과 책임경영 기업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이 책의 Chapter 2. 의미 있는 일의 서두에서 던지는 질문이다.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기업도 의미 있는 일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이 된다. 즉 책임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은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면서 할 때 실현된다고 한다. 이 챕터에서는 파타고니아가 어떻게 직원들의 일을 의미 있게 만들었는지 그리고 그런 그들의 노하우가 회사가 커지면서 얼마나 더 스마트해지고 민첩해지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비주류의 주류

여느 스타트업의 시작과 마찬가지로 초창기의 쉬나드 이큅먼트와 파타고니아는 창업자와 비슷한 비주류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등산, 서핑,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물리학, 생물학 등의 학위가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주류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 말이다. 그래서 그들은 성취욕이 강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파타고니아의 많은 직원들은 그들이 무슨 일을 해낼 수 있을지 몰랐다고 한다. 성취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던 직원들이 일을 하다가 소명을 발견했고 동료들의 도움으로 자신들이 할 수 있다고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을 하게 된다. 그렇게 보기에 따분해 보이는 의류 회사가 기존 체제에 저항하는 동료들의 지성, 상상력, 사회적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직장이 된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은 일찍이 자신의 소명을 발견하고 거기에 응답한 많은 사람들이 고용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색채에 끌렸던 사람, 열 살 때부터 직접 디자인 옷을 재봉하기 시작한 사람, 섬유화학을 대학원 학위를 취득한 사람들이 함께 한다. 


1%의 차이

파타고니아가 처음부터 책임경영 기업이 되겠다고 한 것은 아니다. 기업이 성장하면서 자신들의 사업이 지구에 해를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 후부터 도적적, 윤리적인 방향으로 일을 하게 되었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나는 이런 솔직함이 가장 마음에 든다. 자신들의 기업의 과오를 좋은 걸로 포장해서 덮으려고 하지 않고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 용기에 큰 박수를 보낸다.


파타고니아도 기업이기 때문에 이윤에 있어서는 다른 기업들과 다르지 않다. 생쥐와 인간의 유전자가 99퍼센트 일치하듯이 파타고니아도 아마존, 엑슨모빌, 트위터 등과의 유전자가 99퍼센트 일치한다. 그러나 반세기 동안 1퍼센트의 차이에 큰 의미가 있었고 앞으로의 50년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1퍼센트 차이는 어떤 것들을 말할까? 1퍼센트는 방향성을 말한다. 그래서 이윤을 지키기 위한 방향성이 옳다고 믿는 것들로 향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작지만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1등 상품을 버리다.

1972년 쉬나드 이큅먼트는 미국 최대의 등반 장비 공급업체였다. 그런데 그들이 판매하는 강철 피톤은 환경 파괴의 원흉이 되었다. 그래서 이본과 동업자는 피톤 사업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당시의 주요 사업인 피톤 사업을 축소하는 건 매우 큰 모험이었지만 도덕적인 면, 실용적인 면에서 반드시 변화가 필요했다고 믿었다. 그리고 대안으로 알루미늄 초크를 출시했다. 그리고 왜 이 새로운 제품이 필요한지 알리는 14페이지 분량의 에세이를 냈다. 고객들은 이들이 던진 문제의식에 크게 공감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결국 옳은 일이 그들에게 동기를 부여했고 결국 좋은 사업으로 이어지게 했다. 


성장의 의미

파타고니아는 사업의 건전성이 성장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라고 믿는다. 기업으로서 높은 성장률이 필수가 아닌 위험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회사나 기업의 활동이 영향을 미치는 세상에서 전반적인 성장이 항상 절대선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협업

파타고니아는 매출의 1퍼센트를 풀뿌리 환경단체에 기부하기 시작했고 이를 지구세(Earth tax)라고 생각했다. 이를 시작으로 지속 가능한 의류 연합, 비콥 까지 '기업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하자'라는데 동의하는 파트너를 구하고 연대하는 일을 지속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환경 활동가들을 지원하는 활동가 기업이 되었다. 파타고니아가 하는 활동은 혼자서만 하는 외로운 싸움이 아니다. 지구를 사랑하고 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들을 모으고 영향력을 키우고 그 의미 있는 일들을 함께 한다. 


다시, 일의 의미

파타고니아에서 일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들은 학력, 업무 능력과 관계없이, 말로 하는 일, 숫자를 다루는 일, 손으로 하는 일 중 무엇을 하든 관계없이 '파타고니아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한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회사가 자연과 사람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를 가장 몰입하게 하는 것은 우리에게 활기를 준다. 만족감을 느끼는 생기 있는 직원은 좋은 사업을 가능하게 하고, 사업을 번창하게 한다."라고 말이다.


그렇다. 일의 의미를 찾는 것은 개인에게도 중요하지만 결국 기업에게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일을 의미 있게 하는 일이 기업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 일을 하는 구성원들이 즐겁고 그 일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것이 결국 기업이 성장하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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