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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 Jun 08. 2023

6월의 일상




1.


오랜만에 6월의 일기.

블로그 기반의 글을 또 다시 옮겨온다.



아쉽게도 고길동 성우님이 쓰신 건 아니고, 영화 제작 배급사 대표가 창작해서 쓴 글이라고. 그래도 문장과 여운이 꽤 길게 남아 가져온다. 인생이란 그런 것.




2.


상상하다.


생각 상(想) + 모양 상(像)이 더해져 만들어진 단어다. 즉 모양을 떠올린다는 이야기인데, 모양 상이 독특하다. 모양 상(像)의 오른편 단어는 코끼리 상(象)을 쓴다. 즉, 코끼리의 모양을 생각한다는 문장이 된다.

과거 중국인들이 인도에 가서, 코끼리를 보고 매우 놀라 중국으로 돌아가 코끼리에 대해 한참 설명을 했고 듣는 사람들은 그 설명을 토대로 머릿속에 각자의 코끼리를 그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가 상상의 어원이라는 추측.

보지 못한 걸 떠올리는 것 그 이상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을 하는 행위 모두를

상상한다고 정의내릴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말도 안된다는 식으로

치부하지 않기. 상상은 제약과 한정이 없으니까.




3.


알랭드 보통의 철학의 위안에서 몇 문장을

가져왔다. 꽤나 재밌고 즐거운 이야기들.



그러나 우리가 지금 눈 앞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해서 의문을 품지 않는 것은 다른 사람의 적의를 두려워해서만은 아니다. 그것에 못지않게, 사회적 관습이라는 것은 당연히 그만한 근거를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다고 치부해버리는 각자의 내적 인식에 의해서도 의문을 품으려는 의지는 곧잘 꺾여버린다.

(가장 경계하는 자세, 당연한 건 없어~)

”​


부유한 사람은 존경을 받을 수는 있지만, 그 존경은 어디까지나 그들이 부를 축적한 방식에 달려있다. 빈곤이 그 자체로 한 개인의 도덕적 가치의 한 자락을 들추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부유한 사람이 자신의 재산을 보면서 자신의 미덕을 증명해줄 것이라고 단정할 아무런 이유가 없듯이, 가난한 사람도 자신의 궁핍을 악행의 신호로 생각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요샌 그냥 돈 많다하면 고귀하다고 느껴버리는 것 같네, 코인이나 일확천금으로 돈 버는 사람은 결코 부럽지 않다)

“​


소크라테스는 체계적인 사고를 하지 않은 채 인생을 사는 것을, 도자기를 굽거나 구두를 만들면서도 기술적 과정을 모르고 있거나 따르려고 하지 않는 것에 비유했다. 직관에만 의존해서는 훌륭한 도자기나 구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S가 N보다 낫다?)

”​


너무도 명백한 것이라거나 “당연한” 것으로 선언된 것들 중에서 실제로 그런 것은 거의 없다. 이런 사실을 인정하면, 우리는 이 세상도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유연하다는 진리를 배우게 될 것이다. 모든 것들이 현재의 모습 그대로여야 할 이유는 결코 없다.

(어쩌면 내게, 또 내 글쓰기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문장이 아닐까)​


“​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을 진실과 동의어로 보는 것은, 인기가 없는 것을 오류와 동의어로 믿는 것 만큼이나 고지식한 짓일 것이다. 하나의 관념이나 행동이 유효하느냐 않느냐는 그것이 폭넓게 믿어지느냐 아니면 매도당하느냐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논리의 법칙을 지키느냐의 여부로 결정되는 것이다.

(인정을 받지 못할 때, 원인을 나에게서만 찾지 말 것)​



철학 잘 모르지만, 내 기준의 철학은 별의 별 이야기와 난잡한 세상 속에서, 무질서한 우주 속에서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견고한 뿌리라고 본다.


​‘너 안틀렸어, 그만 흔들려.’


​라고 말해주는 학문이랄까. 철학은 날이 갈수록 가치판단이 어려운 세상이지만, 그 안에 꽤나 옳은 판단을 이어갈 수 있는 지침서라고 본다. 답이 안보일때마다 찾아 읽어야지.



4.


여름부터 여름까지.

너는 이제야 모든 계절을 거쳤다고 말했으나

내겐 이제 막 한 계절씩 돌았을 뿐.​

너와 나는 더 많은 계절 속에

꽃과 눈과 비와 바람을 마주할 것이다.

눈 감는 날까지.

벚꽃이 정수리로 떨어졌던 봄이 언제였는지

칼바람 속 꼭 안고 있던 겨울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해질때까지,

무수히 많은 계절을 나게 될 것이다.

널 만난 후로, 생애 남은 모든 계절은

오롯이 너와 함께라고 생각했다.

이제야 모든 계절을 한 번 거쳤을 뿐.


/ 작은계절 - Minmean


오래전 적어둔 자작시에 지인이 좋은 제목을 지어

화룡점정을 찍었다. 내 첫 번째 자작시.


나중에 꼭 책을 낼텐데, 가장 앞 페이지에

이 시를 쓸거고, 결혼을 하게 되면

또 이 시를 써서 적어넣고 싶다.




5.


바쁜 일상과 또 그 사이 스쳐지나간 인연들.

이 모든 것들이 다 나를 구성하겠지.


모쪼록 이틀 뒤면 또 주말이니까 힘을 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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