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브런치, 또 오랜만에 찾아와.
그 동안 내 머릿 속 생각을 잡아둬 써둔 글들을 또 가져왔어. 나의 7월은 또 그렇게 흘렀어.
1.
블로그를 보고 있자면, 아니 이웃들을 보자면 꾸준하게 글을 쓰는 이들은 얼마 없다. 대부분 몇 년 정도면 댓글을 달거나, 공감을 표하는 이웃은 거의 바뀐다. (정말 희소한 몇몇을 빼곤)
나아가 글을 꾸준히 쓰는 이웃은 더 드물다. 저마다의 이유가 있겠지만 내 생각에 그들이 글을 더 이상 쓰지 않은 이유는 이제는 삶이 꽤나 안정적이고 더 이상 어떤 하소연이나 기쁨을 표현할 곳이 이 공간이 아니여도 되니 더 이상 쓰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까 결론은, 내 인생은 생각보다 안정적이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몇 년을 꾸준하게 글을 쓰고 누군가의 위로를 기대하고, 그냥 내가 이렇게 산다는 걸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고 그랬던 반증이 아닐까 싶다.
물론 매일마다 내가 몇 년 전 오늘, 쓴 글들이 올라오는데 행복한 기록이 다수지만 그 사이사이 끼어있는 그 특유의 감정들을 느낀다. 아무리 행복한 사람도 일주일 내내 좋은 일만 있을 순 없으니,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쓰는 포스팅엔 꼭 한 가지 이상의 힘든 일들이 있기 마련이고, 자연스럽게 녹아져 있다. 그 길고 긴 글 중에 딱 다른 분위기의 몇 문장과 사진들을 쓴 사람은 알 수 있다.
그냥 그렇게 나는 살아가고 있다.
나조차 모르게 나를 힘겹게 하는 일들이 있고,
내가 인지하지만 애써 외면하는 힘겨운 일들도 있고,
그렇게 글도 쓰고 한 주를 정리하며 살아갔던 것.
어찌보면 처량해보일수도 있고,
어찌보면 혼자 파훼법을 깨닫고 나아가는 과정일수도 있다. 중요한 건, 앞으로도 꽤 나의 감정이나 느낌은 계속해서 쓰여질 것이라는 것.
글로 인한 성토가 실제 현실세계에서 나를 강하고 단단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드는 오늘 밤.
힘겨운 나날들이 올 때, 지금까지 글로 잘 이겨냈듯 다가오는 더 큰 힘겨움도 스스로 잘 이겨내주기를.
2.
오동은 천 년 늙어도 가락을 지니고
매화는 일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3.
My light - dori
Love Riot - 더 베인
제습기
보드게임
프로틴
윔블던 대회
반팔니트
테슬라
아이패드 미니
나의 2023년 7월을 드러내는 단어 몇 가지들.
4.
우주에는 계절이 없어 보인다.
계절에 따라 시간 흐름을 파악하는 지구와 달리 시공간의 개념도 명확하지 않다. 사실 이를 인지할 생명체가 있는지 조차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행성들은 저마다의 루틴이 있다.
그 주기가 몇 백년이 걸릴수도, 몇 천년이 걸릴수도 있지만 가만히 있는 행성은 없다. 어떤 중심을 기준으로 공전도 하고 저마다의 속도로 자전도 한다. 그렇게 큰 사이클의 루틴대로 자기만의 순환을 한다. 지구가 공전과 자전을 하며 계절을 가지듯 모든 행성들을 공전과 자전을 하며 루틴을 가진다.
결국 모든 우주 존재들에게도 계절이 있는 것이다.
한 인간의 생애를 기준으로 어떤 행성은 일말의 변화도 없어보이겠지만 (1,000년에 한 번 계절이 바뀌기도 하니까) 우주에도 겨울이 있다는 사실은 꽤나 많은 안정감을 가져다준다.
저기 먼 별도 겨울을 겪고 봄을 기다린다.
우리보다도 더 고독하고 긴 겨울을 겪으며.
가만히 있는 삶은 없다.
힘겹고 어지러운 지금은 필연적인 결과고 또 기다리면 봄이 온다는 이야기. 그렇게 조금 버티고 이겨내는 것이 인생 순리라고 본다.
어지럽고 힘든 순간이 나에게만 있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 가끔 하늘 쳐다보고 다시 한 번 마음 굳게 잡는
시간도 꼭 필요하다. 너무 힘겨워 하지 않기를.
5.
나 테슬라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