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Active core curriculum을 매듭지으며
2023년 나의 코치로서의 여정에서 손꼽을 포인트 중의 하나, 2022년 6월에 시작한 코액티브 코칭의 코어커리큘럼 5단계를 1년 반이 걸려 2023년 12월 9일 수료했다. 5단계는 모든 것을 통합하는 시너지 단계로, 그 어느 과정보다 몸을 많이 움직여야 했고 나에 대한 깊은 생각들을 필요로 했다. 그 주에 다시 심해진 후두염과 몸살기운에도 이번에는 꼭이라는 간절함과 함께 하는 분들이 보내주신 지지가 나를 지켜주었다.
시너지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10분간 발표하는 시간이 주어진다. 어쩌다 보니 7기와 8기, 그리고 하루 뵌 9기 코치님들에 이어 처음 함께 하는 10기 코치님들 앞에서 나의 이야기를 풀어내야 했다. 그때가 아닌 지금 여기에서 이 분들과 함께 시너지를 경험하도록 흘러온 의미를 찾고자 했는데, 그 의미가 이 날 코치님들의 감동적인 스토리 안에 모두 담겨있었다.
발표는 무엇이 나를 코칭으로 이끌었는가에 대해 3분, 지금까지 코칭과 함께 한 여정에 대해 3분, 희망하는 미래에 대해 3분, 그리고 그저 고요함 속에 공간과 사람들의 지지를 느끼는 1분, 이렇게 10분이다.
그날 나의 발표를 남겨본다.
이 이야기는 창조의 길에 들어선 한 사람에 대한 것입니다. 물론 그 사람은 저, 오소영입니다. 저는 16년 차 직장인이고 부캐로 코치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러하듯이 저 또한 나라는 사람은 누구인가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그 고민이 직장 생활 7년 차쯤에 가장 커졌고, 강점 검사와 MBTI도 다시 해보고 당시에 있던 알랭드보통의 인생학교 수업도 들어보면서 마케팅에서 HR로 업을 바꾸는 결정을 했습니다. 여기 계신 인생 선배님들은 더 많이 가지고 계시겠지만, 삶에 많은 변곡점 중 지금까지의 저에게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변곡점 중의 하나입니다.
<신과 나눈 이야기>에서는 이야기합니다. ‘가장 심원한 비밀은 삶이 발견의 과정이 아니라 창조의 과정이라는 데 있다. 너희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을 새롭게 창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누구인지 찾아내려 애쓰지 말고, 자신이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지 판단하라.’
이미 삶을 창조하고 있었겠지만, 이 선택을 하고 업을 바꾸기 위해 문을 두드렸던 그때부터가 스스로 인식하고 삶을 창조하는 길로 들어선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2020년, 그 길에서 코칭을 만나고 3년 반 정도 코칭과의 진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재작년인가, 코칭 스터디에서 함께 회고하다가 ‘삶스럽다’는 단어를 떠올렸습니다. 코칭을 알게 되고 가장 좋았던 것은 코칭을 하고 받는 과정 속에서 삶의 이슈를 나누며 삶의 지혜를 얻고, 함께 성장하며 나 또한 단단해질 수 있는 만남과 연결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코칭을 수련하는 것은 삶을 배우고 살아가는 것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지난 2년이 많이 힘들었어요. 아빠의 투병에 이어 이별도 있었고, 제가 소속된 회사도 끊임없이 격변의 시기에 있습니다.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코칭과 코칭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이 시기를 잘 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코칭을 만나 좋은 점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코치가 부캐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직장인의 본업에 충실하고 그 외의 시간에 코칭 수련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쉴 틈 없이 바쁘고 여유가 없다는 생각이 대부분의 시간 저를 지배하고 있고 실제로도 깨어있는 시간 동안 피곤함을 느끼고 지금처럼 건강에 적신호가 오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건강을 최우선으로 다루려 합니다. 건강해야 코치로서의 미래도 그릴 수 있을 테니까요.
윤여정 배우님이 나온 까시미아 광고를 기억하는 분이 계실까요? 그 광고 속의 장면이 제가 코치로서의 미래를 그릴 때마다 떠올리는 장면입니다. 푸르름과 큰 창이 있는 다이닝룸에 큰 테이블과 의자 여럿이 있습니다. 광고 속에는 윤여정 배우님이 혼자 책을 읽고 있지만, 제가 꿈꾸는 모습은 이러한 공간에서 사람들과 연결되어 대화를 나누는 저입니다. 코칭을 통해 내 삶을 잘 꾸려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삶의 모든 순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그리고 나 또한 그렇게 살아가며 나이 들어가는 할머니 코치. 그렇게 사람들과 연결되어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고 긍정적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시간이 조금 남은 것 같은데요, 이럴 경우를 대비해 올 초에 만들었던 트루셀프와 안티셀프 오브제를 가지고 와봤습니다.
저의 안티셀프, 사보투어는 머리가 크죠? 항상 생각이 많습니다. 제 내면의 리더 ‘Fun’처럼 트루셀프는 팔다리를 흐느적거리며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어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듯 삶을 즐깁니다. 오늘의 이야기와 연결 지어 생각해 보면, 생각이 많은 아이는 내가 누구인지 발견하고자 했던 저이고, 삶을 즐기고 있는 아이는 스스로의 삶을 창조하고자 하는 저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여기까지 발표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삶을 창조하는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수업의 마무리에 1단계부터 5단계를 경험하며 지금까지 정리된 삶의 목적을 선언했다.
2023년 12월 9일, 내 삶의 목적 선언이다.
나 오소영은
지금 여기, 온전한 나로서 함께 삶을 창조해가는 숲이다.
삶을 Light하고 Delight하게 살아가겠다.
* 타이틀 사진 : 까사미아 광고 CF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