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본섬만 한 바퀴
2025년 5월
존과 지니가 2년에 한 번 정도 가는 곳이 있다. 서울에서 가깝지만 대중교통으로는 가기 힘든 곳, 강화도다. 강화도는 그늘이 없어 더울 때 가긴 힘든 곳이라 더워지기 전에 다녀오기로 한다.
오늘은 석모도나 교동도는 생략하고 강화도만 다녀오기로 한다.
총 85km 코스로 검문소가 있는 평화 전망대 쪽 최북단까지 가진 않는다. 해안가와 평야 지대를 돌기 때문에 큰 오르막길은 없다.
어디서 출발하든 결국 강화도 한 바퀴니 강화대교 들어가자마자 있는 인삼센터 주차장에서 출발하기로 한다. 인삼센터 바로 앞부터 강화도 일주 자전거도로가 있다. 간단히 정비하고 출발한다.
강화도 해안 자전거도로가 철책 따라서 이어진다. 이 구간은 차가 거의 안 다니는 데다가 자전거길에는 보행자가 종종 있어 그냥 차도로 달린다.
강화도를 해변으로 돌면 약한 언덕길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험한 오르막길이 있는 코스는 아니다. 산줄기가 있는 강화도 안쪽이나 석모도 쪽이 아니면 큰 고개는 없다.
계속 해안을 따라 달리다 보면 연미정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경치가 좋은 곳은 거의 정자가 세워져 있다. 여기에서 보면 한강과 강화해협으로 물줄기가 나뉘는 것이 제비 꼬리 같다고 하여 연미정이라는 정자가 세워져 있다고 한다.
연미정을 지나면 군 검문소가 있다. 원래 군 검문소가 강화 통일전망대 전에 있는데 여기 새로 생긴 것 같다. 군 검문소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자전거는 통과시켜주지 않지만 지역 전체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고 바로 그 포인트만 지키는 것이라 마을길로 돌아가는 것까지 쫓아다니면서 막지는 않는다. 괜히 주말에 검문 서며 고생하는 군인들에게 통과시켜 달라고 괴롭히지 말고 빙 돌아서 가던 길을 가면 된다.
마찬가지로 철산리에서 언덕을 하나 넘으면 평화전망대 쪽으로 검문소가 또 있는 것으로 기억한다. 여기는 우회할 길이 없으니 고생하지 말고 일찌감치 철산삼거리에서 좌회전해서 빠진다.
한적한 길을 따라 철산리에서 덕산리를 지나면...
이강 교차로에 도착한다. 여기서 그대로 외포리 쪽으로 직진하면 된다. 지니님과 처음 왔을 때는 이 48번 도로 인화로가 공사 중이라 꽤 고생한 적이 있다.
이강리 쪽으로 달리다가 창후리 입구 삼거리에서 좌회전해야 한다. 창후리 쪽은 비포장길이 검문소로 통제되었다가 몇 년 전에 새로 포장길이 뚫렸는데 막혔던 때의 습관 때문인지 아직 가보지 않았다.
차들이 많지는 않아서 그대로 도로로 달려도 되는데 망월리쪽이 농로이긴 해도 길이 잘 뚫려 있어 항상 이쪽으로 다닌다.
강화도의 큰 평야지대 중에 하나라서 거의 평지이다. 논에는 5월 중순이 되어서 한참 모내기 중이다. 여기를 달리면서 잘 보아야 할 것은 하얀 백로들 사이에서 부리가 넓적한 천연기념물 저어새가 자주 보이는 곳이다.
모내기철의 농로는 농기계들이 논에서 끌고 나온 진흙들로 엉망이 된다. 여기도 마찬가지라 조심조심 빠져나온다.
망월리의 랜드마크는 학종이 모양의 망월교회다. 적당히 농로를 골라서 달리다가 큰 농로로 망월교회 앞을 지나도록 달리면 된다.
망월교회 앞을 지나는 뻥 뚫린 농로를 달린다. 추수철에 오면 정말 황금벌판이 되는 곳이다.
농로 끝에서 다시 도로와 만난다.
마찬가지로 황청포구 방향이 아닌 석모대교 쪽으로 가야 한다.
석모대교 앞 로터리는 석모도를 드나드는 차량들이 많아 차량 통행이 꽤 있으니 조심해서 통과해야 한다.
석모대교를 지나 조금 더 달려 외포리에서 점심을 먹는다. 원래 강화에 올 때마다 들렀던 식당이 옆 식당 화재로 문을 닫았다. 어쩔 수 없이 근처의 다른 식당으로 들어간다.
비슷한 값이면 바다라도 보면서 먹어야 하고 들어간 바다가 보이는 횟집은 생각보다 저렴하고 맛있었다.
강화도에 오면 밴댕이회덮밥을 주로 먹는데 밴댕이 회를 넉넉하게 먹고 싶으면 밴댕이 회무침에 밥 추가로 주문하면 된다. 여러 가지 밑반찬과 넉넉하게 남은 회무침이 나와서 만족스러운 한 끼를 먹었다.
이제 외포리를 지나 강화도의 남쪽으로 간다.
외포리 입구에는 퇴역함정 마산함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여 공원으로 꾸민 강화 함상공원이 있다.
강화도는 넓은 뻘밭이 대단한 곳이다. 푸른 바다도 바다지만 이런 뻘밭도 바다라 바다에 온 느낌이 난다.
계속 도로를 따라가도 되지만 자전거길은 도로에서 갈라져 선수포구로 들어간다.
선수포구 입구에서 다시 도로로 나가야 하지만 조금이라도 도로에서 벗어나고 싶으니 거의 이쪽으로 다닌다.
이 선수포구 입구의 언덕 위에는 빈폴 자전거 모양의 집이 있다. 특이한 집이지만 특별히 의미 있는 곳은 아니라 그대로 지나간다.
장곶돈대 입구를 지나고 약간의 낙타등 코스를 달리다 보면 저어새 펜션도 보이고 탐조 카페도 보인다. 이 근처도 저어새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여차리 쪽에서 도로를 벗어나 농로로 갈 수 있는데 여기가 저어새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소음에 민감한 녀석들이라 내가 지니님한테 소리치면 도망가버린다.
다시 도로와 만나 달려야 한다.
동막해변을 지난다. 동막해변은 야영객들로 항상 시끌벅적하고 혼란스러운 곳이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여기 편의점이 있지만 오늘은 쉬지 않고 지나간다.
동막해변에서 좀 더 달리면 함허동천이 있다. 동막해변과 함허동천이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 은근히 차량통행이 많다. 조금이라도 차들을 피하기 위해서 함허동천 입구 주차장 뒤의 농로를 이용한다.
이 농로는 사기정미소까지 그리 긴 거리는 아니지만 차들을 피할 수 있게 해 주고
사기정미소에서 길안교 삼거리까지 도로를 조금만 달려 우회전하면 차량 통행이 확 줄어든다.
삐뚤빼뚤하고 뒤집힌 재미난 모양의 펜션들이 있다. 여기만 이런 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종종 보이는 것을 보면 이렇게 집을 짓는 업체가 있는 것 같다.
오늘은 썰물인지 갯벌이 참 넓다. 이렇게 되면 바다보다 진흙탕만 보다 가게 된다.
동검도 입구를 지나면 편의점이 있어 잠시 쉬어간다. 강화도 서쪽과 남쪽은 편의점이나 카페가 많아서 쉬엄쉬엄 자전거 타기 좋다.
이제 초지대교 쪽으로 가면 차들이 많을 것이다.
초지대교 입구의 인삼센터에서 화장실을 이용하고 다시 달린다. 초지진 방향으로도 자전거길이 있긴 한데 항상 흙이 가득해서 조심해야 한다.
초지대교에서 광성보 입구까지가 자전거길이 가장 안 좋은 곳이다. 차량 통행도 많은 곳이라 엉망인 자전거도로라도 차들을 피할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광성보 입구에서부터는 자전거 길이 좀 나아진다.
우리처럼 강화대교 건너편 강화 인삼센터에 주차했다면 인삼센터에 들어가는 경로를 눈여겨봐놔야 한다. 갑곶돈대입구 로터리에서 갑곶교차로로 바로 가면 안 되고 사진처럼 갑곶교 아래를 지나 빙 둘러서 돌아가야 인삼센터로 갈 수 있다.
출발점인 강화고려인삼센터 주차장에 도착했다. 마침 들어온 관광버스 때문에 조금 소란스럽지만 이 사람들이 인삼센터를 유지시켜 주는 손님들이다.
강화도는 자전거 타러 올 때마다 항상 만족스러우니 1-2년에 한 번은 꼭 다녀오는 것 같다. 이번에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