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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과지니의 평택 자전거 나들이

자전거로 평택 한 바퀴

by 존과 지니

2025년 5월 18일


어제 강화도에서 80 km 정도 자전거를 타고 왔으니 오늘은 평지 위주의 무난한 코스로 가볍게 타기로 한다.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에는 평야 지대가 그리 많지 않은데 그중에 아예 지명 자체도 평평한 땅과 연못 밖에 없다인 평택으로 간다.


처음에는 원곡면사무소에 주차하고 경부고속도로 안성휴게소 옆으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출발지를 바꾸고 코스를 조금 줄인 것이 악수가 되어버렸다. 장안동으로 단축해서 가는 구간이 전부 공사 중이라 지나가는데 고생한다.


전체 구간 중에 가장 높은 곳이 해발 90 m 밖에 안되고 그마저도 잠깐이니 거의 평지 코스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오르막길 구간이 하필 공사 중인 구간이다.


출발은 평택시의 북쪽인 서탄면의 웃다리 문화촌에서 한다. 웃다리 문학촌에 가기 전에 근처의 중국집에서 이른 점심을 먹는다.


웃다리 문화촌은 폐교가 된 서탄초등학교 금각분교를 활용해서 만든 체험 예술 문화 공간이라고 한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는데 일단 자전거를 먼저 타고 시간이 남으면 둘러보기로 한다.


초등학교를 고쳐만든 곳인 만큼 여기저기 학교의 느낌이 많이 살아있다. 정문으로 나가서 출발한다.


웃다리문화촌을 나오자마자 우회전해서 마을을 벗어나면 바로 평야지대의 농로가 나온다.


앞에 보이는 큰 농장을 지나면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된다. 농로가 큼직하고 쭉 뻗어있어 길 찾기가 어렵지 않다.


농로 끝에서 302번 도로로 올라간다. 큰 도로라 차들도 지나다니니 관리가 안되어 있는 인도를 통해서 이동한다. 진위천을 건너 반대편으로 가서 진위천을 따라 내려갈 계획이다.


조금만 달리면 진위천을 건너는 동연교라는 다리가 나온다. 동연교는 차들이 다니고 사람이나 자전거는 바로 옆의 보행교로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어 일부러 인도를 이용한 것이다. 평택에서 자전거를 탈 때는 진위천과 안성천을 건너는 다리가 많지 않아 이를 잘 이용해야 한다.


보행교는 동연교차로에서 끝난다. 여기서 좌회전해서 고속철도선과 진위천을 따라 나란히 달린다. 가끔 나는 큰 소리는 KTX가 지나가는 소리다. 차들이 조금 달리긴 하지만 쭉쭉 뻗은 도로는 자전거로 달리기 좋다.


길 옆에 자전거길이 언뜻언뜻 보이는데 일단 도로로 달리다가 팽성대교 바로 근처에서 자전거길로 빠진다. 굳이 빠지지 않고 차도를 이용해서 팽성대교로 올라가도 된다.


조금 달리면 팽성대교의 인도 쪽으로 갈 수 있다.


평택에서 평택호 관광지 방향으로 갈 때 보통은 이 팽성대교를 이용한다. 이 다리와 안성천 자전거길을 이용해서 평택으로 간다.


안성천 자전거길은 이용하는 사람이 꽤 있는 곳이라 자전거길도 유지보수가 잘 되어 있다.


군문교라는 다리를 건너면 평택역 근처로 가게 된다. 평택역을 기준으로 안성천을 따라 동쪽으로 가면 안성으로 갈 수 있는데 오늘은 서쪽으로 평택강동자전거길로 평택 시내를 가로지를 것이다.


국철 1호선 전철이 마침 지나간다.



여기 자전거길의 끝부터 공사구간이다. 평택 근처를 온 것은 오랜만이었는데 이렇게 몽땅 공사장이 되어 있을 줄은 몰랐다. 비포장길을 조금 달리다가 개천을 건너고...


천변길이 애매해서 만세로를 이용해서 원곡까지 간다. 차량 통행이 많은 도로라 인도 겸 자전거길을 이용하고 남북대로와 교차하는 부분의 나들목만 조심하면 된다. 공사가 끝나는 몇 년 후에는 천변길로 안전하게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원곡에서 평택 브레인시티 쪽으로도 차들이 많이 다닌다. 달리다가 브레인시티 쪽에 도로는 완성되었으나 아직 미개통되어 차들이 못 들어오는 구간이 있어 이 도로로 가로지른다.


317번 도로인 백현대로도 공사로 엉망이다. 도로도 인도도 모두 엉망이라 자전거를 끌다시피 해서 겨우 통과한다. 언덕 꼭대기의 굴다리를 지나 조금 더 가니 공사구간이 끝나고 멀쩡한 길이 나온다.


진위천을 만날 때까지 쭉 직진해서 봉남교를 건너 편의점에서 쉰다. 공사구간을 지나느라 너무 지쳤다.

편의점에서 쉬는데 앞에 밋밋하고 특색 없는 건물이 보여 뭔가 하고 검색해 보니 이 동네에서 유명한 돈가스집이라고 한다. 돌아가는 길에 저녁을 저기서 먹고 가야겠다.


이제 출발지로 복귀해야 한다. 진위교차로에서 진위천 유원지 방향으로 들어가서 천변도로를 달린다.


현드폰 지도에는 영풍제지 앞에서 자전거길이 끊기는 것 같지만 천변 자전거길은 진위교 다리 아래에서 전철 철교로 이어진다.


오산에서 내려오는 오산천과 만나는 부분에서 자전거길이 끊어진다. 차도를 이용해서 개천을 건넌다.


이제 찻길 옆의 포장된 길을 달리면 된다. 좁은 길이고 옆에 차도도 있는데 완전한 자전거길은 아니라 차들이 은근히 자주 지나다닌다. 반대편에는 송탄 미군기지가 보인다.


안성천이 수원에서 내려오는 황구지천과 만나는 지점에서 다리를 건널 수 있다. 예전에 황구지천을 따라서 돌아다닐 때 종종 이용하던 다리다.


미군기지 옆길을 돌아가다가 사거리에서 오산체련장 쪽으로 가면 오늘 출발점인 금각리다.


마을길을 따라서 쭉 직진해서 웃다리문화촌에 도착한다. 복잡하게 보여도 꽤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길이다.


아직 폐관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웃다리문화관을 둘러본다. 정문 앞에는 카메라 탈을 쓴 아이가 있더니 화장실 앞에는 수박 먹는 아이가 있다. 만화적이지도 사실적이지 않고 뭔가 오래된 교과서의 그림 같이 꼬질꼬질해 보인다.


예전에 초등학교였을 때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교실도 볼 수 있고 이 동네와


지금은 곤충이 테마인가 보다.


시식용 밀웜과 귀뚜라미가 있다. 곤충은 맛은 좋지만 생긴 것에 거부감이 드는 것인데 곤충 식량은 그 벌레의 원형 그대로 먹이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


사슴벌레나 장수풍뎅이도 볼 수 있다. 굼벵이나 밀웜들도 있지만 사진은 생략한다.


아까 편의점에서 쉴 때 봐두었던 식당에서 저녁을 먹기로 한다. 조금 늦게 왔더니 벌써 대기줄이 장난이 아니다. 40분 정도 기다려서 입장한다.


돈가스집인데 맛있다. 일반적인 돈가스집들과 다르게 기다려서 입장할 만큼 맛있는 집이긴 하다. 지니님은 치즈가스가 그렇게 맘에 든다고 한다. 자전거 타고나서 맛있는 걸 먹었더니 든든하다. 근처 지날 때면 또 올 듯하다.


55km의 짧은 코스였지만 예상치 못했던 공사구간 때문에 피로도가 생각보다 높았다. 공사가 끝나도 차량통행이 많을 것 같으니 다음번에는 안성휴게소 쪽으로 돌아서 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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